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모습/일상

두 개의 풍경이 주는 단상

내오랜꿈 2017. 6. 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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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볼 수 없는, 두 개의 풍경. 어쩌면 정치, 경제(정책)의 딜레마는 모두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 아닐까?



▲ 이미 모내기를 마쳤어야 할 논들이 먼지가 날릴 정도로 메말라 있다. 고갈된 물 찾느라 관정을 파고 있는 모습


며칠 전부터 집 주변 농로에서 울려퍼지는 기분 나쁜 소리와 울림들. 석유 시추현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대형 크레인이 관정을 파고 있는 듯하다. 가뭄으로 주변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터라 벌써 모내기를 마쳤어야 할 논들이 메마른 속살을 드러낸 채 밀려드는 바닷바람에 먼지만 폴폴 날리고 있다. '목 마른 놈이 땅 판다'고 그랬나? 이 난국을 타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관에서 지원하는 사업인 모양이다. 하지만 주변의 많은 집들이 지하수를 퍼올려 생활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마당에 뒤늦은 관정 파기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버스 지나간 뒤에 손 흔드는 격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다시마 말리는 모습. 다시마 수확철(5월~8월)에 남도의 포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요즈음, 집에서 가까운 풍남항 주변에 펼쳐지는 풍경이다. 다시마 말리는 모습. 5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다시마 수확철에 고흥, 완도의 포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림 같은 풍경들. 맑은 날에도 햇볕에 하루 반 내지 이틀을 말려야 한다는데, 요즘은 볕이 좋을 뿐만 아니라 건조하기까지 해서 전날 저녁에 널어서 하루면 바싹 마른 다시마가 완성된다고 한다. 건다시마 만들기에는 그야말로 최적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반농반어가 대부분인 바닷가 마을 사람들. 한쪽에선 고갈된 물 찾으려 관정까지 파느라 난리고 한쪽에선 건다시마 말리는 최적의 작업조건에 일손이 바쁠 정도다. 우산 장수와 짚신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딜레마'가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소리로, 그림으로 울려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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