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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먹거리

머위, 쌈으로만 먹습니까?

by 내오랜꿈 201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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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 우리나라 어디에나 산과 들에 자생하는 채소다. 쓴맛에 가까운 쌉싸름한 맛의 독특한 풍미를 가지고 있다. 베타카로틴 함량이 아주 높아서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항암성이 뛰어난 약용식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머위는 칼륨 함량도 높다. 칼륨은 체내에 있는 여분의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고혈압 예방에 아주 좋다고 한다. 봄나물 종류 중에 몸에 안 좋은 게 어디 있으라먄 머위는 단순히 좋다는 정도를 넘어서는 약용식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머위는 다른 봄나물보다 조금 천대받는 편이다. 이는 아마도 머위의 독특한 쓴맛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일텐데 머위의 쓴맛은 폴리페놀 성분 때문이다. 그런데 이 폴리페놀 성분 또한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식물보다 뛰어난 항산화 성분이 하나 있기도 힘든데 머위는 두 개나 있는 셈이다. 그러기에 유럽에서 일찍부터 약용식물로 인정받고 있으리라. 


이 뛰어난 약용식물인 머위의 식용방법은 대부분의 경우 쌈용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그것도 봄철이 아니라 어느 정도 자란 여름철에. 더군다나 머위를 데친 다음 오랫동안 물에 담궈 두어 쓴맛을 빼고 난 다음에 먹어라고 가르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뛰어난 약용식물인 머위를 좀 더 쉽게, 많이 먹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 집에서는 머위를 주로 된장 무침으로 먹는다. 이른 봄 갓 올라오는 보랏빛 선연한 머위를 캐 살짝 데쳐서 된장과 고추장을 3:1 비율로 섞어 무친다. 이때 매실효소액을 적당히 넣어 주면 머위의 쓴맛을 중화시킬 수 있다. 물에 우려내 쓴맛을 빼고 먹는 것보다는 이렇게 중화시켜 먹는 것이 훨씬 몸에 좋지 않겠는가. 특히 머위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칼륨은 물에 잘 녹는 무기물이기 때문에 쓴맛을 우려내느라 물에 오래 담궈 두면 머위의 좋은 성분을 다 빼버리고 먹는 거나 마찬가지다. 3월, 4월은 주로 이렇게 먹는다. 


머위가 여름철에 들어서면서 몸집을 키우면 나물로 먹기는 조금 어려워진다. 그래서 다들 쌈으로 많이 먹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집은 쌈으로 먹기보다는 5월 이전에 머위를 갈무리해 1년 내내 먹는 방법을 택한다. 머위를 오래 두고 먹는 방법은 장아찌를 담거나 묵나물로 만들어 먹는 방법이 있다.





장아찌는 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레시피가 조금씩 다를 것인데 우리 집의 경우는 약간 싱겁게 담아 냉장 보관하는 방법을 택한다. 예컨대 마늘의 경우 밥 한 숟갈에 두세 쪽을 먹어도 짜지 않을 정도의 염도. 진간장(2), 설탕(1) ,식초(1), 물(4), 소금(0.5)의 비율인데 원재료 자체의 수분까지 감안하면 대체로 이 비율이 짜지 않고 알맞은 것 같다. 많은 경우 표고도 넣고 다시마도 넣어 달임물을 만든다고 그러는데 옆지기는 일반적이고 간단한 방법으로 달임장을 만든다. 그런 다음 장아찌 재료를 용기에 차곡차곡 넣고 식힌 달임장을 부은 뒤 재료가 떠오르지 않도록 무거운 돌로 눌러 둔다. 이 상태로 냉장 보관하면 원재료의 아삭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달임장 붓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한 번으로 끝이다. 여러 번 반복하면 장아찌물이 탁해지고 원재료의 아삭한 식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묵나물은 머위를 데친 다음 말린 뒤 필요할 때마다 꺼내 나물로 무쳐 먹는다. 우리 집에서 즐겨 만드는 묵나물 종류는 머위, 고사리, 고비, 취, 가지, 호박, 고춧잎 등이다. 이제 서서히 봄나물을 갈무리해 묵나물을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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