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4일째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다. 장마에다, 태풍 '너구리'까지 올라오고 있다고 하니 당분간 햇빛 구경하기는 물 건너 간 모양이다. 오전에 잠시 약하게나마 햇빛이 보일락말락 하기에 얼른 고추밭에 식초 희석액을 바닷물과 혼합하여 뿌려주고는 바닷가 쪽으로 두 시간 정도 아내와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집안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고흥으로 이사온 다음 해 봄, 마당 한 편에 녹나무를 한 그루 심었다. 제주도나 일본, 대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라고 한다. 사철 상록수로 일년에 3번 정도 새순이 나와 생장을 한다. 일년에 3번 새순이 돋아나니 그 성장속도는 뭐 말 안 해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마당 한 편에 그늘을 만들 목적으로 1M가 채 안 되는 묘목을 구해 심었는데, 4년 만에 3M가 넘게 자라기에 생장점을 잘라 옆으로 퍼지게 키우는 중이다.
하지만 지금은 녹나무를 심은 게 다소 후회가 될 지경이다. 지난 4월에 돋아난 새순 끝에서 또 이렇게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이 속도로 자라면 몇 년 안 가서 집 마당을 다 덮어버려서 다른 나무들의 성장을 방해할 거 같기에.
집 뒤편 창고 옆에서 자라고 있는 호박이다. 창고 지붕 위로 올리기 위해 지주대를 세워주었는데, 나름 알아서 잘 타고 올라가는 중이다.
잔디밭 한 구석에 자리한 치자나무. 집 안을 진동하게 만들던 치자꽃은 어느새 다 지고 치자 열매가 자라고 있다. 저 파란 것이 빨갛게 익기까지는 무려 6, 7개월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파프리카 12 그루. 이 파프리카는 사연이 좀 있다. 5월 초에 새끼 손가락 만한 묘목을 얻어와 기른 것인데, 기특하게도 잘 자라고 있다. 모종이 너무 작아서 관상용으로나 키우자 싶어 몇 포기는 화분에 심었는데, 이것들이 더 잘 자란 것 같다.
금새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주말 오후의 우리 집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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