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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237

해 없는 새해 해가 바뀐다고 별다른 일상은 아니겠지만 남편과 술 한 잔을 하며 제야를 보내던 중 뜬금없이 새해 해돋이를 보자고 입을 모았다. 고흥에서 제일 유명한 해돋이 포인트는 남열해수욕장인데, 오며 가며 보니 그곳은 군 차원의 해맞이 행사가 있어서 아무래도 오가는 길이 막힐 것 같았다. .. 2013. 1. 1.
낭패 어제 오후, 묵은지로 김치찌개 끓일 준비를 하는 남편을 두고 나는 슬며시 밖으로 나왔다. 김치찌개 만큼은 똑 같은 재료에도 남편이 더 맛있게 끓인다. 그래서 나는 자주 공치사를 날리며 찌게 끓이는 수고를 은근슬쩍 남편에게 떠넘기곤 한다. 현관 앞에서 삼순이 새끼 넷과 뒤집기 놀.. 2012. 12. 31.
김장 홀로서기 나이 들며, 세월따라 사는 법을 하나씩 알아가는 걸까요. 올해부터는 주변에서 얻어먹는 라이프 스타일을 버리고, 야심차게 직접 김장을 했습니다. 남쪽이라 늦게들 김장을 한다지만 주변을 봐도 우리 집이 제일 늦게 배추를 뽑은 것 같습니다. 추석 무렵에 모종 140개를 구입하여 애지중.. 2012. 12. 24.
친정집 김장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양일간, 우리 부부는 친정집 김장을 앞두고 사골을 끓이기 위해 화덕에 밤새도록 장작불을 피우고, 배추를 뽑아 절이는 등 분주하게 보냈습니다. 야밤에 툭탁거렸으니 뒷집 옆집 어르신들이 '쟈들은 잠 안자고 뭐한디야~' 했을 것 같습니다. 배추는 140포기 중 우리 .. 2012. 12. 16.
유자청 만들기 고흥은 유자로 유명하다. 처음 이사왔을 때가 이맘때 쯤이었는데, 주변 산책길에 자생하는 유자나무 몇 그루가 눈에 들어왔었다. 수확시기에 아무도 따지 않은 유자가 몇 번 된서리를 맞아 그대로 얼어 있었던 것 같다. 주인없는 이 자생 유자를 올해는 우리가 따기로 했다. 덤불과 가시 .. 2012. 12. 8.
겨울 나기의 시작 나날이 뉴스에서는 강추위라고 엄포를 놓지만 얼음은 커녕 서리 한 번 오지않은 이 곳 고흥에서는 딴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추위를 못견뎌하는 저인데도 옷 좀 껴 입으면 그럭저럭 견딜만할 정도니까요. 고유가 시대에 시골에서 기름 보일라를 때며 겨울을 나는 건, 마마보다 더 무섭답.. 2012. 12. 1.
마늘밭 웃거름 주기 2월 중순까지만 해도 새싹이 노르스름하게 숨죽이고 있던 마늘이 어느새 초록빛이 완연합니다. 유난스레 추웠던 지난 겨울, 모진 추위를 잘 견디고 이쁘게도 올라왔네요. 그래서 감자 심을 때도 되고 마늘,양파 웃거름도 줄 겸하여 지난 주말 진주를 다녀 왔습니다. 작년엔 동생 혼자서 .. 2012. 3. 16.
피자냐? 감자전이냐? 올해 씨감자 한 박스를 구입하여 감자 농사를 지었습니다. 풀을 한 번 정도 매주고는 다른 일에 바빠서 방치했더니, 수확기에는 바랭이 풀에 완전정복 당했더랬죠. 남편이 낫으로 풀을 정리해주면 시누이들과 호미로 감자를 캤는데, 바랭이 뿌리가 얼마나 억세던지 엉덩방아 찧기 일쑤였.. 2011. 11. 4.
불 지피기 해 떨어지기 전에 아궁이에 불을 피웁니다. 삭정이를 모아서 불을 지필 때 참 즐겁습니다. 탁탁 잔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좋고, 나무 타들어가는 냄새도 좋고, 발갛게 스며드는 따스함에 온몸이 노곤노곤해집니다. 요 며칠째 이상고온 현상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등에 땀이 줄줄 흐릅니다. .. 201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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