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헤어리베치의 경관효과
가. 헤어리베치 개화특성
헤어리베치는 식물체가 계속 자라면서 꽃이 피는 특성을 지닌 콩과작물이다. 헤어리베치는 1.4∼1.5㎝의 작은꽃 20∼30개가 하나의 꽃을 이루는 총상꽃차례이며 4월 하순에 개화하기 시작해 5월에 전성기를 맞는다. 헤어리베치 꽃은 보라색이 가장 많으며 자색+흰색, 청보라색을 띠는 꽃도 볼수 있다. 살갈퀴는 1.2∼1.8㎝의 꽃이 잎겨드랑이에 1∼2개씩 달리며 5월초에 개화하고 꽃색은 붉은빛이 강한 자주색이다.
가을(10월경)에 파종된 헤어리베치는 4월하순 개화를 시작하는데 가장 빠른 품종 은 일본 수입종과 Barlosa로 5월 5∼7일경 약 40%가 개화한다. Welta, TTF1는 개화가 가장 늦은 품종으로 5월 20일경 개화한다. 개화기간은 평균 34.7일인데 가장 짧은 품종은 Barlosa(32일)이고 가장 긴 품종은 38일 동안 꽃이 피는 Ostassat이다. 꼬투리당 개화수는 평균 29개이며 일본 수입종과 Barlosa가 20.8개, 20.9개로 적고, 중국 수입종과 Ostassat이 33.5개, 33.6개로 많다. 국내 수집종의 개화기는 5월 15 일경이며 개화기간은 34.8일, 개화수는 32.1개로 조생종과 만생종의 중간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나. 헤어리베치 경관효과
헤어리베치는 삭막한 겨울 들판을 푸르게 가꾸어줌으로써 우리에게 또 다른 농촌 의 정취를 느끼게하고 5월이후 보라색 꽃을 피움으로써 아름다운 농촌경관을 제공한다.
헤어리베치는 생육장소에 따라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 하천 변이나 한강둔치에서 자라고 있을 때는 보는 사람들에게 멋스러운 경관과 함께 정서적인 안정, 마음의 평화를 준다. 유휴농경지에서 자라고 있을 때는 보는이들에게는 예쁜 경관을, 농부들에게는 농경지 보전에 대한 고마움을 갖게 한다. 가파른 경사지에 심어져 있으면 토양유실 방지효과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아울러 가파른 경사에 대한 위화감보다는 안정감을 준다. 넓은 농경지에 심어진 헤어리베치는 농촌의 아름다움을 높여주며 도시 아이들에게는 체험 장소를 제공하기도 한다.
헤어리베치는 포복성 작물로 주로 땅위에 포복돼 자라면서 개화한다. 이런 헤어 리베치를 사료용 또는 채종을 위해 다른 작물과 혼합해 사용했을 때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화본과인 보리, 밀, 호밀과 혼합해 파종했을 때는 초록색과 함께 보라색의 아름다운 헤어리베치 꽃이 잘어우러진다. 지주식물을 타고 올라가면서 피는 보라색 꽃이 돋보여 한가지만 파종했을 때와는 또 다른 경관을 볼 수 있다. 혼파 종류별로는 키가 큰 호밀보다 키가 작고 단단한 밀, 보리가 도복이 적고 경관도 아름다웠다. 두과인 크림손클로버과 혼파한 경우 강한 붉은색과 보라색의 조화가 보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아름다움을 제공했다.
다. 헤어리베치 꽃의 기타효과
헤어리베치 꽃은 4월말부터 6월초까지 개화하므로 4월에 유채꽃 기간이 끝나고 5월 중하순 아카시아꽃이 피기 시작할 때까지 밀원식물이 없어 꿀 채취(채밀)를 쉬어야 하는 기간에 헤어리베치 꽃을 제공함으로써 봄부터 여름까지 채밀을 쉼없 이 이어갈 수 있어 또 다른 이익을 창출해준다.
2. 헤어리베치의 경제적 가치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시장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농업에선 환경 보전 및 유지의 기능을 지닌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이 대두되고 있다. 작물재배에서 녹비작물 활용은 저탄소와 친환경 농산물 생산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외국 농산물과 차별화된 국내산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으며 정부는 이에 맞춰 친환경농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정부는 친환경농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녹비작물 종자대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유휴농경지에 녹비작물을 재배해 토양에 환원함으로써 토양 유기물함량 증대를 통해 지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농업환경 유지·보전을 위해 2013년까지 화학비 료 사용량을 40% 감축하고, 농경지 내 유기물함량을 3%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 다. 2008년 이후 환율 상승으로 화학비료 가격이 오르면서 농가 경영에 타격을 줘 농업소득이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녹비작물 재배면적이 2003년 51,000㏊에서 2008년 117,000㏊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헤어리베치, 자운영 등 다양한 녹비작물이 영농현장에서 재배되고 있는 데 특히 헤어리베치는 월동률이 양호해 농가에서 선호하는 녹비작물로서 화학비 료 대체효과와 함께 다원적 기능의 경제적 가치를 갖추고 있다.
