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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마늘, 양파 심은 지 한 달

by 내오랜꿈 2014.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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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대부분 영상으로 올라가긴 하지만 영하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열흘 정도 계속되고 있다. 바닷가 아니랄까봐 바람도 자주 심술을 부린다.



▲ 파종 한 달째 마늘, 양파 모습


마늘, 양파 심은 지 한 달째다. 모종을 옮겨심은 양파는 자랐다기보다는 뿌리가 활착하느라 애쓴 시간이리라. 콩깍지나 작물 잔사를 잘라서 덮어준 게 보온대책의 전부다. 마늘은 싹이 나 잎이 분화하고 있다. 파종한 직후 날씨가 너무 온화했던 까닭에 예상보다 싹이 열흘 정도 일찍 난 덕분이다.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들마다 한 마디씩 하신다. '마늘을 늦게 심었다'고. 매년 똑같은 소리다. 



▲ 파종한 지 세 달된 마늘


나보다 두 달 먼저 파종한 옆집의 마늘밭이다. 그나마 이 밭은 자가 소비를 주목적으로 하는 농사인지라 마늘 전업농에 비하면 많이 자란 것도 아닌 편이다. 이런 마늘을 보다가 내 밭의 마늘을 보니 동네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것이리라. 10월, 11월에 멀쩡한 밭을 놀리다가 11월말에야 파종해서 겨우 싹만 틔워 추운 겨울을 나는 게. 


조금이라도 일찍 심어야 조금이라도 더 굵어진다고 철썩같이 믿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말해봐야 소용없다. 생각이 다르면 각자 다른 길을 가는 게 정답이다. 마늘 굵어지는 건 일찍 심느냐 늦게 심느냐가 아니라 인편분화기 및 인편비대기인 3, 4, 5월의 일조량과 수분, 영양 공급에 달려있다는 건 이미 전북농업기술원이나 농촌진흥청 연구에서 과학적으로 밝혀 놓은 사실이다. 이걸 아는 대규모 마늘 재배단지에서 3, 4월에 너무 많은 웃거름과 수분을 공급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그렇게 굵어진 어린애 주먹만한 마늘.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요즈음 전국 제일의 마늘 주산지로 떠오른 경남 창녕군의 경우 대부분 논마늘이고 농업기술센터나 마을작목반에서 공동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창녕군의 경우 대서마늘 품종을 재배하면서도 파종 시기는 대부분 10월말에서 11월초 전후로 이루어진다. 그들-기술센터나 작목반-은 마늘의 생육주기를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흥이나 해남 장흥 신안 등 전라남도 해안가 지방에서 9월 중하순이나 10월초에 마늘을 파종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들 전라도 지역은 대부분 개별 농가 위주로 파종하고 관리한다. 이런 파종 시기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지역의 대서마늘 수확 시기는 거의 차이가 없다.



▲ 파종 45일째인 완두콩


마늘 양파에 쏠린 관심의 틈바구니 속에서 완두콩도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고 몸부림친다. 파종한 지 45일 정도다. 아마도 이 상태로 2월초까지는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인고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봄파종 하면 이 고생 안 시켜도 되는데, 가을 파종이 봄파종보다는 수확량이 많기도 하고(전남농업기술센터의 실험으로는 30% 정도 증수된다고 한다), 한겨울에 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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