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4) - 재배환경

환경 조건 

가. 온도 

옥수수는 원산지가 중남미의 열대 지방이기 때문에 수확을 많이 하려면 생육 기간 동안 따뜻한 기후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즉 밤의 기온이 10℃ 이하가 되면 생육이 정지되며, -1.7℃ 이하가 되면 얼어 죽으므로 최저 기온이 10℃ 이상은 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밤의 기온은 16~18℃가 가장 알맞다. 이보다 높으면 호흡이 왕성하여 낮 동안 동화작용(同化作用)에 의해 만들어진 물질의 소모가 증가한다. 또한 수이삭이 나와서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 35℃가 넘는 고온이 계속되면, 꽃가루가 1~2시간 내에 죽으면서 임실률(稔實率)이 떨어져 큰 감수를 가져온다. 

옥수수는 일정 온도 이하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생육과 관계있는 범위(10~30℃) 이내에서 파종기에서 성숙기까지 매일 평균 기온을 합계한 것을 유효적산온도 (GDD)라고 한다. 이 유효적산온도는 품종마다 연도나 지역에 관계없이 일정하다. 일찍 파종하거나 늦게 파종하거나, 파종 후 성숙기까지의 유효적산온도는 거의 일정한 값을 가지고 있다. 

옥수수의 발아 온도는 최저 8~11℃, 최적 32~34℃, 최고 40℃ 내외이다. 씨앗을 파종하여 싹이 나오는 데 걸리는 일수는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토양 온도가 13℃ 에서는 18~20일, 15~18℃에서는 8~10일, 21℃ 이상이 되면 4~6일이 소요된다. 이 와 같이 온도는 발아율, 발아 기간, 발아 세력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옥수수 생육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조기 재배 시 발아 시간을 줄이려면 종자 담글 때 온도를 20~25℃로 맞추는 게 좋다. 종자 담그는 시간은 품종에 따라 다른데 일반 옥수수는 24시간, 단옥수수는 6시간, 초당옥수수는 3~6시간 정도 하는 것이 적정 발아율 유지에 유리하다. 

광합성 능력을 고려한 생육에 알맞은 온도는 토양 수분과도 관계가 깊다. 토양 수분이 보통인 경우에는 26~32℃, 토양 수분이 충분할 때는 35~38℃가 적정 온도다. 

나. 수분 

옥수수 생육에 필요한 토양 수분은 최대용수량(最大容水量)의 60~80% 범위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월평균 90~120mm의 비가 와야 한다. 수분이 많이 필요한 시기는 생육 초기보다는 생육이 왕성하고 온도가 높은 7~8월로, 월별 150mm 까지 많은 양의 수분을 소비한다. 생육단계별로는 개화기 전후가 토양 수분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로, 이 시기에 가뭄이 오면 옥수수의 수정, 등숙 등에 나쁜 영향을 끼쳐 전체적으로 옥수수 수량에 타격이 올 수 있다. 비닐하우스 조기 재배 시에는 하우스 내 수분 증발로 수분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1주일에 적어도 20~30mm의 물을 인위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발과 고온이 겹쳐 상품성 있는 옥수수 생산에 차질을 가져오고 수량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다. 토양 

토양 조건은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알맞게 갖춰져야 옥수수 생육에 좋으며 높은 수량을 올릴 수 있다. 

옥수수는 토양에 대한 적응성이 높은 작물이지만, 가장 알맞은 토양 산도는 pH 5.5~8.0이다. 토양은 배수가 잘되고 비옥도가 높은 토양이 좋다. 옥수수는 토양의 통기성(通氣性)과 물빠짐이 좋아야 하는 작물이므로 점질토나 물이 잘 빠지지 않는 밭 또는 너무 메마르기 쉬운 모래땅은 적당하지 않다. 즉 모래와 점토가 알맞게 균형을 이룬 양토와 물에 존재하는 수소 이온 농도가 6.5인 토양이 옥수수 재배에 가장 알맞다. 토양 개량을 위해서는 최소 3년마다 10a당 300kg의 석회를 시용하고 물이 잘 빠질 수 있는 흙 등으로 객토를 해야 한다. 또한 유기물 함량을 높여 양분의 유실을 줄여줄 것, 토양을 입단화(粒團化)시켜 공극을 많게 해줄 것, 습해를 줄여줄 것, 적당한 수분을 유지해줄 것 등이 요구된다. 이렇게 되면 토양이 검은색으로 유지되어 햇빛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으므로 옥수수 생육에 도움을 준다. 또한 지온을 상승시키고, 적정 수분을 유지하고, 토양을 부드럽게 해주고, 수확 기간을 단축시키면서 수량을 올리기 위해서는 비닐피복재배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비닐 피복재배는 식용 옥수수 재배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라. 비료의 역할과 양분 흡수 

옥수수는 크게 자라는 작물이므로 다량의 양분을 흡수하여 이용한다. 양분은 토양 속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적정량의 화학비료가 필요하다. 

