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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사람의 몸은 그 원리에서 같다”
일본연수기④ - 가와나씨의 ‘Natural Harmony’ 매장
출처:<장성군민신문(www.jsnews.co.kr)> 2005. 10 .24
김은정 기자 pinkcolor@jsnews.co.kr
1. 자연재배의 기본 원리
“소비자들이 자연의 메카니즘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을 위해 목숨 걸 각오가 돼 있다. 머리보다는 자연의 눈으로 바라봐야 하며, 지금까지의 상식을 내려놓지 않으면 새로운 세계는 안 보인다. 이것은 재배기술뿐만 아니라 깊은 이념에 있다.”
인간은 자신의 입장에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한다. 그러나 자연계에는 좋거나 나쁜 개념이 없다. 잡초도 마찬가지의 한 예이다. 잡초는 흙의 오염을 흡수하지만, 사람들은 농사에 방해된다며 제초제를 뿌려 없앤다. 이런 의미에서 잡초나 해충, 병균 등도 다 의미가 있으므로 그곳에 있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몸도 이유가 있기 때문에 병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연재배의 기본 원리는 흙을 깨끗하게 하는 것, 흙의 위력을 되돌려 놓는 것, 흙뿐만 아니라 뿌리·종자에 포함된 비독과 농약을 제거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업을 실천하는 사람의 인격이다. 마음을 순수하게 해가는 것, 그리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관찰력을 키우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흙은 원래 그 자체가 비료 덩어리라는 사실을 상기하자.
흙의 오염은 사람의 어깨 결림과 같다. 사람의 신체중 냉기가 가장 많은 곳이 신장인데, 냉기가 얼마나 안 좋은 것인지는 모두 알 것이다. 흙의 비독도 같은 것이다. 어깨 결림은 주물러봐야 또 뭉친다.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없어지는 것, 즉 흙도 사람도 원리는 같은 것이다.
2. 자연과 어울리는 여유로움의 공간- ‘Natural Harmony’
▲ 가와나씨 |
동경내에 있는 가와나씨의 ‘Natural Harmony’ 매장. 가와나씨는 기무라씨의 사과나 이시야마씨의 쌀, 다카하시씨의 근채류 등을 자연재배로 생산된 산물을 유통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생활속에 예술을 접목하려는 노력을 시도해 왔다. 예술자연재배도 농업의 예술이란 의미에서 이름 붙인 것이다. 그는 사람 자체가 예술이란 생각으로 지구 전체를 예술로 꾸며 가자고 제안한다.
그의 가게에서 파는 모기향은 살충효과가 없다. 대신 제충국이란 식물을 이용해 모기가 근처로 오지 못하게 만든다. 치약의 거품은 세탁시 나오는 계면활성제로 미각을 둔화시킨다. 그러므로 그의 치약은 거품이 나지 않는다. 또한 면, 마, 비단 등 무농약의 천연수제품 의류를 판매한다. 예를 들어 여기에서 판매되는 검정색 의류는 80~100회의 염색을 한다. 이에 반해 일반화학염류는 한 번이면 끝나는 것이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에는 자연재배 년수, 생산자명, 종자 등의 정보를 적어놓는다. 이시야마씨의 작년분 쌀은 이미 팔리고 현재 재고가 없는 상태다.
다음은 ‘네츄럴 하모니’ 매장내 건축공간을 운영하는 사가네씨의 주(住)문화에 대한 강론이다.
3. 입는 것, 먹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사는 곳이다
사가네씨는 완전하다고 할 정도로 몸에 해가 없는 건축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새 주거에서 살 때 아토피나 알 수 없는 병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의학발표에 따르면 농산물이 인체에 끼치는 폐해는 천천히 오지만 주택은 단기간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다. 천연소재의 집에 살면 아토피나 천식 앓던 아이가 낫는다. 20~30년된 건물 부수고 새로 지을 때 20~30년 분량의 쓰레기가 나온다. 이 쓰레기를 태울 때 다이옥신 등의 유독가스가 나온다. 흙속에 묻을 경우 지하수가 오염된다. 또한 건자재에 포함된 포름알데히드는 10년 이상 집안에 남아 악영향을 끼치는데 그것은 토루엔, 키시엔, 신나, 휘발유의 원료로 쓰인다. 이러한 화학물질의 부작용으로 학교에 못가는 아이들이 속출했다.
