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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을 태풍은 세력의 강약을 떠나 언제나 자잘한 아픔을 안겨준다. 점점 세력을 키워 온 태풍 "차바"는 10월의 태풍치고는 너무나 강력한 흔적을 남기고 지나갔다.
파프리카는 이랑이 거의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고추는 바람을 못 이겨 포기 전체가 쓰러진 게 많은데 파프리카는 상대적으로 열매의 무게가 무겁다 보니 가지가 대부분 부러졌다. 당분간 풋파프리카 실컷 먹게 생겼다. 토마토, 가지야 뭐 어차피 끝물이었다고 위로해야 할 판.
브로콜리는 대부분 쓰러졌고, 배추는 뿌리가 흔들려 땅밖으로 솟아나왔다. 배추 뿌리가 이렇게 심하게 흔들린 건 처음 본다. 무, 쪽파도 꼴이 말이 아니다. 지금까지 텃밭을 돌아다니던 두더지 행패에 분노했더랬는데 "차바"가 남긴 흔적에 비하면 그건 뭐 차라리 애교 수준이던 셈. 올 김장농사는 이래저래 힘들다.
푸른 잎들이 떨어져 나가 처참한 몰골을 한 채 휑한 속살을 드러낸 참다래나무 줄기를 보니 내 마음도 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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