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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뙤약볕 속의 토마토 - 잿빛곰팡이병은 극복했으나...

by 내오랜꿈 2016.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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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토마토가 넘쳐난다. 이십여 일 전만 하더라도 빨리 좀 익어라고 주문을 외웠더랬는데, 이제는 삽십여 포기에서 쏟아지는 토마토를 어떻게 다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할 지경이다. 아침마다 토마토주스나 토마토에그스크램블로 밥을 대신하고, 때때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어도 바구니에 자꾸만 쌓여간다. 조만간 스파게티용 페이스트를 만들어 보관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야할 거 같다.

 

 

 

 

 

 

▲ 잿빛곰팡이병을 극복한 텃밭의 토마토

 

지금 텃밭에 자라는 토마토를 보고 있으면 날씨가 농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절대적인가 하는 걸 새삼 느끼게 만든다. 6월 날씨가 다소 선선하고 습했던 까닭에 6월 말부터 대부분의 포기에서 토마토 잿빛곰팡이병 감염 증세가 나타났었다. 이러다가 올해 토마토 키우기는 망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다행히도 지금은 모든 포기가 잿빛곰팡이병은 극복한 것 같다. 7월 들어 온도가 올라가고 비도 잦아든 데다가 과산화수소수나 식초, 베이킹파우더 희석액을 몇 번 뿌려주었더니 병원균이 거의 자취를 감춘 거 같다. 반면에 풋마름병 증상에 감염된 5포기는 끝내 고사해 버렸다.

 

 

잿빛곰팡이병과 풋마름병의 병원균은 온도조건에 관한 한 서로 상극의 관계다. 잿빛곰팡이병의 병원균은 10~20℃에서 포자 형성이 가장 활발한 저온성 세균이고, 풋마름병의 병원균은 생육 적온이 35~37℃일 정도로 30℃ 이상의 고온에서 활발히 증식하는 고온성 세균인 것. 똑같이 습한 조건에서 발병하는 병이긴 하지만 온도 조건은 이렇듯 상반된다. 그러다 보니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잿빛곰팡이병은 어느 정도 극복했지만 풋마름병 감염을 이겨낼 수가 없었던 것. 하기사 토마토 풋마름병은 한 번 감염되면 거의 치유하기가 불가능하다. 예방만이 최선의 방제책인 것. 풋마름병 피해가 다섯 포기에서 그칠지 더 늘어날지는 앞으로의 날씨에 달렸다.

 

 

 

 

 

▲ 토마토 스파게티와 에그스크램블.

 

이곳은 봄부터 하늘을 원망할 정도로 비가 잦았는데 열흘 전부터 갑자기 비가 사라져 버렸다. 애초에 기상청 예보에는 이번 주말에도 비가 오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었으나 어제부터 슬그머니 우산 표시가 사라졌다. 더불에 8월 초까지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뙤약볕 날씨를 예보하고 있다. 이번 장마기간에 기상청 예보가 엉터리니 어쩌니 하는 논란이 많지만 적어도 내가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는 이번 여름 기상청 예보는 별로 틀린 적이 없었다. 만약 지금까지와 같이 기상청 예보가 틀리지 않는다면 이것도 재앙 수준이다. 이 불볕 더위에 20일 이상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텃밭작물들이 제대로 생육하기가 힘들기 때문. 이번 주말 상황을 보아가며 인위적인 수분 공급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거 같다.

 

 

 

 

 

 

 

▲ 파프리카도 하나둘 익어가기 시작한다.

 

대규모 시설농사가 아닌 이상 농사는 뭐니뭐니해도 자연 조건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자연순환 유기농은 더더욱 그렇다. 모든 악조건을 최대한 스스로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히 키우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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