화장실의 나프탈렌은 간암을 유발시킨다. 독성이 강하지만 변기안의 독성을 다 죽이고 청결하고 또 가격이 싸기 때문에 인체의 유해성을 떠나 사용한다. 드라이크리닝도 화학물질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건축의 유독성 때문에 한 해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고 사망에 이르고 있다. 의식주가 삼위일체 되지 않는 한 자연재배 음식을 먹는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일본의 건축물중 97%가 잘못된 것이고, 그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4. 가와나씨의 부패실험과 초산태질소 실험
▲ 부패 실험 |
부패실험 - 자연재배, 유기재배, 일반재배로 키운 당근과 오이를 잘게 잘라 유리병 속에 넣고 뚜껑을 닫은 다음 상온에 둔다. 하루에 한 번씩 뚜껑을 열고 닫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장 먼저 부패하는 것이 유기재배의 것이다. 다음이 일반재배. 자연재배의 것은 썩지 않고 절임상태가 된다. 즉 발효된다. 뚜껑을 여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균이 들어갔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균의 입장에서 보면 좋거나 나쁜 것이 없다. 따라서 균이 나쁜 것이 아니라 환경이 나쁜 것이다. 음식을 먹은 후 배속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두 채소에는 나쁜 균들이 그것을 먹이로 알고 들어간 것이고, 발효된 것은 좋은 균들이 들어간 것이다. 이것을 본 사람들은 자연재배 산물을 먹고 싶어한다. 밥도 마찬가지다. 자연재배의 밥은 발효돼 술이 되지만 일반밥은 썩는다.
한국과 일본은 발효 문화다. 30여 년 자연재배 식품을 먹고 있는 가와나씨는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지 않는다. 기무라씨 또한 그렇다.
제대로 된 식물은 말라야 정상이다. 썩는다는 것은 이상한 것이다. 일반재배가 유기재배보다 부패 속도가 늦었다. 즉 화학비료에는 질소량이 많이 제한돼 있지만 유기재배의 경우 질소량을 생각지 않고 퇴비를 많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농약문제라기 보다 초산태질소의 성분이 문제다.
▲ 초산태질소 성분 비교실험. 자연재배 2년산 야채(왼쪽)와 5년산 야채(오른쪽) 비교. |
초산태질소 실험 - 초산태질소는 체내에서 아미노산과 결합해 니트로소아민이라는 1급 발암물질을 만든다. WHO에서는 초산태질소 하루 권장량을 발표했다. 질소 성분이 많은 시금치를 예로 들자. 50㎏ 성인 기준 하루 30g으로 5㎏ 아기의 경우 3g이고, 3㎏의 신생아라면 1g이면 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은 이유식에 시금치를 갈아 먹인다. 때문에 ‘블루베이비 증후군’에 걸려 사망에 이른 아이들도 있다.
자연재배 2년산 채소와 5년산 채소의 질소 성분 비교 실험을 했다. 육안으로 보기에 2년산 채소가 5년산 채소보다 훨씬 색이 진해 보인다. 또한 잎사귀에 벌레가 여기저기 먹혀 있다. 실험 결과 2년산 채소는 질소 성분이 초과됐고, 5년된 것은 1.8ppm(유럽기준:2000~3000ppm)이 나왔다. 즉 제대로 자란 자연재배 농산물에는 질소 성분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5. 종자선택 - 스스로 해야 할 몫
자연재배를 해온 그들은 20년간 자가채종을 해왔고 매년 품종이 좋아지고 있다. 씨앗은 자가채종한 것이 좋으며 각자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도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당근을 선별하고 교배, 수확, 추숙하고 조정, 보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한 품목씩 나누어서 하면 좋을 것이다.
씨앗을 선별하기 어려운 경우 간단한 기술은 ‘자연적으로 나와서 생긴 것’을 고르면 된다. 즉 봄에 각자 마음에 드는 토마토를 통째로 심는다. 그러면 싹이 군데군데 뭉쳐서 난다. 상황이 나쁜 가운데서 살아남은 것, 발아력이 좋은 것을 쓴다. 사람이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계속 선발하는 과정만 남는다.
통째로 심으면 군데군데 뭉쳐서 싹이 난다. 이 방법으로 5년이 되면 고정종자를 채취할 수 있다. F1 종자를 원래 상태로 돌리는데 8년이 걸리지만 이 방법을 쓰면 5년이면 고정종자를 얻을 수 있다. 흙의 불순물은 보리 등으로 꾸준히 빼준다.
병충해 온다고 포기하지 말자. 이런 것들이 흙을 정화시킨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결과를 받아들이고 느슨한 마음으로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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