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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깊이읽기]감성은 섬세, 사유는 견고한 산문가 ▲ 발터 벤야민 선집 1~3 … 발터 벤야민 | 길 문광훈|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출처 : <경향신문> 2007 12 07 발터 벤야민(W Benjamin)의 사유는 가공할 만한 폭발력을 지닌다. 그러나 간단치 않다. 뛰어난 사상가가 흔히 그러하듯, 몇 가지로 요약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이론은 첨예하게 현실분석적이면서도 비의적이며, 이런 형이상학적·신학적 요소는 다시 ‘현재적 인식 가능성’ 속에서 사회의 변혁 가능성을 끈질기게 추구한다. 흥미로운 사실의 하나는 번역자가 첫 권으로 ‘일방통행로/사유 이미지’를 택했다는 점이다. 기술복제나 역사철학에 관한 문제적인 글도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보들레르나 프루스트 등에 대한 글이고, 이런 문학론 이상으로 좋아하는 것은 ‘사유 이미지’와 같은 글이다. 거기엔 개인의 내밀한 사연 이외에 엄혹한 시대적 상황 또한 스며 있다. 벤야민을 제대로 읽으려면 우리는 자주 숨을 멈추어야 한다. 한 문장 문장씩 음미하듯 읽어야 하고, 읽는 도중 자주 책장을 덮어야 한다. 이 글들을 읽을 때마다 나는 벤야민이 얼마나 감성적으로 섬세하면서도 사유적으로 견고했던 사람인가를, 그는 참으로 뛰어난 산문가임을 생각하게 된다. 강령이나 테제 없이도 이 같은 울림을 주는 작가는 희귀하다. 벤야민 수용과 관련하여 우리가 갈 미래의 길은 여러 단계다. 우선 정확하게 번역해야 하고, 이런 번역서를 바탕으로 믿을 만한 안내서가 여러 권 나와야 한다. 그 사상과의 비판적 대결이 있어야 하고, 좋은 단행본도 쌓여야 한다. 학위논문이 아닌, 더 보편적인 이론지평에서 재해석한 우리말 단행본 저서는 아직 없다. 그와 같은 문예이론가는 이 후에 나올까? 한국에서의 벤야민 완성은 그때가 될지도 모른다. (벤야민 선집 관련 인터뷰 기사는 아래 한겨레 참조) “베냐민 번역, 학계 미국 편식 깰 토대됐으면” 인터뷰 / 베냐민 선집 마무리 단계 최성만 교수 한승동 기자 출처 : <인터넷 한겨레> 2007 12 05 |
내오랜꿈 ----------------------------------------------------------------
베냐민... 뭐, 원칙대로 표기하겠다는 건 좋은데, 이미 벤야민으로 통용되고 있고, 그렇게 표기한다고 크게 잘못인 것도 아닌데 굳이 베냐민으로 밀고 나가야 하나? <한겨레>의 괜한 '고집'이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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