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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생태환경

일 년에 두 번 피는 치자꽃

by 내오랜꿈 2015.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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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꽃이 또 피었다. 작년부터 반복되는 일이다. 6월에 피고 8월말이나 9월에 한 번 더 핀다. 6월에 핀 치자꽃은 열매를 맺어 한창 익어가고 있다. 익어가는 열매 옆 가지에서 다시 피어나는 치자꽃.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6월에 피고 다시 핀 치자꽃. 오른쪽 송이의 꽃 몽우리도 필 준비를 하고 있다.

▲ 6월에 피어 열매를 맺고 익어가는 치자 열매


치자나무는 난대성이라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도나 전남, 경남 지역에서만 노지 재배가 가능하다고 한다. 요즘은 꽃만 감상하는 겹치자나무 종류가 유행한다고 하는데 겹치자나무는 꽃만 피고 열매는 맺지 않는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화분에 심어 유통되는 치자나무는 거의 대부분 겹치자나무라고 보면 된다.




마당 한편에서 자라고 있는 이 치자나무는 7~8년생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작년부터 일 년에 두 번 꽃을 피우고 있다(치자꽃 향기를 맡으며...). 관련 자료를 찾아 보아도 일 년에 꽃이 두 번 핀다는 언급은 보지 못 했다. 오히려 대부분의 자료들이 9월이면 열매가 누렇게 익어갈 시기라고 하는데 우리 집 치자나무 열매는 아직 생생하게 푸르다. 기억에 11월은 되어야 불그스럼하게 변하기 시작해서 12월에 붉게 익은 열매를 따서 말린다.



▲ 치자 말리는 모습(2014년 12월). 크고 붉은 열매는 6월엔 핀 것이고 작고 노란 열매는 8, 9월에 핀 것들이다.


치자는 염색 원료나 한약재로도 많이 쓰이지만 천연 방부제의 역할도 한다. 옛부터 명절, 특히 날이 더운 추석에는 치자 우려낸 물에 밀가루를 풀어 전을 부쳤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명절이 되면 붉게 우러난 치자물로 전 부치는 걸 보고 자랐는데 그게 나름대로 과학적인 근거가 있었던 것. 색깔도 예쁘지만 방부제 역할을 하기에 전이 빨리 쉬어버리는 걸 막아 주었으니 말이다.


지금도 우리 집에서는 전을 부칠 때 말린 치자를 이용하기에 열매를 버릴 일은 없는데 두 번째 핀 치자 열매는 아무래도 첫 번째 핀 것보다 작고 볼품없다. 한 번 생식생장을 했으면 되었지 왜 두 번이나 해야 할까? 아직 답을 못 찾고 있다. 단순히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탓이라면 제주도의 치자나무도 두 번 피어야 할 터인데 내가 아는 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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