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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옆지기의 글

야생차 만들기

by 내오랜꿈 2013.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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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새쑥을 손질하여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쳤답니다. 한 번 우려 먹기에 좋을 만큼의 적당량을 손으로 추려 돌돌 마는 작업이 쉬우면서도 시간을 잡아 먹는 '노가다'였죠. 이것을 그늘에 건조 시키는데 우중충한 날이 많아 한참 걸렸습니다. 덖음차를 만들기 전에 워밍업으로 해본 겁니다. 

 

 


드디어 첫 맛을 본 남편과 저의 소감. " 녹차와 다를 게 없네" 입니다. 쑥차가 쑥맛이 나야 하는데, 쑥차를 가장한 녹차맛이라니요? 그러나 녹차의 쓴 맛보다는 순합니다. 한참 후, 물이 식고 쑥이 더 우려지니까 쑥맛이 진해지네요. 하하 쑥차가 맞았던 겁니다.

 

다음은 같은 시기에 말린 생강꽃.

 



얼마 전 운암산에 갔다가 생강꽃이 피었기에 한 줌 따왔었죠. 제가 가진 책에는 생강차 만드는 것은 안 나와 있어요. 그래서 내맘대로 물에 살짝 헹궈 일일이 꽃받침을 따고 있으니 남편이 옆에서 한 마디 합니다. '그거 꼭 따야 하나?' 듣고 보니, 왜 땄나 싶긴 하네요. 눈 아파 죽는 줄 알았거든요.

 


 

진즉에 말랐는데 지금에야 맛을 봅니다. 공기 좋은 산중턱에서 자란 것이라 그런가. 꽃을 딸 때도 향내가 은은하게 손에 남더니, 차맛도 과하지 않은 향이 입안에 머뭅니다. 한 마디로 반해 버렸네요.

 

말린 양이 너무 조금이라 아쉬워서 바로 뒷산으로 달려갔습니다.  무덤도 여럿 있고 무서우니까, 남편에게 엄나무순 안부가 궁금하지 않냐고 꼬셨습니다. 산 중턱에 자생 엄나무 있는 곁에 생강나무가 있는 것을 봐 두었었거든요. 눈썰미가 둔한 편인데 궁하면 통하는가 봐요.호호

 

욕심 부리지 않고 어중간한 비닐팩에 조금 땄는데, 좀 수상한 생각이 드는 겁니다. 냄새가 안 나요 냄새가. 아무리 킁킁거려도 무취네요.  




이와 비슷한 꽃이 히어리, 산수유 밖에 생각 안 나는데... 욘석아! 너 정체가 뭐냐?  


written by 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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