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재배기술
(1) 헤어리베치 파종시기
과수원에 초생작물로 사용되는 헤어리베치는 파종시기가 늦을수록 발아율과 생 육상태가 좋지 못해 피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9월 중순∼10월 중순에 파종하는 것이 좋다. 특히 중북부 지역에서는 파종시기가 늦어지면 발아율과 생육이 부진해 다음 해 생육이 좋지 못하다. 따라서 남부보다 빨리 파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월동 전에 3∼5㎝ 정도 자라 이듬해 재생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
겨울 동안 평균기온이 높은 제주도 지역은 추파할 경우 헤어리베치의 생육이 왕성해 봄 잡초방지 효과가 뚜렷하고 질소고정 능력이 우수해 과수원(시설 배)에서 초생재배용으로 선호하고 있다.
(2) 헤어리베치 파종과 경운
헤어리베치 종자 파종량은 5∼7㎏/10a이 적당하다. 평균기온이 높은 제주도 지역 은 2∼3㎏/10a 정도가 알맞지만 기온이 낮은 중북부 지역에서는 파종량을 5∼7㎏ /10a으로 늘리는 것이 헤어리베치 생산량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파종방법은 파종기를 이용한 줄뿌림이나 토양표면에 산파하면 된다. 파종기에 토양 수분이 적당하면 복토하지 않아도 과실을 수확할 때 사람들에 의해 토양에 묻혀 발아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3) 시비량
척박한 과수원이 아니면 별도로 시비하지 않아도 헤어리베치가 자라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과수원에서 기비로 시용하는 비료로 충분히 재배할 수 있고 봄에 다시 토양에 환원되므로 대부분의 과원에서 추가적인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양분부족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4) 이용방법
과수원에 파종된 헤어리베치는 6월 중 기온이 상승하면 말라 죽어(하고현상) 토양 에 환원되기 때문에 경운이나 로터리 등 별도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나. 이용효과
(1) 헤어리베치 생산량
헤어리베치 건물 생산량은 지역, 작목, 기상, 수확시기 등에 따라 400∼980㎏ /10a으로 차이가 크다. 평균기온이 따뜻한 제주도의 감귤원에서는 건물 수량으로 900∼1,000㎏/10a까지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베치 생육이 왕성한 반면 감귤은 2m×2m로 재식거리가 좁아 이듬해 4월 이후 감귤나무에 베치가 휘감아 올라가기 때문에 감귤원 초생 재배용으로는 불합리했다. 그러나 재식거리가 넓은 배 과수원에서는 헤어리베치가 건물로 500㎏/10a이 생산됐으며 배나무를 타고 올라가지 않고 땅을 피복해 초생재배용으로 적합했다. 과원에서 헤어리베치를 재배했을 때 질소양분 환원가능량은 10∼15㎏/10a 정도 됐다.
제주도보다는 평균기온이 낮은 중부·남부 지방에서는 약 400∼600㎏/10a의 헤어 리베치 생산이 가능했다. 옥천지역에서는 감귤과 재식거리가 비슷한 포도원에서 감귤원과 달리 베치가 포도나무를 휘감아 타고 올라가지 않고 땅을 피복함으로써 과수에 피해를 주지 않아 중부 지방에서는 재식 거리가 좁은 포도과원에서도 헤어리베치가 초생재배용으로 적합했다.
헤어리베치를 재배하는 동안 질소비료 표준시용량인 10㎏/10a을 시용한 처리에서 무시용한 처리보다 7∼18%의 증수가 가능했다. 지역의 기온이나 작물의 재식거리를 고려해 질소비료를 조절해 시비한다.
(2) 헤어리베치 토양피복 효과
헤어리베치는 추위에 잘 견디는 포복성 작물로 경작지 표면에 두꺼운 식물체 매트를 형성해 토양을 피복함으로써 겨울철이나 월동 후 강우·바람으로부터 토양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피복두께는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토양보호 효과가 커진다. 토양 피복두께는 헤어리베치 생육초기에는 30㎜ 정도이며 하고 현상이 이루 어지는 수확기에는 130∼150㎜ 정도로 피복효과가 뛰어나다(그림 4-13).
