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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생태환경

일 년에 5~6번 수확하는 곤드레나물...

by 내오랜꿈 2016.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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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 취나물을 재배하던 농가들이 곤드레나물(정식 명칭은 '고려엉겅퀴'다) 재배로 갈아타고 있다. 이유야 명확하다. 잘 팔리기 때문이다. 곤드레나물 하면 아직도 강원도 정선이나 태백 같은 고랭지에서 채취하거나 키우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고랭지 재배도 하고 있지만 이곳 남도 들녘의 평지 재배와 '생산성'(?)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곤드레나물과 수확 모습. 봄 파종의 경우 첫 수확까지는 50~60일 정도 걸리지만 그 뒤로는 30~40일 만에 한 번씩 수확한다.

 

이곳에서 재배하는 곤드레나물은 가을파종을 할 수도 있고 봄파종을 할 수도 있다. 봄파종의 경우 3월 말이나 4월 초에 파종하면 50~60일 정도 지나 첫수확을 할 수 있다. 그 뒤로는 12월 초까지 30일 간격으로 수확한다. 그리고 그대로 월동시켜 이듬해 봄에 2번 수확한 뒤 갈아엎고 벼농사를 짓는다. 논 재배의 경우 한 번 파종으로 5~6번을 수확하는 셈이다. 논이 아니라 밭 재배의 경우 그대로 월동시켜 2년 동안 재배하기도 한다. 따뜻한 남도 바닷가이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2년째는 아무래도 좀 억세지만 삶아서 건조한 뒤 건곤드레로 상품화되니까 소비자들이 알 리가 없다. 그래도 좀 양심적인 농가는 해마다 봄파종을 한다.

 

 

 

 

 

 

 

 

일 년에 5~6번이나 수확하는 곤드레나물 재배. 비결은 물론 비료다. 곤드레나물을 수확한 들판은 휑하다. 이 휑한 들녘에 요소비료가 뿌려지고 스프링 쿨러가 돌아간다. 그리고 가끔씩 농약도 곁들여진다. 텃밭에서 취나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취나 곤드레의 경우 늦은 봄부터는 벌레들이 잎사귀를 갉아먹는다. 텃밭재배에서야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하고 키우지만 전업농가에서 그걸 그냥 두고볼 리가 없다. 수확하고, 화학비료 뿌리고, 스프링쿨러 돌아가고, 농약치고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남도의 평지재배일 경우니까 강원도 같은 고랭지 재배 곤드레나물도 이와 같을 것이라고 유추하지는 마시기 바란다. 내가 알기에 7~800미터 고랭지의 경우 약을 안 쳐도 벌레들이 안 생긴다고 알고 있는데 대량재배도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다. 각자 알아서들 판단하시라.

 

지금 세상은 모든 게 상품이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세상이기도 하지만 곤드레나물 같은 웰빙 상품류의 경우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이다.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 비료와 농약과 스프링쿨러가 동원되어 한 달에 한 번씩 수확 가능한 곤드레나물, 취나물 재배 방법이 일상화되는 것이고. '웰빙'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 속에서 찾아야지 마트에 진열된 상품을 고르면서 '웰빙'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어불성설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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