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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처리적 읽기 (2) -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 [출처] 정보처리적 읽기 (2) -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작성자 이원준T

by 내오랜꿈 201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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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처리적 읽기 (2) -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   논리톡클  

2015/01/02 11:33   복사http://blog.naver.com/mysig21/220227370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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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퀴즈쇼에서는 인공지능 왓슨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도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적응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경쟁상대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가 될지도 모릅니다. ​IBM의 창업자 왓슨의 이름을 딴 '왓슨'은 엄청난 정보처리속도를 자랑합니다. 왓슨은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언어를 이용해서 검색과 추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하는' 컴퓨터는 인간이 가진 기존의 일자리를 위협할지도 모릅니다.


단어를 사용한 문장은 무한히 생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한한 시간 동안 무한한 단어의 용례를 컴퓨터에게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구조'를 가르칠 수는 있지요.


최근 한국 의료계의 핫 이슈는 '내과의 레지던트 미달'입니다. 그동안 인기 1위인 과들은 트렌드에 따라 계속 바뀌어 왔지만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내과는 2등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내과의 인기가 뚝 떨어진 것입니다. 바로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진료' 때문이지요. 원격진료가 이루어지면, 고혈압, 당뇨 환자들 입장에서는 병원에 정기적으로 찾아갈 필요가 없어서 편할 수 있습니다만, 수많은 내과의들은 수익이 줄어들 것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결합되면 한 명의 스타 의사가 엄청난 속도로 수많은 환자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피부과'의 인기가 올라간 이유는 피부과는 계속 사람 손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인간만큼 정교한 동작이 가능한 로봇이 개발되면 어쩌지요?

제가 연구했던 분야는 CDSS(임상의사결정시스템)였는데 여기에는 '온톨로지'가 활용되었습니다. 온톨로지란 사람들이 세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많은 사물들에 대해서 서로 합의하여 개념을 만들고 단어로 표현한 것을, 컴퓨터에서 다룰 수 있는 형태로 정의하고 여러 가지 사용상의 제약조건을 추가하는 기술입니다. 용어와 그 사용방법, 용어 간의 관계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나면 컴퓨터를 이용한 정확하고 빠른 추론이 가능합니다.


영화 아이언맨에는 인공지능 자비스가 등장합니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자비스와 대화를 나누며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영화 속에서 "내가 죽을 수도 있지만 인류를 구하기 위해 핵 미사일을 외계인에게 던진다"와 같은 선택은 오로지 토니 스타크의 몫이고 자비스는 그 선택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확률로 알려줄 뿐이지요.


(출처 : 영화 아이언맨)


미래의 의사는 영화 속의 아이언맨처럼 인공지능과 대화하면서 진료를 볼지도 모릅니다. "이러 이러한 환자들에 대한 가장 최신 논문들을 검색해서 가장 적절하다고 알려진 치료법을 찾아봐"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컴퓨터라는 기계의 본질은 '증명기계'입니다. 앨런 튜링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전자컴퓨터 '봄베'와 '콜로서스'의 설계 및 제작을 지휘했고 이 컴퓨터의 조상님들은 독일 해군의 암호 '에그마'를 해독해서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술어계산을 할 수 있는 기계인 컴퓨터를 만든 앨런 튜링의 스승은 비트겐슈타인입니다. 컴퓨터의 탄생에는 프레게, 러셀, 비트겐슈타인, 괴델 등의 연구 성과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수학의 토대를 논리학을 통해 마련하려고 했습니다. 프레게가 만든 토대에서 러셀이 허점을 찾아내고, 이를 러셀이 보완했지만 다시 비트겐슈타인과 괴델이 그 허점을 찾아내서 결국 논리학이 모든 문제에 대해 답할 수는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그 후 논리학자들은 모든 문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답하려는 불가능한 시도 대신 논리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문제를 선택해서 집중했고 그러한 노력이 노이만, 튜링 등을 통해 컴퓨터의 탄생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특히 오늘 강조하고 싶은 주제는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은 현대의 컴퓨터와 데이터베이스가 이 세상을 모델링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비판적 독해 교육인 '리터러시' 교육도 이러한 그림 이론에 기초를 두고 있지요. 정보처리 이론과 논리학은 아래 표에 보이듯 동형 구조를 전제하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인간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형식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의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 컴퓨터는 인간처럼 논리적 사고는 할 수 있지만 인간과 달리 비판적 사고는 할 수 없습니다.