과수원에서는 경운을 하지 않고 토양표면에 화학비료를 과다 시용함으로써 비료 의 많은 부분이 빗물이나 관개수에 씻겨 유실될 뿐만 아니라 인근 지하수를 오염 시킬 수 있다. 그러나 베치가 토양표면을 피복하면 일부는 베치가 이용한 다음 고 사해 토양에 환원됨으로써 양분을 임시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또 식물체 사이에 보관하거나 수분의 침투를 막아 양분유실을 억제해 양분 가용화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베치의 토양피복은 물리적 측면인 토양표면 유실 방지뿐만 아니라 화학적 측면인 양분효과에서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3) 잡초방제 효과
헤어리베치는 토양표면을 피복함으로써 토양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억제물질을 분비해 다른 잡초가 생육하지 못하게 하는 잡초경감 효과가 뛰어나다. 11월에 파종한 헤어리베치는 이듬해 3월 하순에 73%, 4월 하순에 100%의 피복률을 보였다. 8월에 파종한 경우 11월 상순에 80%의 토양 피복률을 보여 잡초방제 효과가 뛰어 났다. 피복 전에 잡초가 우점했다 하더라도 기온이 따뜻해지면 베치의 생육이 왕성해지고 포복성으로 잡초를 휘감아 올라 위에서 덮어 말려 죽임으로써 잡초 생육이 불가능해 뛰어난 잡초경감 효과를 보였다. 베치가 과수원 토양표면을 피복하고 있는 시기인 3월부터 8월까지는 잡초가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헤어리베치를 재배해 잡초를 방제할 경우 제초제를 사용해 잡초를 방제하는 것보다 약 80,000원 정도 경영비 절감이 가능했다. 비료가치와 토양보존 효과를 고려할 때 더 많은 경영비를 절감함으로써 농가소득 향상도 기대된다.
(4) 베치 재배 후 토양 중 양분함량
헤어리베치는 두과녹비작물로 공중질소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베치가 재배된 토양의 질산태질소 함량은 25∼37㎎/㎏으로 시험 전보다 3∼4배 증가했으며 관행 (청경구)에 비해 2.5∼3.5배 늘었다(그림 4-14).
베치를 재배할 때 질소비료를 전혀 시용하지 않은 처리구에서도 관행구에 비해 질산태질소 함량이 2.5배가량 높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질소를 고정해 사용하는 작물들은 질소 시비량이 많으면 근류균의 질소고정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절한 시비량이 중요하다. 헤어리베치에 질소 표준시용구보다 1/2시용구의 질산태질소함량이 높은 것으로 보아 토양 중 질산태질소 함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질소 표준시비보다는 1/2시비가 적절하다.
호밀은 화본과작물로 질소고정 능력뿐만 아니라 식물체의 양분 흡수력도 뛰어나 다. 질소고정 능력이 헤어리베치와 같다 하더라도 토양 중에 남아 있는 가용태 질 소함량은 호밀 재배구보다는 헤어리베치 재배구에서 18% 정도 많았으며 자연 초생과 비교할 때 14∼43% 더 많은 질산태질소를 함유하고 있었다.
(5) 베치 재배 후 토양의 물리적 변화
헤어리베치를 재배해 토양에 투입하면 유기물을 공급함으로써 토양구조 개선, 투수성 증가 등 물리적 개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헤어리베치를 재배한 토양의 삼상을 보면 나지나 자연초생에 비해 기상률이 많이 향상된 것을 볼 수 있다. 과수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자연초생보다 토양의 액상률은 많이 감소해 과수의 결실 이후에는 과수와 베치의 수분 경합에 의해 과실의 당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 헤어리베치의 양분함량
호밀은 화본과작물로 질소를 고정하기도 하지만 토양 중 양분수탈이 심한 작물이 다. 작물체 내 N-P-K 함량이 헤어리베치보다 많은 반면 무기양분 흡수량은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비해 헤어리베치는 N-P-K뿐만 아니라 무기양분까지 골고루 함유 하고 있어 토양에 환원될 때 적절한 양분공급원이 된다. 또한 베치는 C/N율이 10미만으로 토양에 투입되면 빠르게 분해돼 작물이 이용하기 쉬운 형태로 변화되므로 양분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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