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적지 선정
종자 채종을 위한 채종지는 토양 유기물질이 풍부해 떼알 구조가 형성돼 있어야 공기, 수분 및 양분 보존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해 생육이 잘되고 수량이 증대한다. 헤어리베치는 토양을 크게 가리지는 않지만 좋은 생육을 위해서는 물 빠짐이 잘 되는 밭이 좋다. 모래가 많은 밭은 수분과 양분이 부족해지기 쉽고 점토가 많은 밭은 비가 많이 올 경우 토양 공기가 부족해지기 쉽다. 생육 초기부터 중기까지는 뿌리가 땅속 깊이 발달한 상태가 아니므로 지하수위가 높아도 생육에는 큰 지장이 없다. 그러나 개화기 이후 지하수위가 높으면 뿌리 활력이 감소해 생육이 떨어져 꽃수와 꼬투리수가 줄어들어 수량이 감소한다. 헤어리베치 생육에 알맞은 토양산도는 pH 6.0∼7.0이며, 토양산도 4.9∼8.2의 범위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종자확보
종자는 등숙이 충실하며 빛깔이 양호하고 건조가 잘된 것을 사용해야 한다. 파종 후에는 발아가 잘 되고 초기생육이 좋아야 다수확을 할 수 있으므로 우량종자 확 보는 채종재배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량종자는 ①발아율이 높고 ②병해충 피해가 없으며 ③등숙이 잘돼 균일하고 ④유전적으로 순수한 것을 준비해야 한다. 종자는 자가채종을 오랫동안 계속하면 퇴화, 다른 품종 혼입 등으로 수량이 떨어지므로 적어도 3년마다 채종포산 종자로 바꾸어주는 것이 좋다. 보관방법이 나빴던 종자나 여러 해 동안 상온에서 보관한 종자를 사용해야 할 때는 파종 전에 발아 실험을 해서 80% 이상의 발아율을 갖는 종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포장 경운과 정지
경운작업은 토양이 지나치게 굳었을 때 토양을 부드럽게 함으로써 입자 사이의 공극을 늘리고, 공기를 공급함으로써 뿌리의 발달을 좋게 한다. 잡초를 제거하고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토양상태에 따라 출현이나 초기생육 상황이 달라지므로 경운과 정지작업은 중요하다. 최근에는 트랙터 부착 세조파기를 이용해 로터리로 정지, 파종, 복토의 일관작업을 하는 생력화 재배를 많이 하고 있다.
파종
가. 파종작업
헤어리베치는 포복성이므로 다수확 채종을 위해서는 지지식물이 필요하다. 지지 식물로는 트리티케일(라이밀)과 밀을 많이 이용한다. 따뜻한 지방에서는 채종 지 지식물로 유채나 귀리(연맥)를 이용하기도 한다.
파종작업에서는 균일하게 파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얼마나 균일하게 파종하느냐에 따라 출현, 생육뿐만 아니라 수량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다수확 을 위해서는 균일하게 출현시켜 입모를 고르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파종작 업은 토양이 적습 상태일 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경운 후 파종 복토작업의 적당한 수분 상태는 흙을 손으로 쥐었다 놓았을 때 흙덩어리가 조금 부서지는 때라고 할 수 있다. 습한 상태에서는 기계에 의해 떼알 구조가 파괴돼 흙이 굳어져 출현을 나쁘게 한다. 파종시기에 비가 많이 내려 흙이 과습상태가 됐을 경우 적습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리려면 파종이 늦어지지만 생육은 과습할 때 파종한 것보다 좋다.
(그림 1) 헤어리베치 지지식물 파종 모식도
파종은 헤어리베치와 지지식물인 트리티케일(라이밀)이나 밀을 1:1로 혼합한 뒤 파종골 간격을 50㎝로 해 줄뿌림·점파하거나 지지식물과 헤어리베치를 25㎝ 간격으로 교호로 파종한다. 이때 배수골도 2∼4m 간격으로 반드시 만들어줘 습해를 예방한다. 최근에 개발된 헤어리베치 안전 다수확 채종에 적합한 지지식물은 파종 줄 사이 간격을 25cm로 하여 헤어리베치 1줄, 지지식물용 밀 4줄씩 번갈아 파종할 때 기존 채종재배 방식인 헤어리베치 1줄, 지지식물 1줄로 하여 줄 사이 간격 50cm로 번갈아 파종하는 방법에 비하여 개량된 채종재배 방법에서 채종량이 52%증수되었다(표 1, 2015 영농활용자료 반영).
