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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메주 띄우기(2차)

by 내오랜꿈 2015.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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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를 만들어 띄우고 말리기 시작한 지 70일. 두 달 동안 처마 밑에 매달아 둔 메주를 내려 보니 단단하게 잘 마른 것 같다. 이제 조만간 날을 잡아 장을 담궈야 하는데, 그 전에 장을 담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한 2주 정도 메주 띄우는 작업을 해야 한다.




처음 메주를 만들어 말릴 때 삼사 일 정도 띄웠기에 하얀 곰팡이가 군데군데 잘 스며들어 있다. 메주 곰팡이는 옅은 주황색 빛깔이 도는 하얀 색이 가장 좋다고 한다. 노란 색이나 파란 색도 나름 잘 띄워진 곰팡이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검은 색이나 붉은 색 곰팡이는 발효가 아니라 부패한 흔적으로 보아야 한다. 검은 색은 그나마 깨끗하게 씻어서 장을 담아도 되는데 붉은 색 곰팡이가 핀 메주는 아까워도 버려야 한다.





솜이불 위에 대나무 채반을 놓고 유기농 짚을 깔고 메주를 울린다. 그 위에 다시 짚을 깔고 메주를 올리고 다시 짚을 깐다. 그런 다음 이불을 덮어 준 뒤 아랫목에 놓아 두면 끝. 그 다음은 사람이 아니라 시간과 자연이 하는 일이다. 우리 집이야 따로 아랫목이 없으니 거실 한 편 구석진 곳에 놓아 둔다.




다 해 놓고 보니 어릴 적 쇠죽 끓이는 가마솥이 달려 있는 아랫방에 가마니에 넣어 띄우던 모습에 비하면 어딘가 어색하고 쑥스러운 느낌이다. 뭐, 여건이 안 되면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이제 장 담을 날 잡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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