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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옆지기의 글

또 다른 희망

by 내오랜꿈 201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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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가을을 맞으면서, 쨍쨍한 땡볕 아래 땀에 푹 젖었다 나온 지난 날들이 그립습니다. 이런 날씨 경험은 처음이라서 더 당황스럽고 걱정이 큽니다. 고추에 온통 마음이 쏠려 집안도 엉망이고, 개구리 반찬 먹기 일보직전이라서 찬거리 마련하려 과수원에 갔습니다.



요즘 같이 습한 날이나 이슬이 많은 날 아침, 마당에 나가 보면 다양한 빛깔의 버섯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양송이 모양의 버섯이 군락을 이루고 있군요. 이것이 식용이면 맛있게 딸텐데, 툭툭 발장난 꺼리밖에 안 됩니다. 


 


어젯밤 정리된 고추 잔해가 거름더미 위에 버려져 있습니다.  '왜 저것 뿐이지?' 했더니, 시루떡이라도 만들 생각인지 켜켜이 풀로 덮었군요. 어쨌거나 자연으로 되돌려지고 있으니, 제몫은 하는 셈입니다. 


 


쪽파 심을 시기가 임박했는데, 잘 말려둔 씨가 습한 날씨를 견디지 못한 나머지 간혹 곰팡이 핀 것들이 보이네요.  농부에게 씨앗 갈무리도 크고 중요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배추 종류나 열무는 약을 치지 않는 한, 벌레들이 먹고 남은 것을 사람이 먹습니다. 그러다 보니 취하는 것보다 버려지는 것이 더 많지만 비닐하우스에서 속성 재배한 것과는 질감과 맛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비 때문에 벌레들도 활동이 부자유스러웠는지 식사량이 많이 줄었네요.   



파종 후, 며칠 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원터치 모기장 안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김장배추 씨앗이 예쁘게 싹을 틔웠습니다. 양배추는 몇 개 빠졌지만 배추는 발아율이 좋아서 칸칸을 모두 채웠네요.  모종이 웃자라기 전에 배추 심을 밭 만들어야 하는데, 남편은 비가 계속 오는 바람에 땅이 떡져서 어쩌지를 못한다고 한숨이네요. 그것은 나중의 일이고,  새싹만 보면 왜 이리 설레고 가슴이 뛰는지... 이것도 병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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