"논리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에 필요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논리적 사고는 전제들에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 올바른 연역적 또는 귀납적 원리에 따르려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는 논리적 요구와 이 진리성의 요구에 대한 반성적 사고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판적 사고가 주어진 사고 텍스트에 대한 분석과 평가의 전체적 성찰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논리적 사고에는 그런 전체적 성찰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좌용, 홍지호, <비판적 사고>, 2판 서문에서)


인공지능은 형식논리학적 사고를 우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인류는 이러한 사고를 인공지능에게 넘길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가까운 거리는 두 발로 걸어다니지만 먼 거리로 갈 때에는 자동차나 비행기를 우리 두 발을 연장한 도구로서 사용하듯이 말입니다. 앞으로 컴퓨터는 우리 두뇌를 확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할 때가 많지요?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들은 이미 스마트폰을 자기 신체의 일부라고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무엇을 위해서 인공지능을 사용할 것인지는 인간이 결정할 것입니다. 구글에서 '인공지능의 부도덕성'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좀비가 도쿄시에서 발생했다. 이 도시에 당장 폭격을 가하지 않으면 약 30억 명의 사람들이 사망할 것이다. 지금 당장 폭격하면 인류를 좀비에서 구할 수 있지만, 이 폭격으로 인해 무고하게 사망할 사람은 약 10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정의'일까요? '부도덕성'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덕성'에 대한 명확하고 정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도덕성'에 대해 명확하고 정확하게 용어와 용례들을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논리적 사고나 언어의 경계 밖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논리적 사고의 창시자들은 실제 삶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성공적으로 대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프레게는 의회민주주의와 노동조합, 외국인 그리고 특히 유대인을 증오한 편집증 환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였습니다. 러셀은 네 번 결혼하여 세 자녀를 얻었지만 자녀들에게 따뜻한 아버지는 아니었습니다. 맏아들 존과 존의 딸은 정신분열병 진단을 받았고 존의 딸은 자살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은 5명의 형제가 있었지만 3명은 자살했고, 비트겐슈타인도 계속 자살충동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은 스위스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과도한 체벌을 사용해서 해고된 적이 있습니다. 힐베르트의 외아들 프란츠는 15살에 정신분열병 진단을 받고 평생 정신병원에서 지냈는데 힐베르트는 자신의 아들을 단 한번도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노이만은 핵폭탄 개발에 자신이 만든 컴퓨터를 사용했는데 핵실험의 결과로 의심되는 암으로 죽었습니다. 괴델은 편집증에 빠져 병원에서 주는 음식에 독이 있다고 생각하고 음식 섭취를 거부하고 굶어죽었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천재들은 진리를 탐구하다가 까마득한 심연 속으로 떨어졌는지도 모릅니다. '실재'와 '논리적 그림'이 서로 대응되기는 하지만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어느 순간 놓쳐버렸는지도 모르지요.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 논고>에서 '가치는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이 아이언맨이라고 가정해봐요. 다음 중 자비스에게 물어봐도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은 다음 중 무엇일까요?


① 다가오는 미사일을 피하기 위한 비행궤도는 무엇인가?

② 여자친구 페퍼가 좋아할 생일선물은 무엇인가?

③ 원시적 무기를 가진 악당들에게 멀리서 최첨단 미사일을 쏘는 것이 합법적인가?

④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한가?

⑤ 내가 지금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몸상태인가?


