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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김장무 파종과 텃밭 객토 작업

by 내오랜꿈 2015.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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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겨울이 늦게 찾아오는 남도 바닷가다 보니 김장배추나 김장무 파종이 늦는 편이다. 지금쯤이면 중부내륙 지방은 배추 모종을 거의 다 옮겨 심었을 것이고 무우는 본잎이 서너 장 나왔을 때이다. 하지만 남도 지방은 이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 김장무(청화무), 김장배추 추가 파종


지난 주말, 마늘 수확한 뒤 놀고 있던 밭에 이랑을 만들어 무를 파종했다. 이 밭은 사질 양토인지라 일부러 유기물 멀칭 등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풀이 나는대로 내버려 두었다가 무언가를 파종할 때면 풀을 걷어내고 파종골을 만들어 씨를 뿌리기만 하면 된다. 작물도 금방 싹을 틔우지만 풀도 이내 자란다. 그러니 늘 풀이 멀칭 효과를 대신한다.


너비 1.2M, 길이 7M 이랑에 30개의 파종골을 만들어 김장무를 점파했으니 파종 간격은 평균 23cm 정도 될 것이다. 무를 두 고랑 파종하고 그 옆으로는 배추를 줄뿌림으로 직파했다. 포트 모종으로 키우는 배추가 있으니 직파한 것은 자라는대로 솎아내 얼갈이배추 대신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무도 한 구멍마다 대여섯 개씩 파종했으니 자라는대로 솎아내면 열무 대신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니 김장무 파종철에는 일부러 얼갈이배추나 열무를 따로 파종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 밭의 흙은 전형적인 충적 사질양토라 할 수 있다. 골이 깊은 산의 작은 계곡 끄트머리에 자리한 탓에 비만 오면 온갖 퇴적물을 품은 토양이 밀려 내려온다. 지금은 사진에서 보듯 제방을 쌓아 수로를 따로 만들어 두었지만 옛날에는 계곡의 기슭을 따라 홍수가 나거나 하면 범람하여 기름진 옥토를 형성하였으리라 짐작된다. 지금도 비가 오면 제방 옆의 수로를 따라 많은 양의 토사가 밀려 내려온다. 그래서 일 년에 한두 번 수로의 흙을 퍼올려 물길을 확보하는데 그 흙들이 그야말로 버리기 아까운 사질 양토다. 이런 흙이 바탕이 되어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된 밭이다 보니 이삼백 평 땅도 삽 한 자루 가지고 하루 만에 다 파헤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집옆 텃밭은 토성 분류상으로 보자면 식양토이다. 그래서 무경운을 고수하는 입장에서는 점질성이 높은 식토 성분 때문에 파종할 때마다 애를 먹곤 한다. 그래서 늘 작물 잔사나 짚 등을 덮어 토양의 경화를 완화시키거나 비바람에 의한 토양 손실을 막아주어야 한다. 토양학적으로는 식양토가 보비력이나 보수성이 좋기 때문에 이런 땅에서 키운 작물의 영양성분이 뛰어나고 맛도 좋다고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만 그럴 뿐이다. 맛이나 영양성분이란 게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작물이 자라는데 토양 성질만 관여하는 것도 아니니 일단 키우기가 어려우면 결코 좋은 땅이라 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수시로 텃밭 객토 작업을 하곤 한다. 하지만 말이 객토지 사실은 승용차에 사질토 싣고 와서 표면에 뿌리는 정도다. 그나마 차가 SUV 차량이라서 한 번에 500Kg 정도 가져올 수 있는데 이번에도 가져온 사질토를 김장배추 심을 이랑에 뿌리고 나니 별로 남는 것도 없다. 마늘, 양파 심을 곳에도 뿌릴려면 앞으로 몇 번 부지런히 실어 날라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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