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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듣는 것들/Music

인터내셔널가 - '메이데이'에 즈음하여...

by 내오랜꿈 2009.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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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가(Hannes Wader 독일)
인터내셔널가(중국)
인터내셔널가(redarmychoir 러시아)
인터내셔널가 (Sheffield Socialist Choir)
인터내셔널가(랜드 앤 프리덤)
인터내셔널가 (Ani Difranco Utah Phillips)
인터내셔널가 (Billy Bragg)
인터내셔널가 (Robert Wyatt)
인터내셔널가 (newsreel)
인터내셔널가 (piano)
인터내셔널가 (jazz)
인터내셔널가 (소리물결)
인터내셔널가 (역사의새주인)




내오랜꿈....

통신생활을 해오면서 자주 들었던 질문 가운데 하나가 "내오랜꿈님의 '오랜''꿈'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PC통신을 시작한 게 94년 말부터인데, 처음 천리안을 가입했을 땐 영문 아이디라 별다른 질문 같은 게 없었지만 98년부터 한글 아이디가 허용되자 쓰고 있던 아이디를 '내오랜꿈'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영화동호회'나 '현대철학동호회' 등 몇 개의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자주 글을 남기다보니 자연스레 듣게 된 질문이었던 셈이다. 천리안에서 인터넷 사이트로 옮긴 뒤에도 아이디나 대화명을 그대로 쓰다보니 가끔 그 '오랜꿈'이 뭐냐는 메일을 받곤 한다. 굳이 메일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농담성의 질문들을 포함해 심심하면 듣게 되는 질문이다.

글쎄, 한 마디로 뭐라 말하기엔 참 난감한 질문이다. 만약 20대의 나였다면, 단호하게 한마디 했을 수도... 이놈의 세상 뒤집어 엎는 것이라고...

과연, '내''오랜''꿈'은 무엇이었을까?


언젠가 어느 대학 교지에 영화 관련 글을 청탁받아 쓰면서 말미에 덧붙였던 구절이 있다.

"어쩌면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에겐 (꿈꾸는 '그날'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의심과 해답 그리고 절망과 희망을 반복 하면서, 쓰러질 때마다 부여잡은 '화두'를 바짝 끌어당겨 의지하곤 하던 시절이 있었을 게다. 이른바 '낙엽만 져도 눈시울이 뜨거운' 시절. 그 시절엔 의심이 큰 만큼 삶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도 진지하고, 작은 깨달음에도 온 가슴이 감동으로 떨렸을 게다.

그러나 의심의 '사정거리'가 멀어지는 시절이 있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소위 기성세대로 접어 들면, 의심도 감동도 모두 화석화되고 만다. 아니, 화석화하는 정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의심의 사정거리와 감동의 박자가 너무나 짧아진다. 자꾸 주변 사람들에게로만 돌아가는 의심의 눈초리, 주로 물질적인 것에 쉽게 흔들리는 마음…

이런 게 인생이라고(설마??) 덮고 또 덮어버리는 게 아마도 보통 사람들의 일상일 게다. 이런 일상의 흐름을 깨뜨리려는 노력은 상당한 댓가를 필요로 한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혜택을 잃어버릴 수도 자신의 삶 전체를 새로이 설계해야 할지도, 아니 어쩌면 목숨까지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그것을 추구하는, 들뢰즈/가타리의 표현을 빌자면, '탈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두고 하기 쉬운 말로 '혁명가'니 '(전위)예술가'니 하고 부른다."

내가 꿈꾸던 것들은, 아니 꿈꾸는 것들은 어쩌면, 어디엔가 안주하고 나태해지려는 내 자신의 삶의 방식을 향한 끝없는 반추가 아니었던가 싶다.

끝이 없는 여정일지라도 그 속으로 '탈주'하려는 욕망 같은 것. 과연 언제나 그럴 수 있을런지...


내일은 '노동절'이다. 노동이라는, 노동자라는 말조차 시민권을 제대로 획득하지 못한 이놈의 나라에선 굳이 '근로자의 날'이라는 희안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그 차이, 노동절이냐 근로자의 날이냐는 '사소한' 단어선택의 차이로 환원될 수 없는, 세계 민중들의 저항의 역사에서는 피와 눈물과 땀이 배여있는 날이다. 그 피와 눈물과 땀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게 바로 '인터내셔널가'일 것이다.

내가 영화에서 "인터내셔널가"를 처음 들은 건 <레즈>였다. 전곡이 흘러나오는 그 장면의 감동이란... 위 사진은 <랜드 앤 프리덤>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에서도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면서 행군하는 장면이 나온다. '메이데이'를 맞아 각국의 인터내셔널가를 한 번 감상해보시길....

옛날에 '언더'에서 돌아다니던 독일 민중가요 모음 테잎이 있었다. 쇤베르크의 애제자이자 히틀러 암살기도를 했다 실패한 덕에 망명길에 올라야 했던 '한스 아이슬러'라는 독일 혁명가가 편곡한 것이었는데, 그기에도 '인터내셔널가'가 있었다. 지금 위의 '인터내셔널가'들보다 훨씬 힘차고 웅장한 음악이었는데, 아쉽게도 아무리 인터넷 감색을 해도 그 음악 파일을 찾을 수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한스아이슬러의 테잎은 이제 그 생명력을 다해 가고 있는데... 아쉬운 마음에 브레히트가 작사하고 한스 아이슬러가 곡을 붙인 연대의 노래 등 3곡을 아래에 첨부한다. 한스 아이슬러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느껴보시길...

각국의 인터내셔널가를 들어보면 언어적인 영향인지, 내 개인의 주관적 감상인지는 몰라도 독일버젼이 가장 강렬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독일어의 그 강한 액센트는 인터내셔널가의 맛을 그대로 살려주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번안된 인터내셔널가의 여러 버젼 가운데 최도은씨의 노래가 유독 가슴에 와닿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일 것이라 짐작한다(자동으로 흘러나오는 곡이 바로 독일어 버젼이다).


통일 전선의 노래 (Einheitsfront) - 브레히트 / 한스아이슬러
연대의 노래 (Solidaritaetslied) - 브레히트 / 한스아이슬러
Mackie Messe - 브레히트 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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