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산 · 트레킹

마복산의 여름

내오랜꿈 2015. 7. 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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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복산. 고흥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535M)이다. 등산로가 거의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니 내륙 지방의 웬만한 산 1,000미터 높이에 버금간다. 해창만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에 주말이면 산객들로 꽤 붐비는 산인데, 우리 집에서 차로 5분, 10분 거리에 있다는 이유로 자주 찾게 되는 산이다.



    등산코스 : 마복산 주차장 → 임도 → 임도 코스와 오솔길 코스 갈림길 → 옥강마을 코스 합류길 → 정상 밑 삼거리 

                 → 정상 → 해재 → 임도 → 마복사 삼거리 → 마복산 주차장

     총길이 : 9.5Km

     등산시간 : 4시간 20분


일요일 오전. 먹거리를 챙겨 마복산을 올랐다.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여러 번 다녀왔지만 한여름에는 가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장마의 영향으로 흐린 탓인지 시계가 엉망이다. 


해창만


▲ 2015년 7월 5일, 마복산에서 바라본 해창만. 시계가 엉망이라 건너편 팔영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 2014년 2월 15일, 마복산에서 바라본 해창만. 해창만 벌판 너머의 산이 팔영산이다.


마복산 중턱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창만 간척지의 풍광이 아름다운데 오늘은 불과 몇 킬로미터 밖의 팔영산이 희미한 실루엣만 드러내고 있다. 작년 겨울의 모습과 비교된다.


마복산 풍경 1


▲ 마복산 정상의 봉수대. 담쟁이덩굴이 우거지고 있다.


▲ 마복산의 기암괴석 1


마복산의 기암괴석 2


 조선바위의 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샘을 일컫는, '미미르의 샘'이라 이름 붙여 놓았다.


마복산 정상에서 해재로 내려가는 코스에서는 갖가지 이름이 붙여진 바위들을 만날 수 있다. 장군바위, 병사바위, 조선바위, 지붕바위 등 숱한 이름들을 붙여 놓았는데, 오며 가며 늘상 보아서 그런지 나에겐 별다른 감흥은 없다.


마복산의 여름꽃


▲ 하늘말나리꽃


▲ 돌나물꽃. 바위 틈에서 수분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꽃을 피우고 있다.


▲ 엉겅퀴꽃


▲ 칡꽃. 아직은 조금 이른 시기라 다른 나무는 필 기미도 안 보이는데 오직 한 뿌리에서만 꽃을 피우고 있었다.


▲ 싸리꽃


▲ 닭의장풀꽃. 역시 바위 틈에서 수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 자귀나무꽃


 청미래덩굴 열매.


이번 산행에서 마주친 꽃들이다. 다른 꽃들도 몇 개 눈에 띄었지만 이름을 몰라 그냥 지나쳤다. 책으로 볼 때는 실물을 만나면 금방 알아볼 것 같은데 막상 부딛치면 전부 그게 그거 같다.


마복산 풍경 2


 햇볕을 찾아 나가느라 원형으로 휜 소나무 줄기


 마복산 정상에서 해재 가는 능선길의 반송


 그령. 어릴적 동네 들어오는 길목에서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기를 바라며 그령 줄기들을 묶어 놓는 장난을 하며 놀았다.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 곳에서만 자랄 수 있는 질경이. 


내 어릴 때만 하더라도 그령이나 질경이는 동네 어귀나 논둑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풀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보기가 힘들다. 사람들이 밟고 다녀서 다져진 길 주변에서만 자라는 질경이. 사람들이 밟고 다녀 다른 풀들을 죽여 주어야만 햇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답압에는 견뎌도 다른 풀과의 경쟁에서는 필패인 질경이. 어릴 때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길 바라며 묶어 놓던 풀 그령. 마복산 중턱 산복도로에서 만나는 반가운 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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