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먹거리들을 정리하기로 했다. 김장을 하고 남은 배추가 50포기 가까이 되고, 아직 수확하지 않은 무우와 양배추도 갈무리해야 한다. 무청 씨레기도 널어야 하고.
▲ 김장하고 남은 배추를 전부 수확했다. 50 포기 정도
▲ 동치미용 무우(左)와 겨울에 먹을 저장무. 무우는 진주대평무라는 품종인데 길쭉한 게 특징이다.
▲ 양배추. 8포기나 있어서 한꺼번에 먹을 수는 없기에 저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겨울에 먹을 무우나 배추를 저장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것은 땅에 묻는 것이다. 꺼내 먹을 때 조금 귀찮아서 그렇지 겨울을 나는 방법으로는 땅에 묻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묻을 땅이 없거나 텃밭이 집과 떨어져 있을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의 경우 처음에는 무를 땅에 묻었으나 먹을 때마다 땅을 파고 하나씩 꺼내 먹어야 한다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는 방법이다.
▲ 배추를 신문지에 말아서 하나씩 켜켜이 쌓은 모습
▲ 무우를 신문지에 싸서 큰 아이스박스에 넣은 모습
▲ 신문지에 싸서 쌓은 배추와 무우는 부직포로 싼 다음 그 위에 안 쓰는 두꺼운 이불을 덮어준다.
창고 바닥에 스치로폼 박스의 뚜껑을 깔고 그 위에 부직포를 깔아 준다. 저장할 배추를 신문지 한 장을 펴서 둥글게 말아 차곡차곡 쌓아 준다. 냉해에 약한 무우의 경우는 좀 더 보온이 확실한 방법을 택해야 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아이스박스다. 무우를 신문지에 싸서 아이스박스 안에 넣어 보관하는 것. 당연히 좀 큰 아이스박스가 필요하다. 이렇게 쌓은 다음 부직포를 두르고 그 위에 안 쓰는 두꺼운 이불을 덮어 마무리한다. 재작년부터 2년 동안 이렇게 보관해서 먹고 있는데, 무우만 바람들이를 조심하면 3월초까지 생생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 꺼내 먹기도 편하고 수시로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으니 한겨울 찬바람에 삽 들고 언 땅 파느라 고생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한 번 시도해보시기 바란다.
무우를 갈무리하면서 떼어낸 무청도 중요한 겨울 먹거리 재료다. 작년까지는 비닐 성분의 나일론 줄에 매달아 보관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비닐줄이 해어져 씨레기에 묻어나오는 게 거슬렸다. 그래서 올해는 대나무를 잘라와서 그 위에 널었다. 씨레기는 될 수 있는대로 빛이 안 들어오는 어두운 곳에서 말려야 한다는데 그나마 우리 집에서 제일 어두운 곳이 이 창고 안이다. 김장 끝나고 일주일, 한겨울에 먹을 먹거리 재료도 모두 겨울을 날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날씨가 겨울로 가는 게 아니라 가을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이런 젠장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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