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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마늘 수확과 옥수수 모종 옮겨 심기

by 내오랜꿈 2015.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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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늦게 파종한 마늘, 한지형인지라 보통의 경우는 파종한 지 7~8개월 정도는 지나야 수확한다. 그래서 내가 예상했던 수확시기는 6월 20일 전후인데 6월초부터 누런 잎줄기를 드러낸다. 지난 달부터 이어진 고온과 가뭄 탓이다. 아예 드러눕는 일부를 6월초에 수확하고 나머지는 지난 주말에 수확했다. 전부 1,800개 정도 파종했는데, 이리저리 뽑아 먹고 마지막까지 수확한 건 15접 정도 될 것 같다.



▲ 지난 주말 수확해서 밭에서 1차로 말리고 있는 마늘


▲ 6월초에 수확, 밭에서 3~4일 동안 1차 말린 뒤 잎줄기를 20cm 만 남기고 잘라낸 뒤 저장하기 위해 2차로 말리고 있는 마늘.


파종 전에도 따로 퇴비를 넣지 않았고, 파종 뒤에는 밭 전체를 콩깍지로 두껍게 멀칭한 뒤 거의 방치하다시피 키웠다. 웃거름을 전혀 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인위적인 수분 공급도 하지 않았다. 물론 올 3~4월에는 비가 잦아 따로 물을 줘야 할 이유도 없었지만. 다만 바닷물을 3배 희석하여 두 번 엽면시비 한 정도가 마늘을 키우면서 인위적으로 더해 준 것의 전부다. 이론적으로는 마늘이나 양파의 경우 바닷물 원액을 시비해도 생리장해가 없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마늘이나 양파는 정말 '강하고 독한' 작물이다. 영하 20도까지 견디는 내한성에다 바닷물 원액을 시비해도 생리장해를 입지 않으니 말이다. 내가 바닷물 원액을 마늘이나 양파에 주지 못하는 이유는 마늘, 양파가 걱정되어서가 아니라 토양이 걱정되어서다. 온갖 미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을 텐데 염분에 약한 미생물에게 바닷물은 독약처럼 느껴질 터이니 말이다.



▲ 마늘밭의 유기물을 걷어 보면 수많은 지렁이들이 급하게 몸을 숨긴다.


▲ 떼알구조 상태의 마늘밭. 동글동글하게 경단을 말아놓은 듯한 것들이 지렁이들의 작품이다.


마늘을 수확하다가 대가 끊어지는 마늘을 캐기 위해 호미를 사용하다 보니 호미에 몸통이 잘려지는 지렁이가 부지기수다. 작년보다 지렁이가 엄청 늘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아마도 유기물을 두껍게 멀칭해 놓은 탓에 토양 표면이 마를 일이 없으니 지렁이들이 살기에는 최적의 조건인 듯하다. 그 덕분에 텃밭은 토양의 물리적 구조에서 선호되는 떼알구조가 완전하게 이루어져 있다. 이 떼알구조는 토양 속의 공극률(porosity)을 높인다. 쉽게 말하면 토양 입자 사이의 빈틈이 많아져 수분과 공기의 저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이 공기와 수분은 당연히 작물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 퇴비나 물을 전혀 주지 않았는데도 다비성 작물로 분류되는 마늘이나 양파를 예년처럼 수확할 수 있는 일차적인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까지는 마늘이나 양파, 콩, 파, 잎채소 등은 퇴비 없이 키우고 토마토나 가지, 오이 등은 깻묵 퇴비를 넣어 주고 있다. 고추는 올해 실험적으로 퇴비를 넣지 않고 키우고 있는데 상태를 보아가며 퇴비를 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려고 한다. 




양파 수확한 밭에다 옥수수 모종을 옮겨 심었다. 옥수수 역시 대표적인 다비성 작물로 분류되는데 별다른 퇴비 없이 콩깍지 멀칭만으로 키우려고 한다. 필요하다면 바닷물이나 EM/쌀뜨물 발효액을 한두 번 엽면시비 할 수는 있다. 마늘, 양파가 가능하다면 옥수수 역시 못 키울 리가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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