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라면 상추나 치커리, 겨쟈채 같은 쌈채소는 대개 직파한 뒤 솎아 내면서 키우는 게 일반적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올해는 쌈채소를 포트묘로 키우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올해부터 가지나 토마토, 파프리카 등 가지과 작물을 육묘하는 김에 쌈채소도 꼽사리 끼어든 격이라고 할까.
▲ 파종 9주차 토마토
그런데 쌈채소 육묘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가지과 작물과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바로 종류의 다양성 때문이다. 상추, 치커리, 겨자채만 해도 모양이나 색깔에 따라 몇 종류씩 나뉘고 여기에 아욱, 근대, 쑥갓, 청경채 등 몇 가지만 추가해도 스무 가지 가까이 된다. 그렇다 보니 이들 각각을 몇 개씩 포트에 넣어야 할지도 고민될 수밖에 없는 것. 이런 과정을 거쳐 쌈채소 육묘한 지 4주째. 옮겨 심어야 할 때다.
▲ 적겨자채
▲ 아욱과 결구상추
▲ 쑥갓, 근대
▲ 청상추, 적상추
▲ 쑥갓, 청경채
▲ 청겨자채
원예용 상토에서 육묘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것 하나. 내가 잘 못 키우는지는 몰라도 물만 줘서는 결코 종묘상에서 파는 것처럼 윤기가 흐르는 모종으로 키울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종묘상에서 파는 모종들은 과연 어떻게 키우길래 별다른 영양분 없는 상토에서 그렇게 윤기가 흐르고 푸른 빛이 나는 것일까? 화학비료의 사용이 의심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백여 개의 여린 모종들을 모두 옮겨 심고 보니 하나 같이 애처로워 보인다. 내일 저녁부터 이틀 동안 비가 온다고 하니 그나마 옮김 몸살은 덜하리라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겠다. 지금부터 가을까지 수시로 식탁에 올라야 하는 소중한 것들이니 별 탈 없이 자라주기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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