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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듣는 것들/노자 & 장자

도올의 노자철학 이해와 관련해서

by 내오랜꿈 2014.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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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도올은 자신의 철학을 일러 '기철학'이라고 한다. 실제로 혜강 최한기의 '기학'을 논술한 <혜강 최한기와 유교>란 책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도올의 기철학의 출발점은 분명히 노자철학(장자를 포함하는)이다. 하지만 요새 도올이 워낙 다방면에 걸쳐서 다작을 하는지라 노자철학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논어, 맹자, 금강경, 중용에다 성서까지 다루고 있으니..ㅠㅠ

그렇다면 도올이 파악하는 노자철학의 정치사상적 핵심은 무엇일까? 일단 도올은 노자철학-도올은 도가사상이라 표현한다-을 반체제적, 아나키스트적 사유체계로 본다. 이것은 도올이 상앙이나 한비자로 대표되는 법가사상의 대척점에 도가를 위치지우는 것에서 분명히 알 수 있다. 곧 상앙, 한비자의 법가는 중앙집권적 정치체제를 극단화시키는 친체제적, 자유구속적 사유체계라는 것이고, 도가사상은 지방분권을 극단화시키는, 반체제적 정치철학이라는 것이다.

결국 도올은 이 두 양극단의 사상을 포괄하고 중용성을 지향하는 사유체계가 유가라고 본다. 그리고 이 두 양극단의 중용성을 지향하는 정치체제의 전개가 인류사의 보편적 전개였다는 점에서 유가철학의 보편성과 지속성이 보장되는 것이며, 따라서 앞으로의 인류사회 역시 궁극적으로는 유가적 질서체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 본다. 물론 최선이냐, 차선이냐의 가치판단의 문제는 별개로 하고서.

<노자와 21세기>는 상당히 잘 주해된 “노자도덕경” 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올바르게' 주해했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여기서는 일단 논외로 한다. 왕필의 주석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니 최근의 연구성과와는 비교해봐야 할 거 같다.  심재원의 번역서와 1장, 2장, 3장 번역 비교해봤는데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다만 워낙에 잡설이 많다. 도올의 모든 책이 그러하듯이. 하지만, 그 덕분에 잘 읽히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문장 전체를 가지고 주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장의 키포인트라 생각되는 글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이 또한 읽어나가는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읽은 지 십몇 년이 지난 탓도 있겠지만 지금 기억에 남아있는 건 <노자 도덕경>이 아니라 도올의 잡설들이다.ㅠㅠ 나중에 심재원 번역 <노자 도덕경> 읽을 때 나도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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