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과와 열매솎기
(1) 알맞은 착과 위치
잎 면적과 착과 마디는 과실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당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잎을 몇 장 남길 것인가, 어느 위치에 착과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상품성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이는 품종의 특성과 재배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고, 또 재배 환경이 같더라도 생육 상태, 즉 식물체 세력에 따라 다르다. 한 포기에 과실 한 개를 수확하는 온실 멜론의 세워 키우기는 21∼22 절에서 순지르기를 하고, 11∼13절 사이에 착과시키는 것이 표준이지만 잎의 크기나 마디 길이에 따라 조절이 필요하다. 즉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는 착과 마디를 높이고 생육이 왕성한 여름철에는 조금 낮추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착과 위치를 기준으로 위의 잎 수, 즉 상부의 잎 면적이 많으면 당도가 높고 네트 발현이 우수한 반면 아래의 잎 면적이 많으면 과실이 크지만 길어지거나 네트가 엉성하며 당도도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상품성이 있는 과실을 생산하려면 착과 마디 위에 적어도 10장의 잎을 남겨야 한다.
이러한 과실 비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과실이 큰 품종은 착과 마디를 낮추어 당도 상승에 중점을 두고, 과실이 작은 품종은 착과 마디를 높여서 과실의 크기가 상품 규격에 도달하도록 해야 하며, 한 포기에 과실을 한개 이상 수확할 때는 과실도 작고 당도도 낮아지므로 순지르기 마디를 높이거나 착과 마디보다 위에 곁가지 일부를 남겨서 잎 면적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2) 착과 방법
착과 방법에는 인공 교배, 벌 교배, 생장 조정제 사용 등이 있으나 네트 멜론은 생장 조정제만으로 착과시키면 당도가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므로 수꽃을 따서 화분을 묻혀 주는 인공 수분을 하거나 벌 등의 매개 곤충을 이용하여 수정시키는 것이 좋으며 착과 불량이 예상될 때 생장 조정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가) 인공 교배
멜론은 고온성 작물이기 때문에 밤 최저 온도가 15℃ 이하가 되면 꽃이 충분히 피지 않고 화분이 나오지 않으므로 시설 내 온도가 충분히 상승한 후 꽃잎이 완전히 펴진 수꽃의 화분을 확인한 후에 교배를 시작한다. 교배 시간이 늦으면 암술에서 진액이 나와 수정이 되지 않으므로 오전 중에 수분을 마치는 것이 좋다. 교배가 끝나면 교배 라벨을 달거나 잎에 매직펜 등으로 교배일을 표시하여 수확기 결정에 참고로 한다.
(나) 벌 이용 수정법
개화기에 꿀벌을 이용하면 자연적으로 수정이 되고 발효과의 발생이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다. 벌은 15℃ 이상이 되어야 활동하고 활동 적온은 20℃ 전후이므로 온도만 조절할 수 있으면 매우 좋은 착과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고온이 되면 활동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폐사하므로 하우스 입구의 시원한 곳에 벌통을 놓아 아침 또는 오후의 알맞은 온도 시간대에 활동하도록 하며 벌통을 넣어두는 기간에는 지나친 고온이 되지 않도록 유의한다.
(다) 생장 조정제(착과제)의 처리
· 착과 원리: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묻혀주면 씨방 내부에서 수정이 이루어지고 이 수정 자극에 의하여 발생하는 생장 조정 물질에 의해 세포의 분열이 왕성히 이루어지고 과실이 자란다. 생장조정제의 처리 원리는 수정할 때 발생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하는 물질을 인위적으로 공급하여 과실이 떨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므로 이런 생장 조정 물질을 착과제라고도 부른다.
· 사용의 필요성 : 생장 조정제는 인공교배나 벌을 이용하여도 착과시키기 어려울 때 사용한다. ① 교배 전에 영양생장이 지나쳐서 암꽃의 발육이 빈약한 경우. ② 교배 기간에 흐린 날씨나 비가 며칠 동안 계속될 때. ③ 이상 한파로 10℃ 이하의 밤 온도가 긴 시간 지속된 때. ④ 개화 전의 꽃봉오리가 약해를 입었을 때. ⑤ 공중 습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꽃 속에 물방울이 맺힐 때. ⑥ 지나친 고온(35℃ 이상)이 계속되어 암꽃의 임성이 떨어질 때에 적절히 생장 조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착과율을 높일 수 있다.
