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2) - 감자의 식물학적 분류 및 분포와 생태적 특성

1. 감자의 식물학적 분류 및 분포

 

감자는 식물학적 분류학상 Solanaceae과, Solanum속, Petota 아속에 속하며, 아속의 하위그룹으로 18계열(Series)이 있고, 그 아래에 약 230여 종(Species)이 자연생태계에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Solanum속에는 약 2,000종 이상이 있으며, 그 중 덩이줄기를 형성하는 종은 약 160종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4배체(2n=4x=48) 재배종 감자의 학명은 Solanum tuberosum L.로 가스파드 보앵(Gaspard Bauhin)에 의해 1596년 처음 사용되었다.

Solanum은 라틴어의 ‘Solamen’ 즉 ‘진정(鎭靜) 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Solanum속 식물 중 진정제로 쓰이는 식물이 많은데서 유래하였으며, ‘Tuberosum은 ‘덩이줄기 모양 이라는 뜻으로 감자의 덩이줄기 형태를 나타낸 말이다.

지정학적인 면에서 감자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의 페루와 볼리비아의 중앙 안데스산맥을 중심으로 하여 남쪽으로는 칠레의 중·남부지역(남위 45 지역)으로부터 북쪽으로는 미국의 남서부 지역(북위 약 40 , 미국 콜로라도와 유타주 지역)까지 널리 분포하고 있다. 고도별로는 해발 2,000~4,000m까지 분포되어 있고, 그 중2,500~3,400m의 지역에 가장 많은 감자 유전자원이 분포되어 있다.

유전학적인 면에서 감자는 12개의 염색체(n=12)를 기본으로 하여 배수성별로 2배체(2n=2x=24) 74%, 3배체(2n=3x=36) 4.5%, 4배체(2n=4x=48) 11.5%, 5배체(2n=5x=60) 2.5%, 6배체(2n=6x=72) 2.5% 등으로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다. 감자의 재배종은 2배체에서 5배체까지 분포되어 있으나, 원산지인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4배체종(Solanum tuberosum)이 재배되고 있다.

2. 생육 특성

감자에 대한 식물 조직학적인 및 형태학적인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감자 생산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 식물 조직학적 특성의 고찰은 식물의 형태 및 구조 등과 같은 특성의 유사성에 따라 구분, 분류하여 명명하는 일련의 체계를 말하는 것이며, 형태학적 고찰은 식물의 구조와 형태를 통하여 식물적 특성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뿌 리

 

감자뿌리는 진정종자(True Potato Seed) 또는 씨감자(Seed Tuber)에서 나온다. 감자씨(진정종자)를 심어 재배할 때 감자는 곁가지(측지)와 함께 가는 뿌리를 형성하며, 씨감자를 심어 재배한 감자는 먼저 각각 줄기의 기부(基部)에서 부정근이 나오고, 나중에는 각 줄기지하부의 마디 위에서도 뿌리가 나온다. 감자의 뿌리분포 범위는 종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보통의 재배종 감자는 지름 80㎝, 깊이 20~35㎝ 정도이다. 감자 뿌리는 땅속으로 얕게 분포하는 천근성이나 광조건에 따라서 뿌리발달이 크게 차이가 나며, 흙의 성질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분화된 잎이나 줄기 그리고 다른 부위에서도 뿌리가 자랄 수 있다. 특히 발근용 생장조절제를 처리하였을 때는 뿌리형성이 더 잘되며, 이러한 뿌리 형성능력은 급속증식 기술에 이용된다.

줄기(莖, Stem)

 

감자의 줄기조직은 원줄기, 땅속줄기 및 덩이줄기로 구성된다. 감자씨를 심어나온 식물은 줄기(莖, Stem)가 한 개만 자라며, 씨감자를 심어 나온 줄기는 한 개 이상의 줄기가 자라고, 원줄기에서 갈라진 분지(分枝)는 원줄기에 붙어서 자란다. 줄기는 각이 진 원통형으로 품종에 따라 날개(莖翼 : Wing)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줄기 날개의 형태도 곧은형, 파상형과 톱니형 등 품종에 따라 다르다. 줄기 속이 비어 있는 품종도 있다. 분지의 발달 여부도 품종에 따라서 다르며, 줄기와 잎에서는 감자 특유의 냄새가 난다. 생육초기에는 줄기가 곧게 자라지만, 생육후기가 되면 직립형, 개장형, 반개장형, 포복형 등의 구별이 생긴다. 줄기의 색은 안토시아닌이 거의 없는 녹색에서부터 안토시아닌 분포가 많은 적자색까지 다양하다.

