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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일상

쑥, 달래, 머위 캐다

by 내오랜꿈 2015.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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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향기가 온 들판에 피어난다. 냉이가 꽃대를 올려 삶을 마감한 자리를 쑥이 대신한다. 달래, 머위도 그 틈새를 파고든다. 조금 있으면 취와 고사리도 올라오리라.




며칠 전 아내가 쑥을 한 소쿠리 캐 왔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양지바른 석류 과수원 둑에서 캤단다. 작년엔 2월부터 캐러 다녔더랬는데 올해는 3월에 들어와서까지 이상하게도 하는 일 없이 쑥 캐는 걸 잊고 있었다. 제초제 안 뿌린 과수원 풀 속에서 자란 쑥이라 그런지 부드럽고 늘씬하다. 가까이 코를 대면 봄내음이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







멸치 다싯물에 된장 풀어 끓인 쑥국이 밥상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치자물 들인 노오란 부침가루에 지져 낸 쑥전이 막걸리를 부른다. 이 쑥 부침개는 넘쳐나는 쑥을 먹기 위해 봄이면 우리 집에서 자주 해 먹는 음식이다. 쑥떡용으로 데쳐서 보관하기에는 아직 너무 여리고 부드럽기에 살짝 지져서 먹으면 쑥 향이 진하게 배어나온다.




모처럼 한가한 토요일, 앞산에 있는 달래 군락지를 찾아 나섰다. 6년째 같은 자리에서 생각날 때마다 캐다 먹고 있다. 달래를 캐고 머위가 있는 밭둑으로 가니 한창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그런데 초봄 날씨가 작년보다 약간 추운 탓에 올라오던 머위 새싹들이 조금씩 냉해를 입은 게 눈에 띈다. 지난 주말에 조금 캐다 먹을 때는 괜찮았으니까 이번 주 초에 영하 4~5도까지 내려갔을 때 그랬나 보다.


취, 고사리, 고비, 두릅, 엄나무. 우리 집 주변에 야생으로 자라는 것 중에서 우리가 채취해 먹는 것들이다. 앞으로 한 달간은 바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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