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깨의 기원과 분류
우리나라의 재배내력
들깨는 식물분류학상 꿀풀과(脣形科;Laviatae)에 속하는 1년생 초본으로 동 부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로 인도, 한국 및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예로부터 재배 되어온 기름작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농서인 농사직설(農事直說, 1429)에서 는 이미 들깨를 유마(油麻), 수임자(水荏子)로 기록하였으며 그 후 농가집성(農家集成, 1665), 색경(穡經, 1676), 해동농서(海東農書, 1798~1799), 임원경 제지(林園經濟志, 1842~1845) 등에는 임(荏)으로, 산림경제(山林經濟, 1766), 농가요결(農家要訣, 1700), 후생록(厚生錄, 1767) 등에서는 수소마(水蘇麻)로 기록되어 있으며 재배법은 후대로 내려올수록 다소 추가되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임원경제지(1842~1845)에서는 소계임(蘇桂荏), 수소마 등 들깨품종도 나타나고 있다. 들깨의 명칭은 고어로 깨(듧□ㅅ개)이었는데 이보다 늦게 전래 된 참깨로 인하여 들(野)자가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들깨는 쓰임새도 다양하여 식용기름, 등화용 이외에 잎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를 가축들이 싫어하여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밭 둘레에 심거나 기상재해로 소득 작물 재배가 어려울 때 대파작물(代播作物)로 이용됐다.
들깨를 종실뿐 아니라 신선 잎채소로 이용하는 양이 많이 증가하고 있으며 들깨기름에 들어있는 a-리놀렌산이 DHA, EPA 등과 같은 오메가-3 지방산으로 서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과 학습능력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들깨를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의 원료 및 사료로 이용되는 등 새로운 소득 작물로 소비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들깨와 같은 과(科)로 근연관계에 있는 차조기는 약용 또는 색소용 식 물로서 오래전부터 재배했다. 차조기에 대하여 기록한 고농서와 명칭도 많다. 색경에는 임료(荏蓼) 또는 소자(蘇子)로서 차조기를 설명하고 있고 해동농서, 행포지, 임원경제지에서는 자소(紫蘇)로 다루고 있다. 차조기의 잎은 진한 자주 색을 비롯하여 녹색, 보라색 등 다양하며 향기 또한, 들깨와 매우 다르다. 쓰임새는 천식, 해독제, 해열제 등의 약용과 anthocyanin을 이용한 적색착색용, 잎과 종실을 이용한 식용 등으로 다양하다.
들깨속의 분류
가. 재배적인 분류
들깨를 재배적인 실용 면에서 종실의 크기에 따라 천립중이 2.5g내외인 소립 종, 3.5g내외인 중립종 ,5g이상인 대립종으로 구분하고, 종피색에 따라 백색종, 회색종, 갈색종으로 구분하고, 줄기 색에 따라 적경종과 청경종으로 구분한다.
나. 생태형 및 성숙기에 따른 분류
들깨를 초형 및 성숙기 등에 따라서 아래와 같이 A형·B형·C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① A형(장간만생다분지형) : 이 형에 속하는 것은 난지에서 많이 재배되는 품종 들이며, 일반적으로 숙기가 늦으며 화방군수가 많다.
② B형(중생중간종) : A형보다 분지의 발달은 왕성한 편이나, 화방군수가 적고, 숙기는 중간에 속하는데 대부분이 남부내륙 및 중부지방에서 재배되고 있다.
③ C형 (조생단간다분지형) : B형보다 경장이 짧고, 분지수가 많으며, 숙기는 일반적으로 빠르다. 이 형은 중부내륙지방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다. 식물학적 분류
Perilla속의 종분류는 분류학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4종 1 변종으로 분류한 다. 재배종인 Perilla frutescens var. frutescens (들깨) 와 Perilla frutescens var. crispa(차조기) 는 서로 변종의 관계로서 염색체가 2n = 40이며, 야생종으로는 Perilla citriodora, P. hirtella, P. setoyensis가 있으며 모두 2n=20의 염색체를 가진다. 그러나 차조기 의 형태적 특성은 다양하여 1종으로 표현할 수 없고 P. f. Brit. var. acutakudo(차조 기), P. f. var. Brit. crispa Hand.-Mazz. f. atropurpurea(주름차조기), P. f. Brit. var. japonia Hara. for. discolor Makino(앞푸른차조기), P. f Brit. var. viridis Makino(푸른 차조기), P. f Brit. var. crispa Hand.-Mazz.(푸른주름차조기)로 5변종으로 구분되며 들깨는 P. f. Brit. var. japonia Hara로 표현되고 있다
<그림 1-1> 들깨 및 차조기 종류
2. 국내외 재배현황
생산현황
가. 세계 생산
들깨는 광지역성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하여 인도, 미국 등지에서도 재배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재배규모와 생산현황에 관한 공식적인 통계자료는 없는 실정이며, 예로부터 참깨와 달리 들깨는 그 독특한 향취로 중국의 조선족 을 비롯한 한민족만이 이용하여온 고유작물로서 수입이 자유화된 `94년 이전까지는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없었다. 무역통계에 의하면 들깨 수입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13년 중국으로부터 3만 톤 정도 수입되어, 중국의 들깨 재배면 적은 3.5만 ha로 추정된다.
