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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농사를 지으면서 하늘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됩니다. 아침부터 구름과 해가 번갈아 가며 들쑥날쑥 하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 했습니다. 예보가 틀리기를 바랬는데, 사람 애간장을 녹입니다. 첫물 고추가 딱 하루만 더 뙤약볕을 받으면 될 것 같은데, 태양초의 길은 이렇게도 험난 합니다.
어차피 오는 비~! 이런 날은 원두막에 앉아 막걸리와 지글지글 끓는 후라이판에 부침개를 부쳐먹는 게 최고지요. 수확하면서 찍힌 것들이 많은 감자를 썩기 전에 부지런히 먹어야 하기에 요즘 자주 '감자전'을 해 먹습니다. 감자전은 믹서기에 갈면 맛이 없고, 힘들더라도 꼭 강판에 갈아야 맛있더군요.
대개는 반죽에 향이 좋은 부추를 잘게 썰어 넣는데, 부추밭까지 가기 싫어서 파프리카를 넣었습니다. 오늘은 짜거나 싱겁다고 투덜거리지 않고, 맛있다는 말만 하는 걸 보니 간이 딱 맞나 봅니다. 예전 휴가 때 사용했던 일회용 접시도 재활용하여 원두막에서 쓰니까 아주 유용하네요.
배도 든든해졌겠다, 이제 누워서 FM 라디오를 들으며 책 읽다가 나도 모르게 스르르 눈이 감깁니다.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망중한이네요.
written by 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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