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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문화예술

샤갈( Marc Chagall 1887∼1985 )의 색, 그리고 선의 유혹

by 내오랜꿈 2007.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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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Marc Chagall 1887∼1985 )의 색, 그리고 선의 유혹


처 : <진보누리>(www.jinbonuri.com) 2004-07-11 

배따라기


 

The Painter to the Moon,1917, gouache and watercolor on paper, Marcus Diener collection, Basel



Cemetery Gates, 1917,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The Praying Jew, 1923, oil on canvas,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Green Violinist, 1923-24, oil on canvas, The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The Falling Angel, 1923-47, oil on canvas, Kunstmuseum, Basel



The Watering Trough, 1925



The Three Acrobats, 1926,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Chrysanthemums, 1926, oil on canvas, Perls Galleries, New York



Lovers with Flowers, 1927, oil on canvas, The Israel Museum, Jerusalem



The Rooster, 1929, oil on canvas, Thyssen-Bornemisza Collection, Lugano



Lovers in the Lilacs, 1930, oil on canvas, Richard S. Zeisler Collection, New York



Solitude, 1933, oil on canvas, The Tel-Aviv Museum



Bouquet with Flying Lovers, 1934-47, oil on canvas, Tate Gallery, London



White Crucifixion, 1938, oil on canvas,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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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은 정의 내리기 힘든 사람이다. 그다지 정열적이지도 않았으며, 투철한 삶의 방식을 획득한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그는 누구보다도 자유로웠으며 어느 누구도 범할 수 없는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혈연으로 따지면 유태인이요, 태어난 곳으로 보면 러시아 사람, 국적으로 따지면 프랑스 사람인 마르크 샤갈의 이력은 그 자체가 이미 중간자로서의 그의 창조적 입장을 암시하는 것 같다.


모든 위대한 예술가가 그렇듯이 마르크 샤갈은 한없이 먼 나라에서 온 나그네이다. 꽃과 통나무집과 파란 송아지와 일곱 가닥의 촛대와 센 강과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성좌처럼 선회하는 아틀리에에서 익살스런 양 같은 부드러운 미소를 띠면서 84살이 된 이 노화가는 [나는 마술사다]라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사랑의 마술사라는 것을, 그리고 이 사랑이 서구의 에로스보다 훨씬 먼 연원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와 같이 되풀이해서 애인들, 약혼자들, 신랑 신부들의 열렬한 포옹을 그리면서 도취의 광경을 침실에 두지 않고 옥외에다 둔 것, 축배를 들게 하고, 길고 새하얀 신부 의상의 치마자락을 끌게 한 채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을 활짝 열린 대기 속으로 끌어낸다.


우리와 친근한 샤갈의 표상의 세계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샤갈에 있어서 먼 나라, 다른 차원의 세계란 것은 애인에게 안긴 상대편의 얼굴을 갑자기 초현실의 색채로 바꾸는 힘, 이 변용력이 잠재하는 영역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는 조화와 속박으로부터 해방의 방향으로 걸어갔던 것이다. 초현실적 색채의 현실성과 도치되고 게다가 화가의 내부에만 실재하는 질서 속에 집중된 사물의 구성적 균형에 의하여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무엇에도 비할길 없는 강렬한 회화 언어, 즉 기호에 의하여 알 수 있다. 인간을 초월하는 세계와의 합체, 서정적, 시적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화적 합체야말로 샤갈의 예술세계의 참된 의의이다.


그가 끈덕지게 그려온 포옹하는 사람들의 손은 이 무한한 세계로부터의 희망을 움켜 쥐고 있다. 물론 전쟁과 혁명, 동포의 살육, 스페인의 내란과 서구 각지에서 벌어진 유태인 학살,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의 재화로 덮여 있던 현실의 균열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림 속의 집들은 붕괴되고 병사들은 십자가에 못박힌 것 같은 자세로 누워 있다. 십자가도 쓰러지고 천사마저 추락한다. 


동시에 형태의 윤곽을 이루는 묘선은 끝이 째어지고 굵은 악센트를 띠며 떨기 시작한다. 드라크르와나 고야의 만년 작품에도 나타나 있는 선, 비극의 본질이 회화적 형태를 빌어 분출할 때의 그 절규다. 붕괴하는 세계를 지탱하는 것은 붕괴가 생성의 표현인 회화, 샤갈의 스틸 바로 그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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