(표 1)밀 줄뿌림 열 수에 따른 헤어리베치 종자 수량(‘12~’14, 식량원)
줄뿌림 열수 | 1열 | 2열 | 3열 | 4열 |
수량±표준편차 (kg/10a) | 63±15 | 71±11 | 84±9 | 96±7 |
지지식물 도복율 | 87% | 78% | 42% | 6% |
헤어리베치 성숙기 모습 |
나. 발아적온과 파종적기
헤어리베치의 발아 적정온도 범위는 15∼23℃이고 최적온도는 20℃로 알려져 있다. 안전한 다수확 재배의 기본조건은 적기파종이므로 재배지역의 파종적기내에 서 가능한 빠른 시일에 파종하는 것이 좋다. 지역별로 추천하는 파종시기는 (표 5-1)과 같다. 지형적 특성 때문에 기후 특성이 달라 파종적기를 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서리 내리기 전 헤어리베치 줄기 마디수가 6개 이상 생육이 가능한 파 종시기가 그 지역의 알맞은 파종적기이다.
다. 파종깊이와 파종량
(표 2) 지역별 헤어리베치, 트리티케일 혼파 파종적기
알맞은 파종 깊이는 1∼2㎝이다. 토양입자가 부드럽고 토양수분 함량이 적은 밭에 서는 2㎝보다 깊게 파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헤어리베치 채종을 위한 파종량은 ㏊ 당 헤어리베치 20㎏, 지지식물(트리티케일, 밀) 20㎏을 혼파하거나 교호파종하는 것을 표준으로 하고 있다.
(표 3)일찍 또는 늦게 파종할때의 불리한점
파종량의 많고 적음은 단위면적당 종자수, 1,000립중뿐만 아니라 지지식물의 도복 등에도 영향을 준다. 파종량을 적게 하면 천립중은 무거워지지만 종자수가 감소하고, 많으면 종자수는 증가하지만 천립중은 가벼워지는 동시에 도복이나 병해가 발생하기 쉽다. 다수확을 위한 각 지역의 재배 조건별 적정 파종량은 앞으로 계속 확립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거름주기
가. 밑거름
헤어리베치를 포함한 콩과작물은 인산과 칼륨 성분을 다른 작물에 비해 많이 요구한다. 헤어리베치는 근류균(C형)과 공생해 공중질소를 고정하기 때문에 질소시비를 할 필요가 없지만 지지식물의 생장을 위해 지지식물에 필요한 질소 밑거름 시비량의 75% 이하를 시용한다. 최근엔 토양 중 인산·칼륨함량이 높아지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추구하는 친환경농업 재배방법으로 전환되면서 1960∼70년대의 다수확 기준 표준시비 량보다 낮게 조정한 표준시비량을 이용하고 있다(표 5-3). 권장하는 콩과작물의 질소- 인산-칼륨 표준시비량(1,000㎡ 기준)은 성분량 기준으로 각각 3㎏-3㎏-3.4㎏이다. 콩 전용복비 2포(40㎏)를 주면 비료요구량을 충족할 수 있고 뿌리기도 편리하다.
시비량은 필지별로 토양 분석치에 의한 3요소 시비처방에 의해 결정하고 이것이 어려울 경우 표준시비량을 기준으로 시용한다(표 5-4). 양분유실량이 적고 생육 초기부터 요구도가 높은 인산과 칼륨은 보통 전량을 밑거름으로 준다. 인산은 산성토양에서는 용성인비로 주는 것이 좋으며, 인산 성분은 토양 중에서 불용태로 되는 것이 많아 퇴비와 혼합해 시용하면 비료효과가 커진다. 석회 시용은 토양산도가 6∼7이 되도록 석회 요구량 검정 결과에 따르되 대체로 농용석회를 150∼200㎏/10a 뿌려준다. 퇴비는 전량 밑거름으로 주거나 파종할 때 종자 위에 덮어주는 것이 좋다.