옥수수는 구성분의 95% 정도는 광합성에서 얻어진 산물이고, 나머지 약 5% 정도는 토양이나 비료에서 흡수하여 얻어진다. 옥수수는 물이나 필수원소 중 어느 하나라도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광합성이 제대로 되지 않고, 다른 대사 작용도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잘 자랄 수 없다. 이러한 비료 성분은 양은 적지만 식물세포의 구성분이거나 대사 작용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비료 성분을 알맞게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옥수수에 질소, 인산, 칼리를 주는 양은 토양, 품종, 파종기, 재배 목적, 재배 지역 등에 따라 다르다. 옥수수는 땅에 준 비료를 모두 흡수하는 것이 아니므로 적정량을 줘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비료의 흡수율은 질소가 50~60%, 인산이 20%, 칼리가 40~50%이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토양과 기후가 달라 비료의 흡수량이 다르므로 실제로 비료를 주는 양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개 농민들은 옥수수 전용 복합비료가 없기 때문에 벼 복합비료(21-17-17), 콩 복합비료 (4-7-6)로 비료량을 조절하여 주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나라에서 옥수수를 재배할 때 권장하는 10a당 표준시비량은 <표 2-9>와 같다. 

과거에는 잘 쓰러지지 않는 단교잡종과 3계교잡종 등 교잡종을 알곡용으로 재배할 때 질소 18kg, 인산과 칼리는 각각 15kg을 주었으며, 생육 기간이 짧은 식용 옥수수(단옥수수, 찰옥수수)는 질소 18kg, 인산과 칼리는 각각 13kg을 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산과 칼리가 밭 토양에 많이 잔류되어 있기 때문에 권장 시비량이 <표 2-9>와 같이 조정되었다. 

담근먹이용으로 재배할 때는 알곡용으로 재배할 때보다 동일 면적에 심어지는 개체 수가 많기 때문에 질소의 시용량을 늘려 질소 20kg, 인산과 칼리는 각각 15kg을 줘야 한다. 쓰러지기 쉬운 재래종이나 합성품종은 시비량을 줄인다. 하지만 유효 인산이 적은 개간지나 천수답을 밭으로 만들어 옥수수를 심을 경우에는 인산 비료를 더 줘야 한다. 

옥수수를 포함한 모든 밭작물은 유기물을 시용하면 생육이 좋아진다. 토양 유기물의 종류에는 짚이나 풀 등으로 만든 퇴비(堆肥), 소·돼지 등의 외양간에 깔짚으로 볏짚을 넣어주어 가축의 분뇨와 섞인 구비(廐肥), 헤어리베치·자운영·호밀 등을 재배하여 성숙하기 전에 갈아엎어 비료를 공급하는 녹비(綠肥)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질소는 단백질을 형성하여 효소와 세포막을 구성하는 데뿐만 아니라 광합성을 하는 데도 필요한 엽록소의 구성분이다. 질소가 부족하면 엽록소를 충분히 합성하지 못하여 잎이 노란색을 나타낸다. 특히 아래 잎이 일찍 말라 죽고 위에 있는 잎도 잘 자라지 않는다. 따라서 질소를 알맞게 줘야 엽록소 함량이 증가하여 잎이 녹색으로 변하고, 광합성도 왕성하여 줄기와 잎이 빨리 자라고 이삭도 잘 발달한다. 질소는 전 생육 기간을 통해 흡수되므로, 밑거름과 웃거름으로 나눠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밑거름은 초기 생육을 촉진시키고 웃거름은 생식생장 이후 잎과 줄기의 발달은 물론 이삭의 발달을 도와준다. 반면 많은 양의 비료를 동시에 밑거름으로 주면 염류 장해를 일으킬 수 있고 질소 비료가 일찍 소모되어 후기 생육이 불량해질 수 있다. 가능하면 질소는 2회로 나눠서 준다. 

인은 핵산과 화학에너지인 ATP의 구성성분일 뿐 아니라 당이 분해될 때는 인과 결합해야 하므로 대사 작용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인은 토양에서 잘 움직이지 않는 형태로 존재하므로 온도가 낮아 뿌리의 발육이 나쁜, 생육 초기에 부족하기 쉽다. 흔히 봄에 옥수수가 출현한 후 자색을 띠는 것은 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온도가 높아져 뿌리가 잘 발달되면 녹색으로 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은 대개 생육 초기부터 이삭이 나온 후까지 흡수하는데 씨앗에도 많이 저장된다. 인산은 당년에 15~20%만 흡수하고 나머지 80% 내외는 토양 중 칼슘, 철, 알루미늄, 망간 등과 결합하여 잘 녹지 않는 화합물로 만들어진다. 토양에 잔류한 후 다음 해에 이용된다. 

칼리는 옥수수 체내의 각종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질소 다음으로 많이 흡수되는 원소이다. 칼리가 부족하면 잎의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변하고 잘 자라지 않는다. 칼리는 옥수수가 가장 많이 흡수하는 비료 중 하나이지만 어릴 때는 많이 흡수하지 않고, 키가 약 25cm 정도 되는 수이삭이 나오기 3주 전부터 급격히 흡수한다. 이때 칼리를 알맞게 주지 않으면 칼리가 부족하기 쉽다. 칼리는 성숙되기 2주 전쯤부터 줄어든다. 이것은 식물체 내에 남아 있던 칼리가 잎이 마르면서 빗물에 녹아서 씻겨 내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옥수수가 흡수한 전체 칼리의 약 4분의 1은 씨앗에 포함되어 있으며, 나머지 4분의 3은 다른 부위에 분포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