답은 ④겠지요. 우리는 정보처리적, 논리적 사고의 한계를 잘 알고 있습니다. ①,②,③,⑤는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이러한 객관적 사실들은 자비스가 판단의 근거로 삼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설사 페퍼가 좋아할 생일선물을 잘못 골랐다 하더라도 자비스는 피비의 '심리적 반응'을 관찰하고 다음에는 더 좋은 선물을 고르기위해서 '알고리즘'을 개량하거나 '데이터'를 업데이트해서 실재적 현실과 데이터베이스로 구성된 모델 사이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반면 ④는 '관찰할 수 없는', '주관적'인 것입니다. 우리는 정당성을 관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무엇을 정당하다고 생각하는지는 관찰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정당성 자체는 이 세계에 실재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관찰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정당성은 논리적인 언어나 사고의 한계 밖에 존재합니다. 우리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정확하게 용어를 정의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물론 공동체 안에서 실제로 무엇이 정의로운 행동인가에 대한 암묵적인 약속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의'라는 용어의 명확한 정의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이지요.


④번 질문을 다음과 같이 바꿔볼까요?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고 말한 철학자는 누구인가?' 이럴 경우에 컴퓨터는 여러분에게 즉각적으로 대답을 해줄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봤던 '칸트'이지요. 칸트는 인간은 이 세상의 실체들에 대해 12범주를 적용해서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칸트의 이러한 생각을 더 발전시켜서 '그림이론'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논리학'의 도구들은 이 세상의 실체들에 대해 연산할 때는 필연적인 진리를 제공해줍니다.


"이러한 연산에 의해 어떻게 명제들이 형성될 수 있으며 또 이러한 연산에 의해 어떻게 명제들이 형성될 수 없는지는 명백히 쉽게 표현할 수 있으므로, 이는 또한 정확히 표현될 수도 있어야 한다. (중략) 모든 것을 포괄하고 세계를 반영하는 논리학이 어떻게 그처럼 특수한 갈고리 모양의 기호들과 조작법을 쓸 수 있는가? 오직 이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무한히 미세한 그물망을, 커다란 거울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겐슈타인, <논리철학 논고>에서)


퀴즈쇼에 나온 인공지능 '왓슨'이 인간 챔피언들보다 더 빨리 퀴즈의 정답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왓슨이 이용하는 데이터베이스가 이 세상을 반영하는 그물망(웹)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터넷웹이 이 세상을 아주 정확하게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글 검색 엔진은 여러 가지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잘못된 정보를 걸러냅니다. 예를 들어 학술적인 자료에 다른 자료보다 더 큰 가중치를 주고, 학술적인 자료 중에서도 다른 학술자료에 더 많이 인용된 자료에 더 큰 가중치를 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기준들은 이제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내용이 되었습니다.

(귄위,정확성,객관성,통용성,유효성,청중,기밀성,정당성 등)


그러나 인공지능은 "좀비를 없애기 위해 폭격을 하는 것이 정당한가?"의 대답을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은 비판적 사고 교육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을 다루는 교육을 미래의 세대들에게 가르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판적 사고 교육은 답을 알려주는 티칭이 아니라 함께 훈련하는 코칭입니다. 어떤 것은 가르쳐줄 수 있지만, 어떤 것은 가르쳐줄 수 없습니다. 이 경계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논리학이 대답하지 못하는 것들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너무도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실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이 <논리 철학 논고>를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과학이 답할 수 있는 것과 답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작업의 가치는, 둘째로 이 작업은 문제들이 해결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 얼마나 적은지를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비트겐슈타인, <논리 철학 논고> 서문에서)


"비록 모든 가능한 과학적 물음들이 대답되어 있다 해도, 우리는 우리의 삶의 문제들이 여전히 조금도 건드려지지 않은 채로 있다고 느낀다." (비트겐슈타인, <논리 철학 논고>에서)


비판적 사고를 통해 우리는 컴퓨터처럼 사고할 수도 있지만 컴퓨터와 다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는 우리처럼 규칙의 토대를 의심하지 못합니다. 반면 우리는 규칙 자체에 대해서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논리적 사고에서는 컴퓨터가 더 뛰어날 수 있지만 비판적 사고에서는 인간이 더 뛰어난 이유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온톨로지'와 정보검색, 리터러시 교육 등에 대해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정보처리적 읽기 (2) -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작성자 이원준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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