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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듣는 것들/Music

안치환 Vol.4 『내가 만일』 - 'Underground'에서 'Overground'로

by 내오랜꿈 2009.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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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역으로> 표지
안치환 앨범 가운데 4집, 『내가 만일』은 그의 팬들, 그리고 평론가들에게 숱한 이야기거리를 제공한 앨범이다.

「내가 만일」.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안치환 하면 떠올리게 되는 노래가 되어버린 곡. 그는 이 노래 한 곡으로 이른바 'Underground'에서 'Overground'로 올라섰다. 그의 노래가 공중파 방송을 타기 시작하고 그 역시 쑥스러운 듯 방송에 출연해 어설퍼 할 때, 그의 팬들과 평론가들은 격렬한 논쟁을 만들어냈다.

극단적으로는 '음악의 변절자'라는 평가까지...

그 자신도 이러저러한 말들과 평가에 대해 힘들어하는 듯 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떠나며 힘들어했고,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며 행복해 하기도 했다. 무명의 언더그라운드 가수에서 노래방 신청순위 1위곡의 '스타'로 급변한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그의 공연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과연 그는 '변절자'인가?

분명 그는 『내가 만일』의 성공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지금 2000cc 이상의 차를 소유하고 있고 '자유'라는 Band를 결성했으며, 마포 어딘가에 '참꽃'이라 이름 붙여진 개인Studio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어느 은행에선 저축상을 탔다는 기사까지 어느 신문에 실린 걸 봤다.

그래서 그는 '변절자'일까?

다 좋다.
또한 그에 대한 평가 역시 평가하는 사람들, 그들의 몫으로 돌리자.

그러나, 한 가지만은 생각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그를 변절자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우리들 자신은 과연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에게 변절자라 할 수 있을 만큼 떳떳한지를...

물론 나 자신도 그의 오늘이 있게 한 최대의 히트곡 「내가 만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류의 戀歌는 그 말고도 숱한 가수들이 불렀고, 「내가 만일」보다 감미로운 곡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4집 앨범 자체는 아주 좋아한다. 「수풀을 헤치며」, 「당당하게」, 「고향집에서」, 「시인과 소년」, 「평행선」 등 힘차고 거친 창법의 락스타일이 그에게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저 한 사람의 '노래꾼'이고 그 자신이 부끄럽지 않다면, 그가 부른 노래의 '정당성'은 그 자신만이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 글은 4집 쟈켓 안에 들어 있는 그의 고백이다.

1987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처음, 다니던 학교 총학생회 선거때 처음 부르고 나서 얼마후 학교앞 술집골목을 지나고 있었다.

누군가 내가 만든 그 노래를 술취해 부르고 있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노래라는 것은 나의 전유물이 아닌 것.
남들에게 많이 불려질 때, 들려질 때 그 의미가 살아있는 것.....

요즈음, 
말도 아직 잘하지 못하는 내 아들이 나의 노래를 흥얼거릴 때가 있다.

나는 생각한다. 
훗날 그에게 부끄럽지 않은 노래꾼이었다, 라고 말할 수 있기를, 
내가 부끄러움을 느낄 땐 바로 노래를 떠날 수 있게 되기를....

95년 3월


안치환 Vol.4 - 『내가 만일』

1. 너를 사랑한 이유A (안치환 글ㆍ안치환 곡)
2. 수풀을 헤치며 (안치환 글ㆍ안치환 곡)
3. 당당하게 (안치환 글ㆍ안치환 곡)
4. 고향집에서 (안치환 글ㆍ안치환 곡)
5. 시인과 소년 (신동엽 詩ㆍ김범수 곡)
6. 그대만을 위한 노래 (안치환 글ㆍ안치환 곡)
7. 평행선 (안치환 글ㆍ안치환 곡)
8. 물따라 나도 가면서 (김남주 詩ㆍ안치환 곡)
9. 겨울나무 (안치환 글ㆍ안치환 곡)
10. 생의 의미를 찾아서 (안치환 글ㆍ안치환 곡)
11. 내가 만일 (김범수 글ㆍ김범수 곡)
12. 그 사랑 잊을 순 없겠죠 (한동준 글ㆍ한동준 곡)
13. 너를 사랑한 이유 (안치환 글ㆍ안치환 곡)


written date:1995 0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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