나. 국내 생산
들깨의 재배형태가 농가의 자가소비 위주로 재배되던 70년대는 재배면적이 약 1만ha에 불과하였고 10a당 수량도 55kg으로 낮았으나 80년대 중반 육묘이 식 재배기술이 확립되면서 재배면적이 2배 이상 증가하고 10a당 수량도 70kg 을 넘어서게 되어 자가소비 이외에 부분판매 형태로 바뀌었으며, 92년에는 재배면적이 약 5만ha에 이르렀다. 그러나 수입 개방화로 인하여 외국들깨의 도입으로 재배면적이 다소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들깨의 용도가 다양화되고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시장판매를 목적으로 하여 농가재배규모도 대형화되는 추세이며, 2013년 현재 들깨 재배면 적은 약 3만ha로 전체 작물면적의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종실의 10a당 평균수 량도 95kg으로 증가하여 국내의 생산량은 3만 톤에 달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지역별로는 충남이 5천 6백ha에서 6.2천 톤이 생산되어 전국에서 가장 많으며 경기, 강원, 충북 등도 재배면적이 4천ha 이상 되는 주요 재배지역이다.
<표 1-1> 연도별 들깨 재배 및 생산현황 (농식품부)
잎들깨 생산현황
가. 재배면적
잎들깨는 재배면적이나 생산량에 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으나, 전국 약 900ha정도로 추산되며, 노지재배가 약 300ha로 추산된다. 금산과 밀양이 각 300ha정도로 전국 재배면적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그 외 남양주, 광양, 곡성, 부산, 경산, 대구 등 재배 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최근 고소득 작물로 알려지면서 옥천, 논산을 비롯한 전국 여러 지역에서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나. 소득분석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잎들깨의 소득을 분석하면 10a당 조수 입은 2,308만 609원이며, 생산비는 820만 3,625원으로 소득은 1,488만 984 원이었다. 소득률은 평균 64.4%로 나타났다. 다른 시설 재배 작물과 비교해보 면 오이, 고추, 딸기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엽채류인 상추보다 약 70%의 높은 소득을 나타내었다.
<표 1-2> 잎들깨 소득분석
* 2012, 농촌진흥청 소득분석자료집, 10a 기준
<표 1-3> 다른 작물과의 소득 비교
* 2012, 농촌진흥청 소득분석자료집, 10a 기준
3. 형태적 특성과 환경과 생육
1) 형태적 특성
줄기
들깨의 줄기는 다각형으로 털이 많이 나 있으며 줄기 색은 보통 녹색을 띄나 자주색인 품종도 있다. 줄기의 굵기는 18mm 내외이며 마디사이의 길이는 10cm 정도이다. 경장은 짧은 것은 60~70cm이고, 보통은 1.5~1.6m 내외이나 영양생장기간이 길어질 경우엔 2m 이상 자라기도 한다. 마디 수는 15개 내외이며 원줄기에 22~26개의 1차 분지가 대생하며 분지길이는 짧은 것은 40cm, 중간 것은 1m, 긴 것은 1.4m 정도 되며 1차 분지에서 발생하는 2차 분지는 1차 분지 당 12개 정도이며 분지길이는 15~60cm 내외이다.
잎
잎은 마디마다 두 개씩 마주 붙어나고, 잎 모양은 심장형 또는 피침형이며 잎 면에는 털이 있다. 잎자루는 길고 끝이 예리하고 잎둘레는 톱니모양이다. 빛깔은 보통 녹색을 띄지만 뒷면이 자색인 것과 표면의 잎맥이 자색인 것도 있다.
들깨의 신선한 잎에는 페릴라케톤(perilla ketone), 페릴라알데하이드(perilla aldehyde), 리모넨(limonene)과 같은 식물성 정유성분이 0.3~0.8%나 들어 있어서 들깨 특유의 향취를 낸다. 종실용 품종의 장폭비는 1.4~1.6이며 잎 전용 품종은 1.1~1.2 정도로 둥근 심장형에 가깝다. 신선한 잎 1매의 면적은 종실용 품종은 80㎠, 잎 전용품종은 100㎠로 넓다.
