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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237

삼겹살이 땡기는 날 지난 일요일. 삼순이가 가출한 와중이라 심란한 마음이었지만 시기상 올해 마지막이라 짐작되는 산나물 채취라서 산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여름을 방불케하는 기온 탓인지 땀 범벅인 몸은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진이 빠져 버립니다. 빠져나간 기를 보충하고자 점심 때 고기를 궈 먹었는.. 2013. 5. 10.
멘붕 지난 주 내내 일주일 가량을 저는 의욕상실이다 못해 '멘붕' 상태에 빠져 지냈습니다. 저를 이렇게 만든 주범은 바로 우리 집 삼순이. 귀촌하면서 함께 살기 시작한 삼순이는 한두 번 말하면 거의 말귀를 알아듣는, 똥개 치고는 매우 똑똑하고 영리한 아이입니다. 그래서 자유방임으로 키.. 2013. 5. 7.
어느 봄날의 소풍 신록은 신록대로, 알록달록한 단풍철에는 또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바로 지금, 새잎이 짙어지기 직전의 연하고 보들보들한 느낌이 너무 좋다. 한때 움푹 들어간 저 골짜기, 참다래 농장의 매입을 심각히 고려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긴 호흡을 가져야 할 때. 오랜 시간, 같은 곳을 바.. 2013. 4. 24.
뽀송뽀송한 날 이번 봄 날씨는 변덕이 죽 끓듯 합니다. 바닷가 인접 마을이라 바람 잘 날 없는 편인 이곳이 기온은 높아도 은근히 체감은 낮은 편인데, 오늘은 맨살에 와닿는 온풍이 너무 상냥합니다. '봄볕은 며느리에게 쬐이고, 가을볕은 딸에게 쬐인다'는 속담이 있지요. 까짓 거 타거나 말거나 해바.. 2013. 4. 16.
엄나무순 장아찌 시골에 살면서 담그기 시작한 장아찌. 처음엔 담는 방법을 잘 몰라 헤매던 옆지기도 누나와 형수의 도움을 받아 이제는 철마다 여러 종류의 장아찌를 담는다. 짜지 않게 담아 냉장 보관하는데 집에 오는 지인들에게 나눠 주면 다들 맛있다고 칭찬해 주니 아내도 즐거워하는 눈치다. 그 가.. 2013. 4. 14.
깨를 볶으며... 깨소금이 다 떨어졌다. 봄에는 나물 반찬이 많아서 깨소금이 많이 든다. 깨끗이 씻은 깨를 넓고 높은 솥에 넣어 볶기 시작했다. 수십여 분 나무 주걱으로 깨를 뒤적거리며 여러 얼굴이 스친다. 인근에서 깨농사를 가장 잘 지으셨던 아버지 얼굴, 아버지의 깨농사를 어깨 너머로 본 것을 밑.. 2013. 4. 12.
짧은 벌교기행 벌교는 멀리 살 때 자주 여행하던 곳이었는데, 가까운 데 사니까 고흥 나들목에 있는데도 매번 휙~ 지나치기만 합니다. 고흥에 온 지가 4년째니까 참으로 오랜만에 벌교 읍내를 가로지르는 코스를 잡았습니다. 벼르고 벼렀던 항아리를 사기 위해 나온 김에 꽃구경 좀 하고 들어가기로 하.. 2013. 4. 5.
아침 풍경 새벽부터 '봄이' 짖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연륜이 쌓임에 따라 점점 넝구렁이가 되어가는 삼순이는 짖어야 할 때와 아닐 때를 분명하게 가리는데, 봄이는 세상에 난 지 겨우 다섯 달째니 작은 기척에도 반응할 만큼 천지분간을 못합니다. 이불 속에서 좀 그러다 말겠거니 했는데, 도무지 .. 2013. 4. 4.
엄나무순 자연이 주는 봄 선물 중 제일 좋아하고, 제일 기다려지는 선물이 바로 엄나무순(경상도 지역에서는 '엉개'라고 한다)이다. 이 선물이 올해는 예년에 비해 좀 빨리 도착했다. 작년의 경우 친구 부부가 방문했던 4월 초순에 첫순을 땄었는데, 꽃도 나물도 올 봄은 예년보다 빠른 것 같다. 한.. 2013.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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