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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습/일상

새끼가 귀찮을 땐 동생이라도 잘 둬야...

by 내오랜꿈 2017.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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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강아지들 잘 있나 싶어 나가 보니 본래 어미와 같이 지내던 집은 텅 비어 있다. 바로 옆에 임시로 만든 삼순이 집을 들여다 보니 아주 장관이다. 봄이 새끼 네 마리가 삼순이를 완전히 에워싼 채 자고 있다. 헐~, 이건 삼순이가 새끼를 감싸 추위를 막아주는 게 아니라 강아지들이 삼순이를 덮어 추위를 막아주고 있는 것 아닌가? 어쨌거나 제 새끼도 아닌데 제 몸을 밟고 다니는 것들을 품고 자는 삼순이가 안쓰럽다.




어미인 봄이 역시 멀쩡한 집을 놔두고 녹나무 밑에 놓아둔 종이 박스에 웅크리고 있다. 아마도 새끼들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추위를 선택한 듯. 강아지는 태어난 지 4주차가 되면 이빨이 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는 어미 젖을 빨면서 이빨로 깨무는 모양인지 봄이가 자주 강아지들을 피해다닌다. 서서히 새끼들한테 우유와 사료를 먹여야 할 때인 것 같다. 당분간은 먹을 것만 보면 환장하는 아귀 새끼들 때문에 덩달아 사람도 고생 좀 할 듯하다.


그건 그렇고 삼순이의 이러한 행동은 DNA에 내장된 것일까? 후천적 학습에 의한 것일까? 한 번도 새끼를 낳은 적이 없는 삼순이의 모성본능적 행위를 보면서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제이 굴드로 대표되는 진화생물학의 오래된 논쟁, '진화의 단위가 DNA인가 개체인가' 하는 문제를 다시금 생각케 한다. 개인적으로는 도킨스의 'DNA가 선택의 기본단위'라는 주장에 좀 더 동의하는 편이지만 한마디로 쉽게 결론내리기에는 수많은 반론이나 반증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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