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볏짚을 잘 말려서 활용하라”
일본연수기③-아키다 이시야마씨 농장
출처:<장성군민신문(www.jsnews.co.kr)> 2005. 10 .12
김은정 기자 pinkcolor@jsnews.co.kr
예술자연재배에 의한 기무라씨의 사과농장에 이어 쌀과 미인으로 유명한 아키다 지방의 이시야먀씨 농장을 찾았다. 그는 자연재배를 시작한지 3년밖에 안됐지만 세세한 관찰과 노력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밝은 노란색으로 물든 그의 논은 그야말로 메뚜기 천국이다. 올해 한국은 벼멸구가 극성인 반면 일본에는 깜부기가 많았지만 그의 논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아키다 지방은 ‘고시히까리’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이시야마씨가 생산하는 품종은 ‘사산이시끼’다. 고시히까리는 찹쌀을 교배한 쌀로 찹쌀전분이 섞여 밥이 찰지고 맛이 있지만, 당도가 높아 당뇨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사산이시끼는 찹쌀이 배합안된 품종으로 비료를 많이 원치 않는다. 때문에 적은 비료로도 많은 수확이 난다. 그러나 일본에선 고시히까리가 여전히 인기다.
이시야마씨는 처음 일반재배에서 14년전부터 유기재배를 하다가 3년전부터 자연재배로 바꿨다. 그의 논은 50년전에 호수였던 곳으로 50여년전 개간한 땅이다. 때문에 미네랄이 많은 모래땅이어서 농사를 짓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총 25㏊중 6.5㏊를 자연재배로 한다(나머지는 유기재배). 자연재배를 시작한지 1년째에는 480~485㎏의 수확이 나왔다. 2년째에 550㎏에서 3년째에는 600㎏를 수확했다. 유기재배의 경우 평균 540㎏이 나온다.
“논에 야생콩 심으면 잡초 더 많이 나”
그는 수확이 끝나면 볏짚은 논에 그대로 둔다. 대신 눈·비가 많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배수처리만 해준다. 그는 논에 야생콩을 심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작년에 논에다 야생콩을 심어 양분을 높이려 했으나 대실패였다. 오히려 다른 잡초들이 더 잘 자랐다고 한다. 이유는 야생콩(히어리비치)는 논과 같은 수분이 많은 땅에선 안좋다. 즉 밭은 괜찮지만 논에는 부적합하다. 콩은 원래 밭에서 나는 작물이기 때문이다.
“논의 볏짚을 잘 말려서 활용하라”
가을 볏짚은 잘게 잘라 논에서 그대로 말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그러면서 땅 스스로 잠재능력을 발휘하도록 한다. 봄에도 쟁기질을 하지 않고 볏짚만 뒤집어 준다. 또한 볏짚의 건조를 촉진시키기 위해 볏짚을 흩어놓는다. 그렇게 되면 생짚이 흙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없다. ‘마르지 않은 풀은 채소옆에 두지 말라’는 원리와 같다. 왜냐면 진딧물이 발생하니까. 그는 논의 볏짚을 잘 말려서 활용하며 자재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그가 발명한 제초기계를 사용한다. 그가 자연재배를 하며 겪는 가장 문제가 제초문제인데 반대 한국에서는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닐 듯하다. 왜냐하면 기존에 유기농업을 해오던 전춘섭 옹(장성남면)은 올해 자연재배로 처음 농사를 지었다. 그 결과 풀이 거의 나지 않았고 수확량도 작년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동행한 기무라씨는 ‘한국과 일본의 땅의 건조차’라고 설명한다. 아키다 지방은 눈이 많아 땅의 건조가 늦은 반면 한국은 조건이 좋기 때문에 제초문제는 해결된다는 것이다.
“로타리는 최대한 거칠고 굵게”
로타리는 최대한 거칠고 얕고 굵게 한다(보통 3㎝이내라고 함). 이후 이앙전에 써레질로 표면의 흙만 고른다. 이시야마씨에게 있어 그 다음 제초문제가 나온다. 제초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재배의 논보다 잡초가 훨씬 적음을 전제하는 것은 물론이다. 기무라씨의 말에 따르면, 논을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풀문제가 해결된다고 한다.
