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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일상

삼순이가 귀여운 이유

by 내오랜꿈 201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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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발바리 두 마리가 있다. '봄' 그리고 '삼순'. 엄마 삼순이가 남기고 간 흔적들이다. 그런데 이 두 마리가 너무 많이 다르다. 한 마리는 표정과 동작이 너무나 풍부한데 한 마리는 항상 같은 표정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표정이 풍부한 삼순이와 자주 놀게 된다. 생각해보니 삼순이를 찍은 사진은 많지만 봄이는 단독으로 찍은 사진이 없다. 삼순이를 찍다가 우연찮게 얻어걸린 게 대부분이다.




얘네들은 사람이 먹는 건 다 잘 먹는 편이다. 사료 외에 과일이나 감자 같은 걸 자주 주는 편인데 먹는 모습이 너무 다르다. 봄이는 옥수수를 줄 때 일일이 떼어내서 주어야 한다. 토마토나 수박도 잘게 잘라서 주어야 잘 먹는다. 반면에 삼순이는 그럴 필요가 없다. 사람과 비슷하게 먹는다. 앞발로 옥수수를 잡고 세워서 돌려가며 발라 먹는다. 세워서 잘 안 발라질 땐?




이렇게 눞혀서 발라먹는다. 이런 삼순이 때문에 아내와 자주 다툰다. 애들 차별하지 말라고. 사실 난 차별한 게 없다. 옥수수를 줄 때 둘이서 나눠먹으라고 반을 뚝 잘라서 던져줄 뿐이다. 문제는 난 이렇게 '공평하게' 주었는데 결국 두 토막 다 삼순이가 먹는다. 봄이는 발라 먹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ㅠㅠ 이게 내 책임은 아니지 않은가?




나눠 먹으라고 준 두 토막을 혼자서 다 해치우고선 내가 사진 찍는 걸 알고서는 쳐다본다. 다른 먹잇감이 있는지 살피는 것. 없다고 판단되면 다시 고개를 숙이고 옥수수대의 단물이 빠질 때까지 빨아댄다. 사람보다 훨씬 더 알뜰하게 먹는다. 이런 표정과 행동이 있는 삼순이만 찍는 게 과연 차별일까? 봄이한테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표정과 행동을 기대할 수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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