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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다즐링 주식회사’
- 삶의 가치를 찾는 삼형제의 로드 무비 -
장원수기자 / 온라인뉴스센터
출처 : <경향신문> 2007 12 02
거의 죽을 뻔한 오토바이 사고 후 맏형 프랜시스(오언 윌슨)는 ‘자기 자신을 찾고, 형제애를 다지기 위해’ 두 동생에게 인도여행을 제안한다. 아내가 임신하자 (그녀를) 사랑하지 않음을 알고 이혼을 도모하는 둘째 피터(애드리언 브로디), 이전 애인의 자동응답기를 도청하는 막내 잭(제이슨 슈왈츠먼). 삼형제는 아버지가 남겨준 11개의 루이비통 트렁크를 들고 기차에 오른다.
‘다즐링 주식회사(The Darjeeling Limited)’는 위기의 세 형제가 연고도 없는 인도에서 필사적으로 ‘정처 없이 거닐기’를 한다. 표면적인 이유는 아버지의 죽음을 인도에서 수행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알리기 위함이지만, 큰 형은 참된 나를 찾기 위한 ‘영적 순례’라고 말하고, 둘째는 임신한 아내에게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여성 편집증’ 막내의 관심은 온통 아름다운 기차 여승무원뿐이다. 이렇듯 왜 인도 여행을 하는지,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지 모른 채 형제들은 온갖 사고, 해프닝을 겪는다.
사실 형제가 며칠동안 붙어 다니면 싸움밖에 하지 않는다. 이들 형제도 예외 아니다. 날카로운 언어의 창끝은 서로의 상처를 헤집고, 오해는 불만을 쌓게 한다. 잭의 “현실에서 형제가 아니라면 인간적으로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라는 말대로 형제가 아니라면 친구도 되지 않았을 사이. 너무나도 개성이 다른 삼형제는 서로에게 ‘미안해’라는 한마디를 하지 못한 채 기차에서 쫓겨난다. 같이 기차여행을 하던 독일 여성이 ‘콩가루 형제들’라며 손가락질 하는 것을 뒤로 하고.
형제간의 믿음도 깨어지고, 원대한 계획도 틀어지려는 순간, 이들은 개울에 빠진 아이들을 구해준다. 하지만 아쉽게 한 아이의 목숨을 살리지 못한 삼형제는 아이의 장례식에 초대받는다. 주변의 사소한 일에서 삶과 죽음, 찾고자했던 길을 어렴풋이 알게 된 형제들은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내려 어머니가 있다는 사원으로 향한다.
영화는 따뜻하면서도 유머가 있으며 시종일관 경쾌하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 어수선하고 불협화음의 삼형제는 여행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게 되고, 갖은 고생 끝에 다시 원위치에 선다. 그렇지만 형제간의 신뢰는 여행 전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돈독해졌다.
‘로얄 테넌바움’의 웨스 앤더스 감독이 프로듀서 로만 코폴라, 배우 제이슨 슈왈츠먼과 함께 인도여행 경험을 살려 ‘삼형제의 유쾌한 행복 찾기’를 만들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12분짜리 단편영화 ‘호텔 슈발리에’를 볼 수 있다. 막내 잭과 그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가 깔끔하면서도 신선하다.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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