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15) - 수확 후 관리의 필요성과 기능

가. 수확 후 관리의 필요성

 

농산물이나 농산 가공식품에 대한 최근 소비자들은 고품질(모양, 맛, 신선도 등), 안전성, 건강 기능성 등을 갖춘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따라서 생산 농민, 저장, 가공, 유통업자들은 다음 단계의 이용자에게 양도할 때까지 최고의 품질이 유지되도록 관리하여야 제값을 받아 소득이나 이윤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가공식품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은 수확 후에도 호흡 등 계속되는 생명현상에 의한 생리적 손실과 수확, 수송, 저장, 유통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초래되는 기계적 손실을 피할 수가 없다. 따라서 수확 직후부터 소비될 때까지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생리적 현상의 특성과 원리, 외적 환경의 영향, 손실요인에 대한 대책 등 수확 후 관리(postharvest)의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또, 수확기의 홍수출하나 과잉생산을 조절하여 가격폭락을 방지하기 위해서 저장, 가공기술이 계속 개선되어야 하고 수출농업으로 비약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농업상품 생산을 위한 재배기술은 물론 신선도 유지 및 출하기술의 계속적인 연구개발과 적극적인 실천이 요구되는 바이다.

고구마는 수분이 많으며 표피가 연하고 엷어 상처받기 쉽고 수확 후 호흡열이 많아 건조나 큐어링이 필요하다. 또 저온에 노출되면 냉해를 받아 부패하게 되며 포장에서 감염된 병이나 저장성 병에 의해서 부패되기도 한다. 무거워 수송이 어렵고 저장조건도 까다로워 수확 후 관리가 매우 어려운 작물 중의 하나이다. 찐 고구마용(자저용 煮藷用), 생식용, 전분용, 가공용, 색소용, 잎자루채소용 고구마 등 용도별로 구분할 때 수확 후 관리가 가장 필요한 것은 찐 고구마용과 생식용이다. 아무리 품질 좋은 고구마를 가꾸었다 하여도 수확시기, 수확방법, 수집용기, 수송, 건조나 큐어링, 저장, 저장고 관리, 포장, 출하방법 등의 적합성 여부에 따라 상품성과 손실률이 크게 좌우되므로 관리에 유의하여야 한다.

최근 식용고구마 전업농가들은 훌륭한 저장고를 짓고 수확 후 생리에 맞는 관리로 고구마의 연중 유통출하에 기여하고 있으며, 국내 고구마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농산품 품질향상을 위해서 수확 후 관리 작업은 상업농시대의 제2의 생산 활동으로서 제1의 생산 활동 못지않게 중요하다.

나. 수확 후 관리의 기능

 

쌀이나 보리 등 곡류는 대체로 한 계절에 일시적으로 수확되어 연중 소비되므로 일정 수분함량 이하로 건조시켜서 오래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 유통시키고 있으나, 채소나 서류, 과일 등은 수확 후 단기간에 부패가 일어나므로 보다 효율적인 저장유통기술로 수확 후 손실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농산물은 품목마다 각기 다른 저장 특성을 지니고 있고 생산지와 소비지의 차이와 시장변동에 따른 가격의 진폭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저장유통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적절한 수확 후 관리기술의 확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1) 고구마 상품성 향상의 토대마련

 

고구마를 예로 들어보면 품질과 식미의 변동요인으로는 수확 전 영향인자(품종, 성숙도, 기상, 시비조건, 토성, 재식밀도, 수확시기, 수확방법 등)와 수확후의 영향인자(수집 및 수송, 큐어링 여부, 소비방법 등)가 있다(그림5-1). 이러한 영향인자에 대한 영향의 정도를 분석하여 고품질 고구마를 생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2) 제 2의 생산 유도

 

농산물은 수확 전 고품질 생산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수확 후 손실률을 최소로 하는 기술개발이 잘 이루어진다면 수확 후「제2의 생산」을 유도해 낼 수 있다. 고구마는 저장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저장 중에 자연감모, 부패 등 10~50%가 손실되고 있다.

 

(3) 고구마 관련 산업의 발전

 

농산물의 생산은 계절적 제약을 받고, 또한 홍수출하에 의해 시장가격이 불안정하다. 따라서 이에 적절한 저장 가공을 하면 이용하는 기간을 연장할 뿐 아니라 지역범위를 확대하여 이용도를 높임으로써 이와 관련된 식품산업 등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4) 농업경영의 한 분야로서의 역할

 

농업의 주요부분인 육종 → 재배 → 수확 → 저장 → 유통의 한 축으로서 농업경영의 일환으로 고구마 재배농가의 소득증대 차원에서 그 이점은 ① 농가 잉여 또는 영세 노동력을 활용 ② 농산물 가격의 안정 ③ 자급자족의 제품은 농가의 지출을 경감 ④ 농산 부산물의 이용도 증진 ⑤ 식생활개선으로 농가의 생활 향상 등이다.

 

다. 농산물 수확 후 관리의 중요성

 

우리의 기본 식품인 농산물은 1년 내내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토양, 기후, 재배환경 및 지역에 따라 달라서 어느 일정한 시기에만 생산이 가능하다. 그 뿐만 아니라 그 생산량도 항상 일정치 않아 풍작이 드는 해도 있고, 흉작이 드는 해도 있어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이를 저장이나 가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우리 인류의 식품 이용 상태를 보면 과일과 같이 생체를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농산물은 직접 식용하지 못하고 조리 또는 가공하여 이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조리가공 처리는 저장수단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농산물을 안전하게 저장하려면 수확 시의 신선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하여 전처리와 적정 저장조건 유지, 포장 또는 유통기술 개선 등의 방법으로 수확 후 소비까지 고품질을 유지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저장기술을 개발 보급해야 한다. 농산물 수확 후 관리기술의 중요성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농업적 측면

 

육종·재배된 생산물의 최종 부가가치 제고 및 육종 → 재배 → 수확 → 저장 → 유통에 이르는 작목 연구개발의 큰 축으로서 농업생산물의 수확 후 선도유지 및 유통의 합리화를 유도한다.

 

(2) 농산물 관리적 측면

 

농산물 수확 후 일관 관리시스템 개발에 의한 손실률 경감으로 신선 농산물 수확후 폐기율을 줄이고 환경오염 방지 및 부가가치를 높이며, 선도유지기술 개발로 신선 농산물의 안전 공급과 홍수출하를 억제한다.

 

(3) 공익적 측면

 

국가품종등록 가부결정에 필요한 품질특성을 판정하고, 고품질 농산물 육종을 위한 품질기준을 제시하며, 유통단계별 품질변화를 추적하여 최적유통조건을 형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