(표 4) 표준시비량 (단위 : kg/10a)
(표 5) 토양검정에 의한 3요소 시비량 추천식
나. 웃거름
일반적인 밭에서는 웃거름을 줄 필요가 없으나 양분유실이 심한 밭에서는 월동 후 소량의 밑거름을 줌으로써 수량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양분유실이 심해 잎 이 엷은 노란색을 띠면 ㏊(10,000㎡)당 요소비료 2포(40㎏), 염화칼륨비료 2포(40 ㎏) 이하의 양을 골 사이에 묻거나 밭 표면에 흩뿌려준다. 웃거름은 월동 후 기온 이 따뜻해 생육이 다시 시작되는 시기에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언제 생육이 시작 되는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으나 헤어리베치의 생육시작 온도는 8℃이므로 평균 기온이 8℃에 도달하는 때를 웃거름 시기로 볼 수 있다. 북부지방은 대체로 3월 상순, 중부지방은 2월 하순, 남부지방은 2월 중순경이 웃거름 주는 시기가 된다.
꿀벌의 방사
벌의 꿀 채취활동은 헤어리베치 꽃의 수정을 촉진해 꼬투리를 많이 맺히게 한다. 그중 꿀벌과 몇 종류의 호박벌(bumble bee)이 헤어리베치 꽃의 수정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어리베치는 연속해서 꽃이 피는 무한생육형이기 때문에 꽃 피는 기간 중에 지속적으로 벌의 방문이 필요하다. 따라서 헤어리베치 꽃이 피는 기간에 꿀벌을 방사함으로써 채종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꿀벌 방사 에 적합한 기간은 헤어리베치 개화기 5일 이전에 벌통을 설치하고 종자를 수확하기 전 10일까지이다. 꿀벌 방사량은 ㏊당 10개 내외의 봉군이 적당하다.
(그림 2) 헤어리베치 꿀을 만드는 과정
(그림 3) 꿀벌 방사에 의한 헤어리베치 종자수량 증대효과
잡초방제
잡초는 햇빛이나 흙속의 영양분을 탈취해 작물의 생육을 저해함으로써 수량을 감소시킨다. 이외에도 수확할 때 기계에 끼어서 작업을 어렵게 한다. 밭의 잡초는 파종 전후인 가을에 발생해 피해를 주는 것과 봄에 발생하는 것이 있다. 최근의 잡초 방제는 제초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나 헤어리베치 적용 제초제가 아직 고시돼 있지 않아서 경종적 방법으로 잡초를 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잡초 종자를 밭에 떨어뜨리지 않으면 발생하지 않으므로 헤어리베치 채종 예정지 밭을 1∼2년 잘 방제하면 잡초는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채종지 밭에 소리쟁이, 쑥, 메꽃과 같은 다년생 잡초가 있을 경우 뿌리째 캐내어 채종지 밖으로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일년생 잡초는 헤어리베치 생육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로터리 경운으로 토양에 매몰해 정리한다.
기상재해
가. 추위피해(寒害)
넓은 의미의 추위피해는 기온이 낮아짐에 따라 일어나는 작물의 여러 가지 생육장해로 언 피해, 찬바람피해, 저온장해, 서리피해 등이 있다. 언 피해와 서리피해는 합쳐 동상해(Frost injury)라고 하는데, 이는 모두 세포조직 내에 얼음이 생김으로써 입는 피해이기 때문이다.
언 피해는 저온으로 식물체 조직 내에 얼음 결정이 생겨 식물체 전부 또는 일부 조직이 얼어 죽는다. 피해 양상으로는 초기에 마른 잎이 발생하다가 추위가 지속되면 얼어 죽는 포기가 발생해 수량을 감소시킨다. 온도가 서서히 내려갈 경우 헤어리베치는 -15℃까지도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온도 변화가 급격하고 변화 폭이 클 때는 -15℃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식물체가 얼어 죽는 경우가 많다. 식물체가 어려 조직이 경화되지 않았을 때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조직 내에 얼음 결정이 발생해 원형질이 파괴되고 세포 내용물이 외부로 누출돼 죽게 된다. 어린 묘로 월동하게 되면 월동률이 떨어지는 원인인 것이다.