 

땅속줄기(복지, 匐枝, Stolon)

 

땅속줄기는 형태적으로 땅속에 있는 줄기의 곁눈(측아)이 땅속에서 수평으로 발달한 것으로 발생학적으로 지상부 줄기의 곁가지(측지)와 같다. 땅속줄기가 나오고 자라는 것은 품종과 환경조건에 따라 다르며, 근연 야생종의 땅속줄기는 재배종에 비하여 긴 편이다. 재배품종에 있어서는 땅속줄기가 짧은 것이 바람직하며, 땅속줄기가 길 경우 숙기가 늦은 만생형이 많고 짧은 경우 조생형이 많은 경향을 보인다.

땅속줄기는 그 끝이 굵어져 덩이줄기를 형성하게 되는데 모든 땅속줄기에서 반드시 덩이줄기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땅속줄기의 끝이 흙에 덮이지 않고 밖으로 드러날 경우에는 정상적인 줄기로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감자를 기를 때에는 많은 수의 땅속줄기가 자라나 감자가 잘달릴 수 있도록 흙을 충분히 덮어주는 것이 수확량을 늘리는데 유리하다.

 

덩이줄기(괴경, 塊莖, Tuber)

 

형태학적으로 덩이줄기는 변형된 줄기이며 땅속줄기의 끝이 부풀어 올라 발달한 감자의 중요한 양분 저장기관이다. 덩이줄기는 땅속줄기와 연결된 기부(Basal End 또는Heel End)와 반대쪽의 정부(Apical End 또는 Rose End)의 두 개의 극점을 가지고 있으며, 덩이줄기의 표면에는 정부를 중심으로 몇 개의 눈이 모여 있는 눈집단을 형성하며, 감자의 눈은 정부에서 아래쪽으로 나선형으로 분포되어 있다.

감자의 눈(Eye)은 형태적으로 줄기의 마디에 해당하고 눈썹은 인편엽(Scale Leaves), 싹눈(Eye Buds)은 싹(맹아)에 해당한다. 싹눈은 자라서 싹(Sprout)이 되고 원줄기, 분지 및 땅속줄기 등을 형성한다. 일반적으로 싹눈은 정부의 눈집단 중 중앙의 정아(Terminal Bud)만이 자라고, 곁눈(측아, Axillary Bud)은 정아가 자라는 한 보통은 자라지 않는다.

 

감자의 덩이줄기는 생리적으로 일정 기간 휴면을 거치게 되며 이러한 휴면기간은 품종에 따라 다르다. 휴면기간이 지나감에 따라 감자눈은 정부의 정아(Apical Eye Buds)가 가장 먼저 싹이 트는데 이러한 현상을 정아 우세성(Apical Dominance)이라고 한다.

또한 감자의 눈은 품종에 따라 눈이 돌출된 것, 깊이가 얕거나 깊은 것 등의 차이를 보여 덩이줄기의 모양과 더불어 형태적 품질특성으로서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덩이줄기 형태는 품종에 따라 다양하고 독특하지만, 생육환경이나 병 등에 의해 고유한 덩이줄기의 형태가 변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재배종 감자는 원형, 한쪽으로 찌그러진 원형(편원형), 긴모양(장방형) 등이 주로 재배되고 있다.

덩이줄기 표면에는 숨구멍(피목, 皮目, Lenticel)이 분포되어 있으며 이곳을 통하여 가스교환과 호흡작용이 이루어진다. 물기가 많은 과습한 토양조건에서는 숨구멍이 부풀어 올라 커지며, 열려진 숨구멍을 통해 병원균이 감염되어 감자가 썩을 수도 있다.

감자 덩이줄기의 표피색은 흰색, 담황색, 황색, 적색, 자주색, 부분적색, 부분자주색 등을 나타내며, 야생종 중에는 두 가지 이상의 색깔을 나타내는 것도 있다. 덩이줄기가 햇빛을 보게 되면 표피색이 점차 녹색으로 변하여 아린 맛이 강해져 먹을 수 없게 된다. 표피의 구조는 보통 매끄러운 편이나 일부 품종은 그물무늬(Russet) 또는 거친 표면을 가진 것도 있다.

