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남도의 해안가는 일주일째 일평균 기온이 섭씨 10도에 근접하고 있다. 최저기온은 4~10도, 최고기온은 12~19도를 오르내리고 있는 것. 일평균 기온이 10도라는 건 대부분의 작물을 노지 파종해도 괜찮다는 신호로 이해하면 된다. 간혹 산간이나 내륙지방은 뜻하지 않은 늦서리로 인해 냉해를 입을 위험이 있긴 하지만 일평균 기온이 이 정도 올라간다는 건 그럴 확률이 적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식물의 생장에서 일평균 기온은 아주 중요한 지표다. 작물의 발아일수나 개화기, 수확기 그리고 작물의 북방한계선을 결정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지표이기 때문이다. 가장 간단한 예로 최근의 농업관련 기사를 보면 사과의 재배지역이 강원도까지 확장되었다는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작물은 월동후 일평균 기온이 5도 이상이면 생육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작물마다 생육에 필요한 기간이 다르다. 예컨대 사과는 170일 이상, 매실은 180일 이상 등. 이때 기준은 일평균 기온이 5도 이상인 날이 일년 중에 얼마인가를 따지는 것이다. 사과의 북방한계선이 강원도까지 확장되었다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 기후가 따뜻해졌다는 걸 나타내는 것이기에 지구온난화 현상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것.
이곳은 이제 서리가 내릴 확률은 거의 없기에 잎채소들을 노지 파종해도 별 문제는 없다. 발아하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기는 하겠지만. 그래서 이맘때쯤이면 해마다 노지 파종을 했는데 올해는 육묘를 해서 옮겨 심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올해 처음으로 바실이나 오레가노 같은 허브를 키우기로 하면서 육묘를 하는 김에 다른 봄채소들도 모종을 키우기로 한 것이다.
포트 파종을 하기로 하고 이것저것 챙기니 파종해야 할 채소 종류가 너무 많다. 노지 파종을 할 때는 대충 파종할 면적만 잡고 아무렇게나 뿌렸는데 포트 파종을 하려니 작물마다 파종할 갯수를 정하는 것도 일이다. 뿐만 아니라 작물마다 발아일수가 다르니 비슷한 것끼리 이웃하도록 배치해 주어야 한다. 대파, 근대, 아욱, 신선초, 적겨자채, 청겨자채, 쑥갓, 적상추, 청상추, 양상추, 모듬 치커리 5종류, 청갓 등 스무 가지 정도 된다. 판매할 게 아니기에 대파를 제외하곤 대부분 십여 포기 정도로 제한했다.
해마다 편하게 모종을 사다 심다 양배추 종류와 가지과 작물을 육묘해 보니 정말이지 시간이 더디가는 것 같다. 육묘한 지 5주차인 양배추, 브로콜리와 4주차인 토마토 모종들이 힘겹게 자라고 있다. 그나마 양배추 종류가 제법 탄력을 받은 것 같고 토마토와 가지는 아직도 애처롭기 그지없다. 양배추 종류는 1~2주 후면 밭으로 나가야 하고 토마토 등은 5주 정도 남았다. 오늘 파종한 잎채소들도 4주 정도면 대부분 밭으로 나가야 한다. 제대로 자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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