· 착과제의 종류 : 멜론의 착과에 효과가 있는 생장 조정제의 종류는 토마토톤(4-CPA), 벤질아데닌(BA, 벤질아미노퓨린), 풀메트(CPPU, KT-30, 포클로훼누론) 등이 있으나 풀메트 액제 100배액을 멜론 자방에 도포해 주는 것이 착과 효과도 좋고 또 안전하다. 무네트 멜론에서 지베렐린(GA)은 착과 효과보다는 토마토톤이 잘 묻도록 하는 전착제의 역할과 비대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므로 지베렐린 한 가지만 사용하면 착과 효과가 없다. 농가에 따라서는 토마토톤과 지베렐린 혼용액에 다시 NAA를 첨가하여 사용하기도 하는데 NAA를 첨가하면 과실 비대는 좋지만 기형이 되기 쉬우며 과육이 질기고 당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처리 농도가 높거나 처리량이 많으면 수확기에 과피가 많이 갈라져서 품질을 크게 손상시키므로 적절한 농도와 처리량을 준수해야 한다. 풀메트는 착과 효과는 우수하지만 과피 색이 약간 옅으며 성숙 소요 일수가 약간 길어지는 결점이 있다.
· 착과제의 사용법 및 사용 농도 : 착과제는 씨방에 발라주는 법, 과병에 발라주는 법, 꽃(주두)이나 씨방에 분무하는 법, 꽃을 포함하여 주위의 잎에 분무하는 법 등이 있으나 착과 효과는 한 포기에 처리된 착과제의 성분량에 따라 좌우된다. 많은 양을 처리하거나 중복 살포하면 새로 전개되는 잎이 바이러스에 걸린 것처럼 요철이 생기기도 하고 크기가 작고 또 굳어져 과실의 비대가 억제되는 등의 약해를 유발하기 쉽다. 씨방에 발라주거나 과병에 묻혀줄 때는 과실에 묻는 양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농도를 높여야 처리 효과가 확실하고, 소형 분무기로 꽃에 살포할 때는 묻혀줄 때보다는 많은 양이 살포되므로 농도를 낮추어야 하고 배부식 분무기로 개화 위치에 전면 살포할 때는 농도를 더욱 낮추어야 한다. 여러 번 처리해야 할 경우에는 약액에 물감을 섞어 중복 처리되지 않도록 구별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생장 조정 물질의 착과 효과는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저온기에는 착과 효과가 낮으므로 고농도로 처리하고 고온기에는 저온기보다 2배 또는 그 이상 농도를 낮춘 용액을 만들어 처리한다. 씨방에 바르거나 과병에 묻힐 때처럼 착과제를 고농도로 처리할 때는 많이 묻은 부분이 더 많이 비대하여 과실이 기형으로 자랄 염려가 있다. 특히 NAA를 혼용할 때 그럴 가능성이 많으므로 씨방 전체에 고르게 묻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리 시기는 개화 당일이 가장 좋으나 암꽃의 개화 전날 또는 개화 다음날도 착과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되도록 단기간에 개화시켜 한 번만 처리하는 것이 노력도 절약되고 중복 살포의 염려도 없다.
(라) 착과제를 사용할 때의 주의점
① 약액은 조제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착과 효과가 감소하므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지 말고 사용하고 남은 것은 시원한 곳에 보관할 것. ② 한 포기에 여러 번 처리하면 처음에 처리한 암꽃은 착과가 잘 되지만 다음에 처리된 것은 착과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되도록 암꽃이 동시에 개화될 수 있도록 생육을 고르게 할 것. ③ 약액을 처리할 때는 과피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분무할 때는 압력을 줄일 것. ④ 전착제를 혼용하면 과피에 얼룩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지벨렐린을 빨리 녹이기 위해 소주를 희석하는 경우가 있으나 알코올 농도가 높으면 어린 과실이 열과될 수 있음.
(3) 열매솎기
열매솎기는 첫 번째로 착과된 과실이 계란 크기로 자랐을 때 하며, 식물체 세력이 강해 보이면 시기를 늦추고 반대로 세력이 약하면 빨리 해주는 것이 좋다. 과실의 모양이 바르고 길어 보이는 것이 후에 비대가 좋으므로 이런 과실을 골라서 먼저 매달고 나머지를 솎는다(그림 2-16). 열매솎기를 할 때에 둥근 과실을 남기면 편평과가 되기 쉬운데 맑은 날에 해야 하며, 식물체 세력이 정상일 때는 곁가지 전체를 잘라내고 세력이 약할 때는 과실만 솎아낸다. 그러나 비가 많은 계절에는 과실 솎은 자리에서 덩굴마름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4) 열매솎기 후의 덩굴 관리
열매솎기 후에는 식물체 세력이 너무 강하지 않게 유지하는데, 열매가 달린 가지나 방임한 아들덩굴에서 손자덩굴이 나오고 어미덩굴이나 아들덩굴의 밑 부분에서 새순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새 덩굴의 잎이 지나치게 어우러져 초세가 강할 때는 덩굴을 알맞게 솎아주는 것이 좋고 적당하다는 느낌이 들면 덩굴 끝만 질러주는 것이 좋다. 새 덩굴을 전부 정리하면 뿌리의 발육이 나빠져서 수확기에 급성시듦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항상 적당한 정도의 새순이 자라고 있는 상태가 과실의 생리나 품질 측면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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