덩이줄기의 내부구조는 <그림 3-4>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장 바깥부분에 표피(외피, Periderm)가 있는데 코르크화한 얇은 막으로서 이 속에 함유된 색소에 따라 덩이줄기의 표피색이 결정된다. 표피와 부름켜(유관속) 사이의 다소 두꺼운 부분을 후피(Cortex)라고 하며, 전분립이 적은 외후피(Outer Cortex)와 전분립이 많은 내후피(Inner Cortex)로 구분된다. 관다발(Vascular Bundle Ring)은 땅속줄기와 맞닿는 부분에서 시작하여 뚜렷한 동심원상으로 후피와 수심부의 경계가 되어 있으며, 눈(目)에서는 수피에 도달하고 있는데, 덩이줄기가 굵어지는 데 필요한 물질의 전달 통로가 되며, 한편으로는 병원균의 침입 통로가 되기도 한다. 덩이줄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심부(Medulla)는 외수부(External Medulla)와 내수부(Internal Medulla)로 구분되는데, 내수부는 외수부에 비하여 물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투명하게 보인다.

 

싹(맹아, 萌芽, Sprout)

 

감자싹은 덩이줄기의 눈 속에 있는 싹눈에서 자란 것으로 색깔과 모양이 품종에 따라 달라 품종을 구분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감자싹은 흰색에서부터 다양한 색깔을 나타내는데 기부(基部) 또는 정부(頂部)에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착색된 것 등이 있으며, 흰색인 경우는 약한 빛을 쬐어주면 점차 녹색으로 변하다.

싹의 모양은 구조적으로 윗부분(상부)과 아랫부분(기부)으 로 나눌 수 있는데, 아랫부분은 보통 줄기의 지하부위를 형성한다. 특히 아랫부분에는 숨구멍(Lenticel)이 많은데 감자를 심은 후 이 숨구멍을 통해서 가스교환이 이루어지고 뿌리가 나온다. 그리고 아랫부분의 곁눈에서는 땅속줄기와 곁가지가 나오고, 윗부분(상부)은 자라서 줄기와 잎으로 발달한다.

 

잎(葉, Leaf)

 

잎은 줄기의 각 마디에 2/5 잎차례(엽서)로 나선형으로 돌려가면서 마주나는데, 몇쌍의 1차 및 2차 소엽(Lateral Leaflet)과 정단엽(Terminal Leaflet)을 가진 겹잎이며, 잎에는 털이 있다. 잎줄기 아랫부분에 있는 두 개의 작은 탁엽(Pseudostipular Leaf)과 줄기 위의 잎자루가 붙는 각도는 종간 또는 종 내에서도 차이가 있어 품종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꽃

 

감자꽃은 암술과 수술을 모두 가지고 있는 양성화로서 꽃은 꽃받침, 꽃부리, 수술과 암술 등 4개의 주요 부분으로 나뉜다. 꽃받침은 기부와 5개의 꽃받침 조각으로 구성되고 꽃잎 아래에서 종 모양의 구조를 형성한다. 꽃받침은 녹색으로서 털이 있고, 꽃잎 색은 서로 다른 색조와 명조를 지닌 흰색, 청색, 붉은색과 자주색 등이 있다.

수술군은 꽃잎과 서로 교체하는 5~6개의 수술로 구성된다. 수술은 꽃잎관에 연결된 약(葯)과 화사(花絲)로 구성되어 있다. 암술은 꽃 하나당 한 개씩이며, 암술대와 씨방(자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방은 여러 배주를 포함한다. 배주가 수정된 후 씨앗(종자)으로 발달한다.

 

과실과 종자(眞正種子, True Potato Seed, TPS)

 

꽃이 수정되면 배가 과실로 발달하며 많은 씨앗을 형성하게 된다. 과실은 작은 토마토의 과실 모양과 비슷하며, 장과(Berry)에 속하고, 지름이 3㎝ 정도이다.

과실의 색은 주로 녹색이지만 점 또는 줄무늬 등으로 색소를 띠는 경우도 있다. 씨앗의 모양은 토마토와 비슷하며, 계란형으로 길이가 2㎜, 너비가 1.5㎜ 정도이고, 담황갈색으로서 납작하며, 표면에 털이 있다. 과실당 종자수는 품종별 수정 능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50~200립 정도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