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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듣는 것들/Note

6. 1914 : 한 마리 늑대인가, 여러 마리 늑대인가? 2장 - (2)

by 내오랜꿈 2009.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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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무의식과 욕망 : 욕망하는 기계에서 욕망의 다양체로 (2)


1. 분열분석의 대상

2. 『안티 오이디푸스』: 욕망으로서의 무의식


3. 『천의 고원』: 다양체로서 무의식


1) 변화의 요소들

·『안티 오이디푸스』(1972)에서 쓰인 욕망이 현실을 생산하고, 욕망은 가족적이기 이전에 그 자체로 사회적이고, 욕망은 기계화되고 기계는 욕망한다는 등의 기본적인 명제들은 8년 후에 나온 『천의 고원』(1980)에 대체로 그대로 이어진다.


· ‘욕망하는 기계’, ‘욕망하는 생산’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욕망과 배치, 기계라는 개념이 독립적으로 사용되고 특히 ‘배치’라는 개념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특히 혁명적 욕망과 억압적 욕망에 대한 구분이 사라짐.


· 기관 없는 신체를 유기체에 반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반생산’이나 ‘죽음’의 개념으로 정의하기보다는 기관화되거나 지층화되지 않은 질료적 흐름으로 정의하며, 절대적 탈영토화에 긍정성을 부여하는 ‘일관성의 구도’라는 개념이 새로이 등장한다.


2) 무의식, 혹은 늑대의 무리

ㆍ 무의식 개념의 변환


『안티 오이디푸스』에서 무의식은 욕망하는 기계들의 집합이었고, 리비도의 투여에 의해 현실을 생산하는 욕망들의 집합. 이는 정신분석학과 대립적인 논점을 형성하고 선을 긋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천의 고원』에서는 이제 정신분석학에 대한 신경증을 벗어나서 무의식의 ‘무리’적인 특징을 강조하고, 다양한 욕망이나 기계들이 증식되며 서식하는 서식처로서 무의식이란 개념이 사용.


ㆍ 다양체로서의 무의식


늑대인간의 꿈에 등장한 예닐곱 마리의 늑대(무리) - 욕망의 복수성을 보여주는 형상. 늑대인간의 신체는 그런 복수의 욕망들이 자리 잡고 앉아 있는 서식처이자 복수의 욕망들이 서로 촉발하면서 새로운 욕망을 증식하게 하거나, 새로운 욕망을 끌어들여 하나의 무리로 만들어 한께 서식하게 되는 장.


ㆍ 기관 없는 신체 - 다양한 욕망들이 무리지어 서식하는 곳, 그 욕망에 따라 신체와 힘의 분포를 움직여 필요한 기관을 만들어 내는 곳.


“기관 없는 신체는 기관들이 제거된 텅 빈 신체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기관으로서 봉사하는 것이 브라운 운동을 하면서, 분자적 복수성의 형태로 무리적 현상에 따라 분배되는 신체다.”(I, 36)

⇒ 결국 무의식이란 "욕망들이 무리지어 서식하는 기관 없는 신체이고 또한 그 위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기계들의 집합이며 그러한 기계들을 만들어내며 그런 기계로 '기계화되어' 존재하는 욕망들의 집합"(159쪽).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이러한 욕망의 무리들은 어떤 하나의 중심, 하나의 일자로 환원할 수 없는 다양성을 가짐.


⇒ 분열분석에서 무의식은 복수의 흐름들로 분열되어 있다. 즉 우리가 어떤 욕망의 속성을 하나로 규정하는 순간 그 외의 다른 욕망들은 보지 못하게 되는데, 분열분석은 어떤 욕망을 하나로 규정하기보다는 그 다양한 흐름들을 무리로서 파악하려는 것(정신분석 비판).


3) 무의식, 리좀적 다양체

ㆍ리좀 - 하나의 중심으로 환원될 수 없는 다양한 흐름의 공존

ㆍ무의식 - 그 자체가 복수적이고 ‘무리’를 이룸. ⇒ 무의식은 리좀적이다. 무의식은 리좀적 다양체다.


ㆍ분열분석에서의 ‘분열’ - 분열적인 흐름, 복수적인 흐름으로서의 무의식. 그래서 어떤 대상을 향해 집중하는 경우에조차 무리처럼 복수의 목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 무의식을 지칭.


