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잔디밭의 클로버를 정리하다가 치자나무를 쳐다보니 꽃 몽우리 비슷한 게 맺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지금이 철이 어느 때인데 치자꽃이 필까 싶어서. 그런데 오늘 아침 마당을 쳐다보니 하이얀 치자꽃이 한 송이 피어 있다.
사진을 찍고 들어와 지난 글들을 찾아 보니 지난 6월 15일 경에 이미 치자꽃이 활짝 피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추 나는 너를 믿는다). 그런데 두 달 만에 왜 다시 꽃을 피우는 것일까?
일반적인 상태라면 사진에서 보듯 치자 열매가 굵어지고 여물어 갈 때이다. 그런데 같은 나무에서 먼저 꽃이 핀 열매는 익어가고 있는데 선단부에서는 다시 꽃 몽우리가 맺혀서 꽃이 피고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연초록 잎사귀들이 새로이 꽃 몽우리를 품고 있는 것들이다. 1년에 두 번 꽃을 피우는 과실나무. 이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옆으로 눈을 돌리니 후박나무도 똑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봄에 새로운 줄기를 키워내 몸집을 불렸는데, 그 줄기 끝에서 다시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녹나무류 같은 아열대성 식물의 경우 1년에 몇 번씩 영양생장을 하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기에 후박나무의 2차 영양생장은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기후조건과 영양상태만 맞으면 조금이라도 몸집을 키우려는 건 모든 나무들의 본능일 테니까.
그렇지만 치자나무의 두 번에 걸친 생식생장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이미 결실을 맺어 자손을 퍼트리기 위해 씨앗이 익어가고 있는데, 굳이 또 생식생장을 해야 할까? 단순한 영양생장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나중에 농업기술센터에 문의해 보든지 해야겠다. 이런저런 일들로 머리가 아픈데 치자나무까지 사람 머리 아프게 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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