꽃
원줄기와 가지의 선단 또는 각 엽액에서 화수가 생겨 계속해서 꽃이 피는 무한화서(無限花序)로 총상화수를 이룬다. 개화는 화수의 아랫부분부터 위로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화수당 개화기간은 10일 정도 소요된다. 화수(花穗)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아서 원줄기의 것은 15cm 이상으로 약 40개 정도의 꽃이 착생하고, 1차 분지의 화수는 5cm 내외로 20개 정도 꽃이 착생된다.
꽃부리(花冠)는 작고 백색이며, 끝이 4열로 되어 있는데 위의 것은 짧고 밑의 것은 길다. 꽃받침은 녹색으로 그 선단이 5열로 갈라져 있다. 수술은 4개인데, 그중 2개만 현저히 발달하는 2강 웅예이고, 암술은 1개이며 암술머리는 2분 되어 있다. 꽃색은 보통 흰색이나 분홍색을 띄는 것도 있다. 제꽃가루받이(自家受精)를 원칙으로 하며 정상적인 꼬투리에는 4립의 종실이 들어 있다.
종실
종실은 둥글며 종피색은 회백색에서 진한갈색까지 다양하다. 표면은 윤기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고, 종피에 그물모양으로 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1,000립의 무게는 1.5~7.0g으로 다양하며, 대립종은 길이가 2.5mm에 너비가 2.3mm 정도이고, 소립종은 길이가 1mm가량이다. 종피 비율은 암갈색종이 27%, 연갈색종이 41%, 연회색종이 32% 정도이다. 종실에는 35~45%의 기름과 불포화도가 높은 리놀렌산이 63% 정도 함유되어 있어 상온에 저장할 경우 발아력이 쉽게 떨어지며 품종에 따라 1~3개월의 휴면기간을 거치기도 한다.
2. 환경과 생육
들깨는 인도, 부탄 등 저위도 지역에서부터 무상기간이 짧은 중국연변 등의 고위도 지역까지 재배되고 있는 광지역성 작물로서 생육온도가 10~15℃ 사이에서는 광합성 속도가 거의 변화가 없고 20℃에서 최대에 이르며 25℃ 이상의 온도에서는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들깨의 생육적온은 20℃ 전후로 벼, 옥수수 등 다른 여름작물에 비해 낮으며, 온도에 대한 반응은 매우 둔감한 반면, 광량에는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여 약 5,000 Lux인 광보상점으로 부터 광포화점인 120,000 Lux 정도까지는 광량이 증가함에 따라 광합성 속도가 직선적으로 증가하며 한여름의 고온기에 일사량이 많은 환경에서도 높은 생장속도를 유지한다. 일반적으로 들깨의 평균 생육기간은 130일로서 적산온도 2,860℃, 강수량 625mm, 일조시간 772시간 내외가 적정한 생육환경이다.
<표 2-1> 들깨의 적정 생육환경
일장
들깨는 전형적인 단일성 작물로서 일장에 대한 반응이 매우 예민하며 개화한 계일장은 15시간이다. 파종은 5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약 90일간의 차이를 두더라도 개화기의 차이는 크지 않다. 일장에 대한 감응은 유묘의 출현 이후부터 받으며 생육이 진전될수록 더욱 민감해진다. 대개 우리나라에서는 파종기의 빠르고 늦음에 관계없이 일장이 짧아지는 8월 20일경이면 영양생장이 중지되고 생식생장기로 들어가는데 자연 일장조건에서 조생종은 8월 상순에 중생종은 9월 상순에 만생종은 9월 하순경에 개화하고 잎들깨 품종은 만생종에 속한다.
수분
“들깨모는 석 달 열흘 가뭄에도 침 세 번만 뱉고 심어도 산다.”는 농사속담처럼 들깨는 내건성이 강해서 가뭄이 심해도 생육에 큰 장해를 받지 않아 예부터 경제작물의 파종이 곤란할 때 대파작물(代播作物)로 많이 이용됐다. 타 작물보다 수분요구도가 적어 지나치게 습한 경우 도장하기 쉽고 결실이 불량하게 되어 품질이 떨어지므로 생육 중에는 배수에 유의하여야 한다.
토양
들깨는 파종기 이동 폭이 넓으며 척박지, 산성토, 개간지, 인산결핍 토양 등 불량환경에서도 다른 작물보다 재배적응력이 높은 편이나 지나치게 습하거나 비옥한 토양에서는 결실불량 또는 지나친 영양생장으로 쓰러지기 쉬우므로 배수가 비교적 잘 되는 사질양토 또는 양토가 적합한 토양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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