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오랜꿈 2014. 9. 26. 20:58
728x90
반응형


1. 파의 유전학적 특성

 

. 식물분류학상의 위치

 

파는 백합과(Liliaceae)의 파속(Allium)에 속하는 식물로, 학명은 Allium fistulosum L.. 속명인 Allium의 어원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Olere(냄새), halium(강한 냄새가 나는 것)에 기인하거나 혹은 켈트어의 all(태우는 것 같은, 매운)에서 온 것이라고도 일컬어지고 있다. 종명인 fistulosum관상(管狀)라는 의미로 잎의 형태에서 붙여진 것이다. 영명으로는 Welsh onion, Spring onion, Green onion 등이 쓰이며, 독일명은 Winterzwiebel, Rohrenlauch, 프랑스어로는 Oigron de Strasbourg가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명은 총()이다. 파는 한약재로서도 쓰이는데 생약명으로 총백, 총실(총자), 총엽, 총화, 총수, 총즙 등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 파의 유래와 재배

 

파의 원종은 알타이, 바이칼, 도우리야, 기리기스 등에 야생하는 Allium altaicum PALL이라고 알려져 왔으나 기타무라(1950)Allium altaicum PALL은 소화편이 짧고 장타원형(長木隋圓形)이 뚜렷한 인경이 있으며 거기에 갈색의 양피질 표피가 있고 분포지역 등이 달라 파와는 별종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는 파의 야생식물이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어서 그 원산지를 명확하게 알 수는 없고 다만 중국의 서부지역일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어찌 되었든 파는 중국이나 일본, 우리나라에서 옛날부터 채소로 이용되어 왔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라는 글자는 중국에서는 산해경이나 예기에 나오므로 이것이 지금의 파와 같다고 한다면 2,200년 전에 이미 알려졌다는 것이 된다. 웅택(熊澤, 1944)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파속명의 기본명으로서 ()을 사용하였고 또 호총(胡蔥) 등의 외래종과 구분하기 위하여한총(漢蔥)이라 하여 그 재래종인 것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서부에는 고서에山上에 파를 심었다고 하는 총령(蔥嶺)도 있어 아마도 중국민족이 원시시대부터 그 지방에서 재배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 예기에 각종 요리법이 기록되어 파를 채소로 이용한 것은 고대로부터 채소의 지위를 점하고 있었다고 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 더욱이 본초경(本草經)하부의 하얀 부분을 총경백(蔥莖白)이라 칭한다라고하기도 하였고 종식서(種植書, B.C. 100)나 제민요술(齊民要術, 6세기) 등에 복토가 기록되어 있어서 당시에 이미 파 품종과 재배법이 상당히 발달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일본에는 본초화명(918) 이래 많은 문헌에 이름이 나오지만 서양 문헌에서는 도덴스가 1953년에 Capa oblonga라고 하는 이름의 그림을 그려낸 것이 파에 관한 최초의 기록이다. 미국에 소개되었던 것은 19세기에 이르러서이다(竝河, 1952).


네기(ネギ)라는 일본명은 냄새가 강하다고 하는 의미에서 옛 이름을라고 칭하였고 후에 (소위 白根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식물학상은 엽초부에 해당한 다)이 하얗고 길게 신장하는 것에서 연유하여 ネギ(네기, negi )가 되었고 또한 根深이라고도 불리게 되었다.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파가 도입된 시대는 문헌상으로는 기록이 되어있지 않지만, 적어도 통일신라시대에는 재배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고려 인종 9 (1131)에 음양회담소(陰陽會談所)에서 『… 內外寺社의 승도가 를 팔고 을 팔며)라고 운운한 구절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파가 술안주로 이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고려 고종시대에 이규보의 저서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중의 가포육영(家圃六詠)에 보면 섬섬옥수 같은 많은 파 잎들을 아이들은 잎으로 피리 소리 내는구나. 술자리에 안주로 그만이고 고깃국에 파가 들어가니 맛이 더해진다는 기록이 있어 파의 용도를 짐작하게 한다. 파 재배에 대한 기록으로 조선 세종때 전순의의 산가요록(山家要錄)파씨를 거두어 음건하였다가 봄에 녹두를 파종하여 5월에 갈아엎고 7월까지 여러번 쟁기질 한 후 좁쌀 볶은 것과 고루 섞어 파종하고 다음해 4월에 호미질 하였다기록이 있고 효종때 신속의 사시찬요 초(四時纂要抄)“2월 춘분에 볶은 좁쌀과 파 종자를 반씩 섞어 이랑 위에 파종하고 끌게로 흙을 덮은 다음 분회(糞 灰)를 뿌린다. 오월 망종에 파씨를 수확하고 구월 백로 때는 파김치를 담았다.”는 기록이 있어 재배가 일반화되고 재배법이 정립 되었음을 볼 수 있다.


