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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농사

춘분날의 텃밭 풍경

by 내오랜꿈 201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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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3월의 비치고는 제법 많은 60mm 정도의 봄비가 내렸다. 온도도 낮기온이 20도를 오르내리고 있으니 텃밭의 마늘 양파가 제철 만난 듯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 마늘 양파는 모두 지난해 11월 20일에 심은 것들이다. 그러니 심은 지 네 달이 막 지나가고 있다. 윗지방 사람들이 보기에는 많이 자란 것 같지만 우리 집 주변의 마늘 양파에 비하며 초라하기 그지없다. 나야 어차피 이 즈음에는 이 정도 자랄 것으로 예상하고 심은 것이고 그 예상에 맞게 잘 자라고 있는데, 동네 어르신들 눈에는 영 미덥지 않은 모양이다. 아마도 이 분들은 세 달 후에는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알이 솔찮하게 굵었네."라고. 해마다 반복되는, 내 텃밭의 마늘 양파 키우기에 대한 동네 어르신들의 감상평이다.




쪽파, 완두콩, 상추, 시금치도 모두 지난해에 심은 것들. 상추와 시금치는 손 가는 대로 빨리 캐 먹어야 한다. 이제 춘분이 지났으니 조금만 지나면 꽃대가 올라오리라. 시금치 상추는 대표적인 '장일식물(long-day plant)'이기에. 시금치와 상추 이랑 가운데에 심어 둔 완두콩은 넝쿨손을 마구 뻗어 내고 있다. 앞으로 두 달이면 수확이 가능할 터. 




그러고 보니 텃밭의 모든 것이 묵은 것들 투성이다. 올해부터 채소 작물 대부분을 육묘해서 옮겨심기로 한 탓이 크다. 그래도 직파할 수밖에 없는 작물도 있다. 열무나 20일 적환무 같은 무우 종류나 당근이나 얼갈이 배추 같은 것들. 파종한 지 일주일째인데 당근은 아직 싹이 날 기미를 보이지 않지만 열무나 20일무는 살금살금 머리를 내밀고 있다. 이것들이 빨리 자라야 4월이 가기 전에 시원한 물김치를 담아 먹을 수 있다.




다른 집 매화꽃은 이미 지고 순이 나올려고 하는데 우리 집 매화는 이제사 활짝 피고 있다. 이 매화꽃이 지면 뒷산의 엄나무순이 피어나리라. 한낮의 햇볕은 가만히 서 있기에는 벌써 너무 따갑다. 


이제 겨우 만난 봄 같은데 봄은 벌써 저만치 달아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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