겨울철에 증대된 내동성은 봄이 돼 기온이 상승하면서 식물체가 차츰 연화 (dehardening)된다. 이 시기에 꽃눈기관이 형성되고 줄기가 신장하는데, 이럴 때 갑작스럽게 기온이 급강하하면 꽃눈기관이 동사하거나 불임이 발생하게 된다. 이른 봄이나 늦은 봄에 서리나 0℃ 이하의 저온에서 받는 피해를 서리피해라고 한 다. 서리는 보통 봄, 가을에 기온이 0℃ 이하일 때 수증기가 얼음, 즉 서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기가 건조한 경우 서리가 발생하지 않을 때도 있다. 추위피해는 저온에 의한 경우와 저온·서리가 동시에 닥칠 경우의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저 온만에 의한 경우보다 저온과 서리가 동시에 닥칠 경우 식물체 피해가 훨씬 크다.
추위피해 대책은 적기에 파종해 월동 전 식물체가 충분히 경화(winter-hardy)돼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물이 고여 있는 상태에서 얼면 피해가 커지므로 월동 중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골을 철저히 정비한다. 보온역할을 해줄 수 있는 볏짚이나 퇴비 등을 밭 표면에 피복시키는 것도 효과가 좋다.
나. 서릿발[霜柱]과 동상해(凍上害)
겨울에 토양의 수분이 빨리 올라와 가늘고 긴 얼음기둥 다발로 표면에 솟아난 것 을 서릿발이라고 한다. 또 토양의 수분이 지표 밑에서 얼음층을 형성해 그 압력에 의해 상층의 동결토양이 밀려 올라오는 것을 동상(凍上)이라고 한다. 서릿발은 토양수분이 60% 이상이고 지표온도는 0℃ 이하, 지중온도는 영상일 때 발생하는데 화산회토나 적토지대에서 많이 생성되고 모래토양에서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부지방의 점토질 토양에서 많이 발생한다. 동상은 토양의 동결에 의해 생기는 현상이므로 산간지방 등 추운 지역에서 적설량이 적고 토양층에 깊은 동결층이 생길 때 발생한다. 서릿발이 생성되거나 동상이 생기면 뿌리가 끊어지고 식물체가 솟구쳐 뿌리의 기계적 상해, 동해, 건조해 등을 입게 된다.
가장 좋은 대책은 적절한 깊이로 적기에 파종해 식물체가 충분한 생육으로 뿌리를 지하로 굳건히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골을 철저히 정비하고, 보온용으로 볏짚이나 퇴비 등을 밭 표면에 피복하는 것도 효과가 좋다. 서릿발에 의해 뿌리가 들떴을 때는 진압을 해주거나 흙을 넣어 들뜬 뿌리를 토양에 고착시키면 월동률이 향상돼 채종량이 증가한다. 적기에 파종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늦어질 경우 헤어리베치와 맥류(밀, 트리티케일)를 혼합해 점파하면 맥류 몸체가 어린 헤어리베치 식물체를 덮어줌으로써 서리 피해를 줄여 월동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 건조해(乾燥害)
가뭄이 들면 토양수분 부족으로 생육이 저해되고 심하면 말라 죽는데 이를 건조해(乾燥害)라고 한다. 월동기에 동결층이 깊게 형성되면 식물체에 수분공급이 차단된다. 따뜻한 날에는 지표 부근과 식물체가 녹아서 수분이 증발돼 수분부족을 일으켜 식물체가 건조해를 받게 된다. 이러한 피해는 주로 월동 직후에 기온이 높고 공기가 건조해 토양수분의 증발이 심할 때 발생한다. 건조해의 대책은 위에서 기술한 서릿발 피해 대책과 동일하다.
라. 습해(濕害)
헤어리베치 생육기간 중 비가 자주 오거나 이른 봄 토양의 동결층과 쌓여 있는 눈이 기온상승으로 녹으면 지하 동결층 때문에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기온이 낮아서 증발도 적으므로 배수가 불량한 밭에서 습해를 받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배수가 불량한 밭에서는 이랑을 세워 파종하거나 지하배수를 꾀해 배수를 조장한다. 객토, 유기물, 토양개량제를 사용해 지반을 높이고 토성을 개량하며 입단형성을 조장해 토양 통기를 좋게 한다. 휴립 세조파해 배수를 양호하게 하고 평면 세조파로 파종하더라도 2∼4m 간격으로 배수구를 설치하고 정비를 철저히 한다.