그는 7월까지 논에 물을 듬뿍 주고 8월부터 조금씩 빼낸다. 비가 오면 배수구를 틀어주고 9월에는 물이 전혀 없도록 한다. 가능한 수확전까지 물이 있으면 좋지만 수확할 때 콤바인이 빠지면 곤란하므로 물을 빼준다고 한다.
종자의 문제에 대해서도 자가채종이 좋다고 한다. 때문에 수확한 씨앗의 일부를 종자로 쓴다. 특히 키다리병(아끼다고마치)은 콤바인을 할 때 벼이삭에 상처가 생긴 것을 종자로 썼을 때 오므로 상처가 없는 종자를 써야 한다. 씨앗에 상처가 없으면 키다리병은 절대 없다는 것. 때문에 씨앗을 중요하게 채종해야 한다.
“모는 띄엄띄엄 심어야 뿌리 깊이 내리고 유효분열 많아”
그는 정모소를 겸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온 쌀겨를 3개월간 발효시켜 논의 흙과 섞는다. 잡초 씨가 안섞인 안쪽의 흙을 사용해 흙과 쌀겨가 2대 1 비율이 섞은 다음 물을 붓고 가끔씩 뒤집어주며 발효시킨다. 발효가 되면 질소가 날아간다. 그것을 상토로 하여 씨앗을 쓰는데 보통 30일 걸려 모를 심는다고 가정할 때 5일을 더 놓은 후 심는다.
또한 하우스 육묘장에서 풀(pool) 육묘를 하는데 모가 5㎝ 자랄 때 절반가량 물을 대는 물못자리를 한다. 이렇게 하면 입고병이 예방된다. 즉 입고병 예방을 위해서 첫째 쌀겨와 흙을 섞어 재발효시킨 상토를 쓰는 것, 둘째가 풀육묘를 하는 것이다. 이양하기까지는 25일 정도 걸린다.
모를 심을 때는 평당 50주, 한 주당 3.xx포기를 심고 간격은 33㎝로 한다. 이렇게 심으면 나중에 포기가 나눠지면서 부채꼴 모양으로 자라는데 이것은 초기에 뿌리가 깊고 유효분열을 하며 중간낙수가 필요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브이(V)자형으로 모를 심는데, 이것은 묘수가 많고 너무 빼곡이 심어 무효분열수가 많아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한다. 때문에 양분을 서로 뺏으려 한다.
자연재배의 벼는 수확할 때까지 뿌리가 살아 있다. 그러나 비료를 준 벼는 뿌리가 죽어 있고 벼가 익은 가을빛깔도 잿빛이다. 그러나 이시야마씨의 논은 밝은 노랑 빛깔에 메뚜기가 한철이다. 기존에 유기재배를 하는 사람이라면 퇴비(자재)를 1/3로 줄이다가 최종적으로 자재를 사용치 않는 자연농법으로 전향하는 것이 좋다. 이시야마씨는 세세한 관찰과 시행으로 3년만에 자연재배를 정착시켰다.
일반벼의 뿌리와 비교
이시야마씨 논의 인근은 기무라씨의 사과밭처럼 일반재배를 하고 있었다. 이시야마씨 논의 벼와 그 옆 논의 벼뿌리를 비교해 보았다. 일반벼의 뿌리는 새로 분열하는 싹이 많이 돋아 있었다. 낟알이 익을때 열매에게 공들여야할 양분을 뿌리의 새싹이 뺏어가는 형태다. 반면 이시야마씨의 그것에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벼알이 둥글고 굵은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이 부자가 되면 게을러지듯이 뿌리들도 양분이 많으면 흡수하려 들지 않는 법. 양분을 최대한 흡수하는 이시야마씨의 벼뿌리들엔 잔뿌리가 무척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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