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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여행

하동, 녹차밭에서의 하루

by 내오랜꿈 2009.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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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하동에 있으면서 오후 시간이 비길래 지리산 실상사에서 지내는 친구에게 시간이 맞으면 얼굴이나 볼까하고 무작정 전화를 했다. 마침 구례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이 친구 또한 화개에서 아는 분 댁의 녹차밭에서 차를 따고 있다고 하여, 일 마무리 할 때까지 남편과 쌍계사 앞에서 동동주 한 사발을 놓고 시간을 죽였다.


내 발등의 불 끄느라 도심에서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사이, 도법 스님과 함께 1년 반정도를 생명평화 탁발 순례를 마치고 모단체에서 자신에게 맞춤인 자리를 찾아 한발 한발 나아가는 모습이 이쁘고 당찬 그녀와 근 2년만의 해후여서 그녀가 있는 '도심다원'을 찾아가는 길이 무척이나 설레었다.

친구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인데, 유쾌한 담소와 함께 주인장으로 부터 올해 덖은 햇차를 대접받는 행운까지 누렸다. 게다가 돌아오는 길에 '가을차' 한통까지 선물을 받으니 어찌나 민망하던지. 구례의 할머니들 놉을 사서 한창 햇차를 재배중인데, 차를 많이 마셔서인지 낯빛이 해사한 대표님과 가업을 이어받은 멋쟁이 두 아드님에 의해서 수제차가 만들어진다. 작년의 '하동 야생차 축제'에서 다구를 포함하여 천년된 차나무에서 재배한 100g짜리 수제차 한 통에 1300만원에 경매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그 생산지가 바로 이 곳일 줄이야..

 

 


야생 차밭으로의 산책은 무척 가파라서 땀은 삐질삐질, 숨이 턱에 찼지만 눈 맛은 끝내줬다. 노동을 뒤로 하고 옅은 녹음 사이 사이로 산벚꽃이 만개한 골짜기는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 이런 동네에서 산다는 것, 부럽지 아니한 가(家). 목가적인 생활을 목전에 둔 우리 부부의 눈에는 더더욱....

 



이것이 '천년 차나무'. 성장 속도를 감안하여 그 쯤의 나이테 일 것이라 추정하는 것이란다.

 


갓 따낸 찻잎을 선별한 다음 가마솥에서 덖어낸다. 찻잎은 그냥 두면 발효를 하게 되어 색깔이 변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녹차는 이 발효작용을 멈추게 하기 위해 살짝 덖어내게 되는데 이 과정을 전문용어로 '살청'이라고 한다.




덖는 과정이 끝나면 찻잎을 꺼내어 식힌 다음 차잎을 비벼주어 상처를 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는 찻잎에 상처를 내어 잘 우러나오게 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이를 전문용어로 '유념'이라고 한다. 이 과정을 거친 뒤 건조시키면 우리가 흔히 보는 녹차가 된다고 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발효를 지속시켜서 만들면 그게 발효녹차라고 한다. 만드는 방법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고 한다.



<written by 느티 | 200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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