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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여행

봄마중 - 곡성 기차마을

by 내오랜꿈 2009.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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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빌딩 내의 Refresh Room에 완전히 몸이 적응된 팀원이 그 앞을 지날때면 '마치 집 같다'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근자에 야근이 잦은 편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일 또한 시급을 다투는지라 지난주 목요일부터 주말도 없이 계속 회사에서 기생했고, 핑게 같지만 그래서 블로그도 거의 방치 상태. 양방향 기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에 블로그 친구들께는 정말 죄송스럽다.
 
어제 낮에 옷을 갈아입으러 잠깐 집에 다니러 가는 전철 안은 간밤의 피로감과 상관없이 창을 타고 들어오는 햇살이 더없이 상냥하여 나른함 그 자체였다. 이렇게 내가 다람쥐 쳇바퀴 같은 하루를 보내며 한없이 웅크리고 있는 사이, 어느새 한 계절이 가고 환한 꽃을 피우는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남쪽지방에 가서야 확실히 느꼈다.

 


여수에서 길을 나서며 부터 흔하게 시야를 따라다닌 꽃. 개화 시기나 색깔 때문에 저것이 과연 매화꽃일까? 복사꽃일까? 그 정체성을 두고 한참 설왕설래 하다가 차를 세우고 순천 근교의 여늬집 과수원에 무작정 들어가 싱그런 풀내음을 맡을때 까지만 해도 복사꽃인 줄 알았다. 급기야는 마을 분께 여쭈니 매화란다. 그리고 덧붙여 매화가 지자마자 곧이어 복사꽃이 핀다는 사실도 알려 주셨는데, 가끔은 이런 사소한데 목숨 걸 때가 있다.
 
 


오랫만의 들뜬 콧바람 쏘기는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운행되는 증기기관차를 타보는 것이었다. 전라도 곡성역은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영화나 드라마의 시대극은 죄다 이곳을 거쳐갈 정도로 유명하다 한다. 직접 타보니 30Km 정도로 천천히 달리는 주변이 아직은 살풍경이라 생각 만큼 운치 있지도 않아서 싱거웠다. 우글대는 인파에 입소문이 무서움을 다시 한번 실감, 그만큼 가족 단위의 상춘객들로 넘쳐났다. 그 활기만으로도 덩달아 상승기분이 느껴지고..... 

 


다소 늦은 점심거리로는 지난 여름,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압록 지점의 많은 횟집들의 메뉴중 인상 깊었던 '참게 매운탕'으로 정했다. 이번에는 며루치 맛 나는 빙어튀김도 함께....
 


이날의 제일 압권은 상사호 공원을 지나다 본 결혼식 뒷풀이 작태가 아닐까 한다. 여타 지방보다 심하게 장난질 한다는 소리를 익히 들었고, 가끔 시내에서 신랑신부를 차 뒷트렁크에 싣고 다니는 장면을 보긴 했지만, 어렸을때 이후 신랑 발바닥 때리는 것을 내 눈으로 보긴 처음이다. 한참동안 신랑이 매달리고 신부와 그 친구들의 기쁨조 공연(?)이 끝난 후, 첫날밤 1번 자세, 2번 자세까지 요구한 사진도 있지만 심의에 걸릴까봐 이만......^^ 달리 생각하면 두고두고 회자되는 좋은 추억으로 삼아도 좋겠다.

written by 느티 2006 0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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