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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관리소장의 일상

법과 규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보는 세상은 잘못된 세상입니다.

by 내오랜꿈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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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2.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3.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4. 법과 규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보는 세상은 잘못된 세상입니다.

 

아래 사진은 우리 아파트 비상교통체계도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아파트 단지 내 전 도로가 소방도로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 소방도로의 경우 2018년 개정한 소방기본법 제7조의 12, 13에 따라 11층 이상의 고층아파트의 경우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폭, 높이, 회전반경을 규격에 맞도록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비상교통체계도

 

기준규격은 현재 전국 소방서에서 운영중인 소방차의 제원을 고려하여 폭 4m, 높이 2.5m, 내부회전반경 5.5m 이상을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 아파트도 이 기준에 맞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만약 비상 시 소방차 진입을 방해하는 차량이 있을 경우 어떻게 될까요? 개정 소방기본법에서는 그대로 밀고 들어가도 되고 그에 따른 부수적 피해는 진입을 방해한 차량소유주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과태료 처분까지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의 경우 지상주차구역 맞은 편에 주차하거나 코너에 주차된 차량은 모두 소방차 진입에 방해되는 차량에 해당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간 주차난 때문에 일반차량 흐름을 심하게 방해하지 않는 구간에 한에서는 주차단속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야간에 어쩔 수 없이 주차했다면 차량이 빠져나간 아침 시간에는 이중주차된 차량은 지정된 주차구역으로 이동시켜야 맞습니다. 이게 공동주택 생활의 기본이고 다른 주민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그런데도 2, 3일씩 아무렇지도 않게 방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걸 경비실이나 관리사무소에서 이동 주차해 달라고 전화하면 다른 차들도 있는데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항의합니다. 2,3일씩 방치하면 당연히 다른 차량들에게도 전화하겠죠. 어쨌거나 다른 차량이 어떠니 하는 걸 떠나 나부터 지킬 건 지켜야 맞는 거 아닙니까?

 

현재 우리 아파트 주차시스템에 등록된 차량은 390대 가까이 됩니다. 주차장 면수는 모두 276면입니다. 그러면 등록 안 된 차량까지 감안했을 때 100대 이상의 차량이 아파트에 들어오지 못하고 4블럭 앞 천변주차장이나 그 주변에 주차하고 계실 겁니다. 지난 겨울 혹한기 지하주차장 상황을 유추해보건대 지상주차장의 번잡을 피해 조금 더 걸으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리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조금 더 걷는 불편을 감수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보자면 차량이 대부분 빠져나간 지상주차장에 이중주차된 차량이 어떻게 보일까요? 더군다나 차량 이동시켜 달라고 하는데 다른 차가 어떠니 하는 걸 안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왜 원칙대로 질서 잘 지키고 규정 잘 지키는 사람은 자신의 불편을 감수하며 가만히 있는데 자신의 편의만을 생각하며 규정과 질서를 안 지키는 사람이 도리어 큰소리치는 거죠?

 

소방시설관련법에서 위법 적치물 과태료 처분기준의 핵심은 두 사람이 교행했을 때 방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 두 사람이 위급상황에서 나란히 걷거나 뛰어서 피난할 때 부딪치거나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 기준에 따를 경우 우리 아파트 비상계단에는 어떠한 적치물도 있어서는 안 되고 공용복도는 상황에 따라 판단한다는 거죠. 물론 과태료 부과처분을 떠나 위법이라는 사실에는 변함 없습니다.

 

우리 아파트 220세대 중에서 공용공간에 2주일 이상 계속 적치물 쌓아둔 세대는 20%도 채 안 됩니다. 그러면 나머지 80%가 넘는 세대는 공용공간에 물건 쌓아둘 줄 몰라서 안 하는 걸까요? 자신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규정 잘 지키는 사람은 가만히 있는데 왜 법과 규정을 안 지키는 사람이 큰소리치는 아파트 단지가 되어가는 거죠? 제대로 된 아파트 단지라면, 상식과 양식이 있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면 법과 규정을 안 지킨 사람이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5. 다시 한 번 그레셤의 법칙을 상기하며

 

어차피 이 게시판은 공식적인 아파트 홈페이지도 아니고 여기에 관리소장이 관여해야 할 의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게시판 잘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오죽하면 입대의 회장님이 저한테 무슨 글이 올라와 있더라고 얘기하는 상황까지 되었을까요?

 

하지만 어차피 잡다한 말들이 나올 걸 예상하고 쓰는 거니까 살기 좋은 아파트 단지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현재의 이 게시판 상황들을 음미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생각들 해 보셨으면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이곳에 근무하면서 입주민분들 상대하며 언성 높이며 싸운 경우는 3세대입니다(엄밀히 말하면 2세대입니다. 한 세대는 아예 상대하기 싫어서 입대의 회장님께 바로 넘겨 버렸습니다). 3세대 모두 입대의 회장님 전화번호 가르쳐주면서 넘겨버렸습니다.

 

어떤 경우였을까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면 사람 밑천을 드러내는 경우니까 여기서는 생략하죠. 이곳 게시판 보면 짐작하시겠지만 자기들 마음에 안 들면 막말에 욕설까지 내뱉으면서 공동주택 생활 규범에 대한 입바른 소리는 안 듣겠다는 거죠. 법과 규정을 안 지킨 사람이 큰소리치는 세상은 그곳이 한 나라이든 한 아파트 단지든 분명 문제가 있는 곳입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학 용어는 이제 경제학이 아니라 현대인의 일상생활 전반에 파고드는 사회병리현상을 설명하는 용어가 되고 있습니다. 승원팰리체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요? 법과 규정을 안 지키는 사람이 큰소리치는 아파트 단지가 되지 않도록, 함께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모두들 노력을 아끼시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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