가. 화학비료 대체효과
최근 비료원료의 국제가격 상승으로 농가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요소비료 가격을 보면 2005년 8,150원/㎏에서 2008년 20,700원/㎏으로 2.5배 이상 인상됐다. 이렇듯 화학비료 가격이 오름에 따라 녹비작물의 중요성은 한층 부각되고 있다. 헤어리베치는 단위면적(10a)당 생체 2,000㎏ 기준으로 질소 14㎏, 인산 4㎏, 칼륨 16㎏의 공급능력이 있다.
논에 헤어리베치를 재배할 경우 벼재배 표준시비량에 따른 양분 공급량을 금액으 로 환산하면 10a당 39,883원으로 산출됐다.
○ 비료가격 : 2009. 1 농협 판매가격
헤어리베치 재배면적에 따른 화학비료 대체효과를 보면 2008년 헤어리베치 재배 면적 5,475㏊에서 벼재배 비료성분 요구량은 질소-인산-칼륨 각각 493t-246t-312t이다. 여기에서 헤어리베치를 재배함으로써 질소와 칼륨은 전량 공급 가능하고 인산은 219t 공급 가능하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질소 7억7,400만원, 인산 8억1,800 만원, 칼륨 5억9,200만원으로 전체 비료공급 금액은 21억8,400만원으로 평가된다.
나. 헤어리베치의 이산화탄소 흡수효과
헤어리베치는 화학비료 대체효과 외에도 겨울철 휴경지 논에 재배함으로써 CO2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파는 탄소배출권 시장이 부각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2005년 거래물량 1억700만t 규모에 금액으로 110억 달러에서 2008년에는 49억t에 1,250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세계은행은 2010년에는 탄소배출 권 시장이 1,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지만 1997년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에서 온실가스 배출 의무감축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3년 교토체제 이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 의무감축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의무감축국이 되면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부과된다.
탄소시장 활성화에 대비해 전 산업에 걸쳐 대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농업부문 도 환경친화적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저탄소 녹색성장의 원동력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녹비작물 활용은 화학비료를 대체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환경 친화적인 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 헤어리베치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에 대한 경제 적 가치를 탄소배출권 가격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표 4-51)과 같다.
재배면적 5,475㏊에 따른 헤어리베치 이산화탄소 고정량의 경제적 가치를 2008년 유럽 탄소배출권시장(EU-ETS : Emission Trading Scheme) 평균가격인 t당 19유로로 평가했을때 약 12억원으로 산출됐다. 농림수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논면적 101만㏊ 중 겨울철 작물 재배면적은 34만㏊이며 이 중 녹비작물 재배면적은 13만㏊이고, 겨울철 추가재배 가능면적은 32㏊에 달한다. 헤어리베치 재배면적이 각각 5만㏊, 10만㏊로 확대됐을 경우를 가정해 2008년 탄소배출권 가격을 19유로로 환산한 헤어리베치의 경제적 가치는 각각 136억원, 272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교토체제에서는 농업부문의 이산화탄소 흡수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 러나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가 시작되는 2013년 이후 미국이 의무감축에 참여할 경우 농경지 토양이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탄소배출권 시장은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며 단위당 가격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실가스 감축은 경제성장의 애로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에 농경지의 온실가스 감축기능은 중요성이 새롭게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내외 산업간 탄소배출권 거래가 도입되고 활성화될 경우 농업은 농산물 생산 이외에 탄소배출권도 거래하게 될 여지가 있다.
다. 헤어리베치 경관가치 평가
헤어리베치는 녹비작물로서 뿐만 아니라 경관작물로서 가치도 있다. 오뉴월에 보 라색 헤어리베치 꽃이 어우러진 들판은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농촌진흥청은 논농업의 경관가치를 가상가치법(CVM)으로 분석한 결과 1조1,573 억원으로 추정했다. 산출된 자료를 원용해 물가지수로 디플레이트, 헤어리베치의 경관가치를 산출했다. 현재 헤어리베치의 재배면적이 작아 경관가치가 46억원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재배면적이 확대되면 상대적으로 경관가치는 커진다.
농촌지역에서 지역축제는 대부분 경관작물과 연계돼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친환경농업 기반을 구축할 뿐 아니라 녹색경관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녹비종자를 지원함으로써 녹비작물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녹비작물을 재배하고 있어 재배면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농촌관광과 연계시키면 지역 홍보 및 수익사업으로 이어질 것이다.
헤어리베치의 화학비료 대체효과, CO2 저감 및 경관가치 등 3개 부분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약 80억원으로 평가됐다.
헤어리베치는 월동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손쉽게 재배할 수 있고 화학비료 대체, 경관가치 및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있어서 환경보전과 친환경농업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원예특작과학원 자료 > 녹비작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헤어리베치(7) - 밭에서의 재배 기술 (0) | 2014.10.12 |
---|---|
헤어리베치(6) - 논에서의 재배기술 (0) | 2014.10.12 |
헤어리베치(4) - 파종과 재배관리 (0) | 2014.10.11 |
헤어리베치(3) - 재배환경 (0) | 2014.10.11 |
헤어리베치(2) - 재배 역사와 현황, 형태적 특성 (0) | 2014.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