마. 가뭄피해
가뭄은 강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연중 강수량 분포로 볼 때 생육이 왕성해지기 시작하는 시기와 수확기까지인 4∼6월, 파종기 및 생육초기인 10 ∼12월에 가뭄피해 가능성이 높다. 가뭄은 연차 간 발생차이가 심하고 해에 따라 서는 겨울철 추위피해까지 복합적으로 발생해 심한 피해를 주기도 한다.
가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가물 때 물주기를 하는 것이다. 국지적으로는 자연 조건을 활용한 물주기 작업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막대한 시설비 투자를 필요로 한다. 가뭄 대책으로는 충분히 관수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럴 여건이 못 되면 토양표면을 긁어줌으로써 모세관을 차단하거나 유기물의 피복, 토입, 답압 작업 등으로 수분증발을 억제시켜 피해를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
바. 쓰러짐 피해와 방지대책
헤어리베치 채종재배 시 지지식물로 이용하는 맥류(트리티케일, 밀)의 쓰러짐은 일반적으로 출수기를 전후해 비바람에 의해 일어나기 시작한다. 지 상부가 쓰러지면 잎과 줄기가 엉켜 광합성이 감퇴되고 줄기, 뿌리 등의 상처 로 말미암아 호흡이 증대해 저장양분의 소모가 커지며 뿌리나 잎으로부터 종자로의 양분이동이 감소해 종자 수량과 품질을 떨어뜨린다. 지지식물의 쓰러짐이 심해 꽃자루(화통)가 땅에 닿거나 잎과 줄기에 덮여 햇빛이 차단되면 꼬투리가 부패되거나 떨어져 종자 수량에 결정적인 손실을 입게 된다. 쓰러짐에 의한 수량감소는 40∼50% 정도이다. 수확작업도 불편 해 기계수확 시 손실이 많고 작업시간도 많이 걸리는 등 불리하다. 대책은 키가 작고 줄기가 충실해 쓰러짐 저항력이 강한 지지식물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헤어리베치 지지식물로 적합한 밀 품종으로는 금강밀, 조은밀, 올밀이 좋다. 지지식물은 다소 깊이 파종하는 것이 밑동을 잘 지탱하게 돼 쓰러짐에 강해진다. 너무 얕게 파종하면 관근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해 잘 쓰러진다. 지지식물이 과도하게 밀파돼 수광량이 적어지면 뿌리와 대가 연약해져서 쓰러짐이 조장된다. 질소비료를 많이 주면 이삭길이, 이삭수, 이삭무게가 증가해 쉽게 쓰러지게 된다.
사. 비 피해
헤어리베치 채종 수확시기인 6월 하순은 장마 등으로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비 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비가 자주 내리면 곰팡이병이 발생하고 수발아(이삭싹나기) 피해를 보거나 쓰러짐이 발생한다. 배수가 불량해 뿌리나 잎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피해를 입으면 병이 만연해 종자가 부패하기 쉽고 일조량이 적어져 1,000립중이 감소해 수량이 떨어지고, 이삭싹나기가 일어나 발아율이 저하되고 수확작업에 지장을 초래한다.
대책으로는 배수로를 철저히 정비해 많은 비가 오더라도 쉽게 물이 빠지도록 한다. 지지식물로 이용하는 트리티케일과 밀의 경우 출수 20일 후 0.5∼1.0%의 MH를 10a당 90L 정도 살포하면 이삭싹나기 억제효과가 크다. 성숙기에 작물건조제를 살포해 수확을 조기 유도하거나 수확가능 시기가 되면 수확하는 재배적인 대책도 효과적이다.
아. 고온피해
겨울에 재배하는 작물에서 고온피해가 발생하는 시기는 주로 5∼6월경인데 이 기간에 우리나라 기상은 강우가 많고 온도가 높아 등숙에 불리하며 품질은 물론 수 량 감소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인해 생리장해와 풋마름병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4) 지지식물과 헤어리베치가 쓰러져 있는 모습
(그림 5) 지지식물의 쓰러짐(도복)에 따른 수량 감수율(2009, 식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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