ㆍ무의식에서 진행되는 욕망들의 리좀적인 양상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그 요소들 간의 관계를 ‘강도/강밀도’로 포착해야 함. “신체를 구성하는 강밀도를, 강밀도의 분포를 변화시킨다면, 한 마리 늑대조차 다른 신체가 되는 것이고, 다른 신체가 되는 것이며, 다른 늑대가 되는 것이다.”(166쪽) 기관 없는 신체도, 욕망하는 기계도, 환상이나 표상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것을, 신체적이고 물리적인 실재를 생산한다는 말은 이런 강밀도의 연속체라는 개념을 통해 구체적으로 이해 가능하다.

그러므로 욕망은 항상-이미 그 상이하며 가변적인 강밀도를 갖는 욕망들의 복합체/다양체다. 이러한 강밀도는 정신분석의 욕망이 언제나 결여인 것과는 다르게 오직 양수(陽數)만을 갖는다.


ㆍ결론적으로 “무의식의 문제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증상이나 비현실적인 공상 내지 환상을 해석하여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현실을 생성하고 변혁하는 문제고 그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삶을 생산하고 변환하는 문제이다.”(167쪽)


4. 분열분석이란 무엇인가?

ㆍ 분열 분석의 대상


욕망의 배치와 그것을 구성하는 기계들을, 그리고 그것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것들을 구성하는 질료기도 한 기관 없는 신체를 대상으로 한다. --> 무의식이 때론 욕망 내지 욕망의 배치로 정의되기도 하고, 때론 기관 없는 신체로 정의되는 이유.


이는 결국 신체적인 모든 것, 신체적인 변용을 야기하는 모든 것, 그리고 그러한 신체와 결부된 언표행위 모두가 무의식이며 그 모두가 바로 분열분석의 대상이라는 뜻. 따라서 분열분석은 우리들의 삶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화용론, 윤리학, 미시정치학...). 그런 의미에서 “리좀학=분열분석=지층분석=화용론=미시정치학”(I, 28) 그리고 “리좀학=민중분석”(I, 30) 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분열분석은 “우리들의 삶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분열분석은 스피노자적인 의미에서 삶을 다루는 윤리학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며, 삶을 구성하는 모든 실천 그리고 그와 결부된 언어 활동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화용론(Pragmatism)이라고" (170쪽) 할 수 있다. “그것은 삶을 둘러싼 욕망이 변이선, 탈주선을 만들고, 그러한 욕망에 대해 통제하고 제어하려는 권력이 작동하며 충돌하고 대립하는, 그리고 어느새 반대편의 것으로 변환되는 상호적인 관계를 다루는 미시정치학이라고 할 수도 있으며, 그런 방식으로 사람들의 삶을, 민중들의 삶을 분석하는 민중분석이라고도 할 수 있”(170쪽)다. 또한 “하나의 중심으로 환원할 수 없는, 무리지어 움직이는 다양한 욕망의 집합이란 점에서 리좀적 다양체를 이루며, 따라서 분열분석은 이런 다양체에 대한 분석으로서 리좀학이라고 할 수 있”(171쪽)다.


이상은 『천의 고원』을 자신의 것으로 섭취, 착취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에서의 ‘워밍업’ 정도라고 봐야지요. 이제부터는 그들이 창안해내는 ‘개념’들을 가지고 씨름해야 하는데, ‘이건 A이고 저건 B이다’는 식의 고정화된 해석과 틀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한 개념들의 나열이겠죠. 그것들에서 무슨 ~주의를 발견해내고, 누구와의 유사성을 캐내고, 그래서 그들은 어떻다는 식으로 해석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맑스의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철학에는 그 어떤 ~주의도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삶의 문제, 실천의 문제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비록 들뢰즈/가타리가 이를 위해 엄청나게 난해하고 에둘러가는 개념들을 설명하고 있지만, 그들의 목적은 우리들의 삶의 문제, 실천의 문제를 새로이 ‘사유하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꼭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합니다. 이것을 기존의 개념, 기존의 사유틀로 ‘해석’하려 한다면, 굳이 이들을 읽을 필요가 없겠죠. 좀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이들을 읽지 않고서도 이미 이들의 사유를 체득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이들의 책만이 아니라 온갖 잡다한 철학책을 다 읽고서도 이들의 사유를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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