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재촉하는 비가 어제, 오늘 제법 세차게 내리고 있다. 다소간의 부침이야 있겠지만 기상청 예보로 보나 텃밭의 상황을 보나 앞으로 그리 큰 추위는 없을 것 같다. 텃밭의 냉이가 벌써 꽃대를 올리고 있을 정도로 이곳 날씨는 포근하다. 이제 슬슬 농사 지을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역시 모종 키우기. 지지난 주 토요일(7일), 양배추와 브로콜리, 케일을 파종했다. 사실 텃밭농사에서 양배추나 브로콜리 같은 모종을 키우는 일은 여러 가지로 번거롭기만 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몇 포기씩 구입해서 심는 방법을 택한다. 그럼에도 이래저래 배우는 게 있다는 생각에 모종 키우기를 고집하고 있다.
양배추나 브로콜리의 경우 지금까지는 주로 가을 재배를 했던 터라 한여름에 씨앗을 파종했다. 그래서 양배추와 브로콜리의 발아 차이에 대해서 그리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봄 재배를 위해 씨앗을 파종하고 보니 이들 작물이 발아나 초기 생장 모습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게 뭐 대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원예작물학 교과서에는 양배추와 브로콜리, 케일의 육묘나 재배 방법에 대해서는 거의 같은 작물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아래는 파종 4일째부터 오늘까지의 경과다.
▲ 4일째, 양배추(아래) 싹 나다
▲ 5일째, 케일(위) 싹 나다
▲ 7일째, 브로콜리(가운데) 싹이 보이기 시작하다
▲ 9일째, 2개 포트에서 브로콜리 싹이 나지 않다.
파종 4일째, 양배추가 가장 먼저 싹이 나고 케일은 한두 개 싹이 보이긴 하지만 5일째가 되어서야 전부 발아되었다. 문제는 브로콜리. 5일째까지는 흔적도 보이지 않더니 7일째가 되어서야 절반 정도 싹이 나기 시작한다. 9일째인 오늘, 12개의 포트 가운데 10개만 발아를 마쳤다. 아마도 2개의 포트는 발아하지 않을 것 같다.
내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여름 파종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못 느꼈던 것 같다. 아마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하루 이틀 정도의 차이는 무심코 넘어 갔으리라. 그렇지만 이번과 같이 4,5일 차이가 난다면 이건 조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한여름의 기온과 지금 우리 집 실내온도의 차이인지, 빛의 세기에 따른 차이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지를. 당근의 경우 파종 시기의 온도에 따라 발아일수가 제법 차이가 많이 나는 작물인데, 브로콜리의 경우는 어떤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아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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