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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블루스’로 음악 인종장벽도 ‘점프’ [세상을 바꾼 노래]⑫ 루이스 조던의 <칼도니아>(1945년) 박은석/대중음악평론가 출처 : <인터넷 한겨레> 2008년 01월 10일 Caldonia - Louis Jordan
아르앤비 즉, ‘리듬 앤 블루스’는 대중음악의 영역에서 가장 오해되고 그만큼 남용되는 용어다. ‘끈적한 발라드’의 대명사라는 잘못된 인식이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다. 그러나 본래 리듬 앤 블루스는, 비평가 로버트 파머의 말마따나 “흑인들이 만들어낸 음악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표현”이었다. 1947년, <빌보드>의 기자(였으며 뒷날 프로듀서로 명성을 남기게 되는) 제리 웩슬러가 처음 사용한 명칭으로, 당시까지만 해도 ‘(이)민족 음악’이라는 의미에서 ‘레이스 뮤직’이라고 불렸던 흑인음악에 인종적 요인뿐만 아니라 그 음악적 특성까지 고려한 이름을 붙인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리듬 앤 블루스는 뒷날의 소울, 펑크(Funk), 디스코, 심지어는 힙합조차도 대의적으로 포용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좁은 의미로 사용될 때 그것은 1940~50년대 커다란 인기를 누렸던 흑인음악의 스타일을 지칭한다. 리듬 앤 블루스는 단순히 말하자면, 리듬감이 강한 블루스 악곡이라는 의미다. 블루스의 음계와 구조에다 스윙재즈나 부기우기의 리듬을 접목하여 새롭고 강렬한 사운드를 창조한 것이다. 그 원형이 된 스타일을 ‘점프 블루스’라고 하는데, 여기서 점프가 리듬감을 의미하는 것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점프 블루스에는 재즈의 흔적이 더 강하게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 요컨대, 본격적인 리듬 앤 블루스에서 기타와 피아노가 리드 악기를 담당하는 반면 점프 블루스에서는 색소폰 등의 관악기가 여전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다. 실제로 점프 블루스의 대가들 상당수가 재즈악단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그것을 방증한다. 루이스 조던이 그 대표적 인물이다. 루이스 조던(1908~1975)은 빅밴드 재즈에서 출발한 색소폰 연주자였다. 이후 독립하여 팀파니 파이브라는 콤보(소규모 악단)를 조직함으로써 조던은 시대의 요구에 답하는 동시에 시대의 변화를 개척했다. 즉, 음악가들의 징병과 재정적 난국을 야기한 2차대전의 여파로 1940년대 초반까지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빅밴드가 줄줄이 해체하던 상황에서 새로운 음악적 진로를 모색한 결과가 그의 밴드와 음악이었다는 것이다. 그 선택의 결과는 어마어마한 파급 효과를 낳았다. 무엇보다 리듬 앤 블루스와 그에 뒤이은 로큰롤의 등장이 그것이었다. 그래서 리듬 앤 블루스 음악의 보고인 어틀랜틱 레이블의 설립자 아멧 어트건은 조던이 “모든 초창기 로큰롤과 리듬 앤 블루스 스타들에게 영향과 영감”을 주었다고 평했다. 이미 1942년부터 히트곡들을 쏟아내기 시작한 루이스 조던은 <칼도니아>를 통해 음악사적 지위도 확고히 했다. 이 곡은 레이스 뮤직(뒷날의 리듬 앤 블루스) 차트에서 정상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철저히 백인 중심인 팝 차트에서도 10위권에 진입한 당대 극소수 흑인음악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주크박스의 제왕”이라는 그의 애칭은 그처럼 인종을 불문한 거대한 인기를 반영한 것이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거칠고 힘이 넘치는 리듬과 강력한 샤우팅 보컬로 넘실대는 이 곡의 새로움이 로큰롤의 거의 모든 음악적 특징들을 이미 잉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음악에 반영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그의 태도는 로큰롤이 가져오게 될, 대중음악에서의 인종장벽 붕괴를 끌어낸 균열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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