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길을 간다, 바다로 가기 위해.
바다 그 자체가 목적인지,
그 바다와 같은 모습일 것이라 생각하는 천국을 미리 보기 위함인지...
어쩌면,
살아가면서 누구나가 한 가지씩 간직하고 있을 그 어떤 '꿈'인지도...
전혀 다른 두 사람.
정상적인 삶이었다면 분명 '잘못된 만남'일 수도 있는,
그러나 이미 삶의 끈을 놓아버린 사람들에겐 '만남' 그 자체가 소중할 수도 있는 것.
왜냐하면 잘잘못을 따지기엔
두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짧기 때문에...
영화는 정형화된 '로드무비', '버디무비'의 틀을
한 순간도 벗어나진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일부러 그 틀을 따라가면서
황당한 볼거리나 웃음거리를 삽입하려 애쓴다.
그럼에도 그 진한 여운은 오래도록 우리의 가슴을 저민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도달한 바닷가의,
무엇인가 그들이 지나왔던 것과는 다른 세상의 모습인 듯한,
어쩌면 그게 진짜 천국의 모습인 듯한,
끝이 아니라 계속 될 것만 같은 마지막 장면.
그 위로 오버래핑되는 엔딩 크레딧과 노래 한 곡.
밥 딜런의 저항정신과 이상이 담긴 "Knocking on Heaven's Door".
우리에겐 레드제플린이나 건즈 앤 로지스의 리바이벌 곡으로 더 익숙한 노래인데,
영화에 삽입된 곡은 보다 강렬한 비트로 편곡된 독일의 락밴드 'Selig' 의 곡이다.
영화 끝났다고 비디오 꺼버리는 분들은
그 진한 감동을 절반도 느끼지 못하시는 겁니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천국을 부르는 소리'를 들으십시오.
만약 이 영화를 보시고도 영화가 재미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그야말로 '킬링타임용' 영화나 즐기셔야 합니다.
*****
Bob Dylan의 원곡을 여러 락밴드들(대표적으로 Led Zepplin, Pink Flyod, U2, Gun's N' Roses)이 리바이벌 했다. 개인적으론 'Gun's & Roses'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언급하겠지만, 백인 남성 우월주의에 빠진 액슬 로즈의 그 '마초이즘(machoism)적' 근육질 과시는 꼴불견이다. 이런 그들이 밥 딜런의 곡들을 리바이벌 했다는 것 자체가 못마땅할 정도이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Knocking on heaven's door] 관련 홈페이지에는 영화에서 'Gun's & Roses' 의 곡이 나온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written date:2002 0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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