파는 주로 김치와 각종 요리의 양념으로 이용되고 있고 육류소비가 늘면서 파채로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파는 열량은 적으나 비타민 A, B1, B2, C 등과 무기물의 함유량이 많은 건강채소로서 우리의 식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의 품종 육성은 흥농종묘() 육종연구소에서 1960년대에 GMS 계통의 육성을 시작하였고 1974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교배종 파 품종인 백은주외대파를 육성하였으며 그 이후에 쌍룡파, 은창외대파 등을 육성한 바 있다. 그런데 파는 GMS를 이용한 F1종자 생산은 채종포장에서 50% 안팎의 화분이 발생하는 웅성가임주를 도태하고 나머지 웅성불임주만 남겨서 F1종자를 생산하므로 채종비가 많이 소요된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농촌의 노동력이 풍부하여 GMS 계통으로 파의 교배종 생산이 가능하였으나, 노동력 부족과 임금상승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는 경제성 있는 F1 채종은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웅성불임주의 조직배양을 이용한 대량증식을 시도하였으나, 그것도 기내증식 후 경화 및 이식과정에서 시기와 환경조건의 조절 등에 어려움이 많아 GMS를 이용한 교배종 육성은 중단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본의 MoueUehara(1985)에 의해 CMS에 의해 유기되는 새로운 웅성불임을 발견함에 따라 현재는 파의 F1종자 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파는 재배역사가 오래되었고 우리 국민의 식생활 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재배면적이 넓고 종자의 유통량이 많다. 따라서 품질이 우수하고 재배가 쉬운 파 품종육성은 매우 중요하다. 파의 F1 품종은 고정종에 비하여 생육이 왕성하고 토양적응성이 넓으며 순도가 균일하고 상품율이 높고 수량성이 우수하다.

 

<1> 알리움속 식물분류상의 위치


<2> 알리움속 종의 분포와 식물학적 위치(Kazakova)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품종을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석창외대파, 금장외대파 등 고정종이 주류이나, F1 품종의 장점이 재배농민들에게 인식됨에 따라 교배종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원예작물에서는 1대잡종 육성이 품종개량의 큰 흐름이다. 또한 육종방향으로서는 파는 다른 작물에 비해 작형에 따른 품종의 분화가 되어있지 않아 같은 품종이 연중 재배되고 있으며 59월까지는 추대, 고온에 의한 품질저하, 분얼 등으로 단경기를 이루고 있어 만추대성, 내서성 등의 특징을 갖는 품종이 요구된다.


<그림1> 여러가지 파속 식물


. 파와 다른 작물간의 유전학적 특성 차이

 

Allium속에는 600종 이상의 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종간에는 형태적으로나 세포학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은 반면 종간의 교배장벽이 높은 편이다. 교배장벽은 두 종이 같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을 경우에도 유전자의 교환을 어렵게 하며 야생종에 있는 유용유전자를 재배종으로 이전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지금까지 양파와 파 그리고 몇 개의 야생종 간에 잡종식물이 얻어진 바는 있으나 성공률이 낮고 잡종식물이 불임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리움속 식물인 양파의 경우 핵 게놈은 1C 핵당 17.9pg(LabaniElkington 1987)이며 15,290 Mbp (ArumuganathanEarle 1991)DNA를 가지고 있고 재배식물 중 가장 큰 작 물 중의 하나이다. 이는 옥수수의 6, 토마토의 16, 아라비돕시스의 107배이며 2배체 양파는 6배체 밀 만큼의 DNA를 가지고 있고 양파의 단 하나의 염색체에 들어있는 양만으로도 옥수수의 핵 게놈 1C75%와 맞먹을 정도이다. 대파의 핵 게놈은 12.5pg로 양파 보다는 작은 핵 DNA를 가지고 있지만 (JonesRees 1968; LabaniElkington 1987) 1C 핵당 5.4pg의 차이는 보리, 고추, 무 등의 전체 1C 핵 게놈과 같은 양이다(BennettSmith 1976).


이러한 차이는 DNA 복제에 있어서 하나 이상의 염색체가 작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게놈의 크기와 고빈도의 반복배열은 알륨속 식물에 있어서 분자마커의 개발과 적용의 어려움, 종간교잡과 후대 불임의 원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림2> 대파의 염색체(2n=16)


<그림3> 양파와 파의 핵형 및 염색체 및 줄무늬. 검은 부분은 이질염색체로서 김자(Giemsa) 염색하면 줄무늬 모양으로 보인다(Hanelt. 1990)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